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탐사, 野 권성동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진술 협상' 녹취 공개

윤석열 캠프 언론특보·KH그룹 측 통화록도 확보..."이재명을 칼로 찌를 진술하면 선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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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4년 7월 8일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증인 회유 시도 내용.(출처 : 시민언론 뉴탐사)
지난 2024년 7월 8일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증인 회유 시도 내용.(출처 : 시민언론 뉴탐사)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쌍방울 전 회장 김성태와 더불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됐다 해외 도피 중이었던 KH그룹 배상윤 회장이 지난 24일 SBS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해당 사건이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경기도와 무관하게 자신들의 사업 이득을 위해 비밀리에 추진한 것이라고 고백한 것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25일 밤 시민언론 뉴탐사가 권성동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해외 도피 중인 KH그룹 배상윤 회장을 귀국시켜 이재명에게 불리한 거짓 증언을 하도록 하는 대가로 40억원을 요구한 녹취록이 공개돼 더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뉴탐사는 KH그룹 전 부회장 조 씨가 제공한 휴대전화 녹취록을 토대로 충격적인 사실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엔 권성동 의원과 윤석열 대선캠프 언론특보였던 윤정식 씨가 배 회장의 귀국을 조건으로 검찰 수사에서 선처해주는 대신 이재명을 겨냥한 거짓 진술을 요구하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첫 번째 접촉은 2024년 5월 16일에 이뤄졌는데 이날은 바로 수원고검 연어술파티를 통한 김성태 회장 회유 사건이 폭로된 직후였다. 김광민 변호사가 검찰의 조작 수사를 폭로하면서 여권이 극도의 위기감을 느끼고 있던 시점이었다.

윤석열 대선캠프 언론특보였던 윤정식 씨는 이날 조 씨와의 통화에서 "저희가 같이 선거 캠프부터 같이 계속했던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분하고 식사를 하면서 단독 면담을 좀 요청을 해 달라고 부탁을 했어요"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독대를 주선하겠다고 제안했다.

또 그는 "배 회장께서 들어와서 그렇게 저거를 하시면은 지금 마냥 그냥 이재명한테 당하고 있는 것보다는 훨씬 그 이쪽도 칼을 하나 쥐고 있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어술파티 폭로로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이재명을 역공할 무기가 필요하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그는 또 "배상윤 회장이 들어와서 그렇게 하겠다 하면은 뭘 원하느냐, 그러면은 그때 특별히 원하는 거 없다. 보통 그게 미국에서는 플리바겐이라고, 형량 딜을 하거든요"라며 사법거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나 윤정식 씨는 뉴탐사의 추궁에 당초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처음에 "그분이 부탁해 온 것은 당뇨가 너무 심하니까 한국에 들어오고 싶다는 얘기만 했어요. 그럴 만한 권한이나 역할이 안 됩니다라고 그냥 그렇게 딱 잘라서 얘기를 한 거죠"라고 강력히 부인했다.

하지만 녹취 내용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자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 "지금 솔직히 말씀드리면 기억은 안 나는데, 그런 식으로 저 자신을 과장하거나 부풀리려고 했던 것 같아요"라며 말을 바꿨다. 그는 "과장된 저 스스로에 대한 부각, 그런 거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라고 해명했지만, 구체적인 플리바겐 언급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회피했다.

두 번째 접촉은 더욱 노골적이었는데 2024년 7월 8일 권성동 의원이 직접 나선 것이다. 이는 2019년 필리핀 마닐라 평화회의에서 리호남을 만났다는 김성태의 거짓 진술이 언론을 통해 사실상 반박된 직후였다. 뉴탐사 등 언론이 리호남이 마닐라에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집중 보도하면서 김성태 진술의 허위성이 드러나자, 검찰이 배상윤의 뒷받침 증언을 절실히 필요로 했던 시점이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조 씨와의 통화에서 "지난번에 내가 얘기했던 걸, 내가 이름은 얘기 안 하고, 구체적으로 몇 명도 얘기 안 했어. 그런 걸 진술할 용의가 있다 그러더라고. 수사에 협조하면 저희들도 도와줘야지 그런 취지야"라고 말했다. 여기서 '저희들'은 검찰을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권성동 의원이 검찰의 대변인 역할을 하며 배상윤과 거래를 시도한 것이다. "그런 걸 진술할 용의가 있다"는 것은 2019년 당시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태평화국제대회에서 리호남을 봤다는 거짓 진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금전 거래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다.

