뉴탐사, 쌍방울 구명 로비 20억원 거래 녹취 공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도 드리우는 김건희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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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그룹 조 모 부회장과 '평창동 김윤희 선생' 간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출처 : 시민언론 뉴탐사)
KH그룹 조 모 부회장과 '평창동 김윤희 선생' 간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출처 : 시민언론 뉴탐사)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시민언론 뉴탐사가 지난 1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보석 석방을 둘러싼 20억 원 구명 로비에 전직 대통령 윤석열 씨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직접 개입했다는 충격적 녹취를 공개했다. 뉴탐사는 KH그룹 로비스트가 지인과 나눈 통화에서 "김윤희가 김건희에게 얘기해서 김성태를 풀어줬다"며 구체적인 돈거래 과정까지 폭로했다고 밝혔다.

KH그룹 조 모 부회장이 지인과 나눈 통화 녹취록에는 김성태가 2024년 1월 23일 보석으로 석방되는 과정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지인이 "그게 이제 평창동 김윤희 교사한테 20억 약속을 하고. 김윤희가 저기 뭐야, 김건희한테 얘기해서"라고 하자 조 부회장이 "그걸 풀어주신 거죠. 그리고 20억을 받으면 저한테 6억 원을 배팅해준다고 그랬어요"라고 했다.

대화의 주체가 명확히 드러나는 이 녹취는 김성태 석방의 전모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지인이 먼저 '평창동 김윤희 선생'이 김건희 씨에게 얘기했다고 설명하자, 조 부회장이 이를 확인하며 자신이 받기로 한 6억원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이어 조 부회장은 "아니 이제 제가 수고 수임료니까 필요 없다 그랬더니 계속 얘기를 하시길래 그럼 6억원을 주십시오. 그럼 내가 그러면서 문자로 보내놓은 게 있어요. 6억 이유 없이 빨리 주십시오 해놓은 게 있습니다"라며  돈 거래의 구체적 과정까지 털어놨다. 뿐만 아니라 녹취는 실제 문자 증거까지 있다고 증언하고 있다.

그런데 이 녹취 내용이 단순한 허언이 아님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가 있는데 바로 조 부회장이 김윤희 씨에게 직접 보낸 문자메시지다. 해당 문자 메시지엔 "6억만 이체시켜 주십시오"라는 노골적 요구와 함께 본인의 계좌번호까지 적혀 있었다.

KH그룹 조 모 부회장과 '평창동 김윤희 선생' 간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출처 : 시민언론 뉴탐사)
KH그룹 조 모 부회장과 '평창동 김윤희 선생' 간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출처 : 시민언론 뉴탐사)

2024년 2월 5일 보낸 문자는 더욱 절실했는데 "이유는 만나주셔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선생님." 김성태 석방 2주 후, 약속된 돈을 받기 위해 애걸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김성태 석방 5일 후인 1월 28일의 문자는 특히 의미심장한데 "선생님, 우리 왕회장 함께 있습니다. 영상통화드리겠습니다"라는 내용이다. 김성태와 김윤희 씨가 직접 영상통화를 했다는 뜻이다.

조 부회장과 김윤희 씨가 주고받은 수십 건의 문자는 두 사람의 밀접한 관계를 보여준다. 2024년 2월 새빛둥둥섬(서울 서초구 반포동 소재)에서 만난 후 조 부회장이 "귀한 시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이라고 한 것을 보면, 김윤희 씨가 결코 평범한 인물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김건희 씨와 김성태를 연결한 것으로 보이는 '평창동 김윤희 선생'이 누구인지 궁금한데 뉴탐사는 여러 정황을 통해 볼 때 무속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 단서로 2022년 4월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배상윤 KH그룹 회장의 개인정보가 적힌 종이가 단서를 들었다.

그 종이엔 "건명 병오생 10월 20일 배상윤"이라고 세로로 쓰여 있었는데 이는 무속인들이 사주를 볼 때 사용하는 전형적인 형식이다. 주소는 경기 포천의 KH 연수원으로 확인됐다. 또 김윤희 씨의 휴대폰 번호 끝자리는 5번이다. 김건희 씨 일가의 전화번호 끝자리가 모두 5번이라는 점과 일치한다. 단순한 우연일까.

그러나 뉴탐사 취재진은 김윤희 씨가 자신들과의 통화에서 모든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고 했다. 김 씨는 "김건희를 어디서 보냐. 텔레비전에서나 본다"며 연결고리를 부정했으며 6억원 요구 문자에 대해서도 "필요 없는 건 다 스팸 처리한다"며 발뺌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무속 활동에 대해서는 "지금은 몸이 안 좋아서 안 한다"며 과거 활동을 완전히 부인하지 않았고 "돈 받고 하지 않는다"는 표현도 의미심장했다.

뉴탐사는 수십 건의 문자 교환과 직접 만남, 극존칭 표현 등 여러 가지 명확한 증거들을 볼 때 김윤희 씨는 결코 평범한 인물은 아니며 무엇보다 KH 로비스트가 김성태 석방 과정에서 김윤희 씨를 통해 20억원을 요구했다는 녹취가 결정적이라고 했다.

또 뉴탐사는 김성태 보석을 둘러싼 20억원 로비 의혹은 단순한 돈거래를 넘어서며 만약 김건희 씨가 직접 개입했다면 이는 사법부 독립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중대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더욱 심각하다고 봤으며 권성동 의원과 KH그룹 간의 녹취 등 더 큰 로비 네트워크의 존재를 시사하는 증거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 3년 간 얼마나 많은 사건이 이런 방식으로 처리됐을지 또 김건희 씨 주변의 인물들이 얼마나 많은 사법 거래에 개입했을지 등을 규명하기 위해서라도 쌍방울 특검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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