조씨는 당시 권성동 의원이 요구한 금액이 40억원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의원은 또 "나도 뭐 이런 거 어디 가서 떠드는 사람이 아니야"라며 은밀성을 강조했는데 이는 불법적 거래라는 인식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어 권 의원은 "조 회장하고 나하고 한번 좀 보죠. 사람 이름, 액수는 얘기 안 하더라도 조 회장은 다 알고 있으니까"라고 말했는데 이는 40억원 상당의 금전 거래가 사전에 구체적으로 협의됐음을 시사한다. 아울러 통화 말미에 권성동 의원은 "빨리 마무리 짓자고"라며 거래 성사를 재촉했다. 이는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시간에 쫓기고 있던 검찰과 여권의 다급함을 보여준다.

지난 2024년 5월 윤석열 대선캠프 언론특보였던 윤정식 씨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증인 회유 시도.(출처 : 시민언론 뉴탐사)
지난 2024년 5월 윤석열 대선캠프 언론특보였던 윤정식 씨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증인 회유 시도.(출처 : 시민언론 뉴탐사)

쌍방울 회장이었던 김성태 역시 이 거래에 직접 관여했다. 김성태는 조 씨에게 보낸 문자에서 "4시에 권과 배 통화시킨다더니만 또 조용하네요. 주둥이로 내 피 빠는 게 좋나요?"라며 거래 진행 상황에 대해 독촉했다. 이는 김성태가 권성동 의원과 배상윤 회장 사이의 거래를 중개하는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또 조씨는 김성태와 문자를 주고받으며 권성동 의원과의 통화 일정을 조율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들의 거래 시도는 수포로 돌아갔다. 해외 도피 중이던 배상윤 회장이 지난 24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대북송금은 이재명과 무관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는 "쌍방울 회장이 북한과 업무협약을 맺은 것으로 경기도나 이재명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증언했다.

이는 작년 10월 뉴탐사가 김성태의 수양어머니 임필순 씨를 통해 최초 공개한 내용과 일치한다. 임 씨는 당시 "경기도가 무슨 상관이 있어요. 회사가 알아서 한 거지. 사실은 얼굴도 한번 본 일도 없고, 통화도 안 했답니다"라고 말했다.

김광민 변호사 또한 "검찰이 최초 김성태와 협의해 송환시키려 했으나 내부 경쟁으로 협의 전 송환됐고, 이후 연어술파티 등을 통해 회유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배상윤 회장은 끝까지 해외에 방치해 상반된 진술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뉴탐사는 권성동 의원에게 해명을 요구했으나 그는 읽음 표시만 남긴 채 답변을 거부하는 소위 '읽씹(읽고 씹는다는 뜻의 신조어)' 행태를 보였다. 뉴탐사 측에서 지난 25일 "KH그룹 조 부회장 아시죠? 조 부회장이 지난해 7월 의원님한테 배상윤 회장 구명 부탁한 것을 인정하시나요? 조 부회장에게 대가로 40억원도 요구하셨나요?"라고 물었지만 아무런 답변이 없다고 전했다.

또 뉴탐사는 권 의원이 대선 후 텔레그램을 새로 가입했다고 전하며 이는 기존 통화 기록을 삭제하기 위한 증거 인멸 시도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김광민 변호사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는 것은 사법제도 하에서 더 이상 반박할 수단이 없다는 의미일 뿐, 진실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며 "이번 사건을 거치면서 법조인으로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25일 황정아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고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이 이재명 죽이기 수사공작이었음이 드러났다"며 "검찰개혁을 신속히 추진해야 할 이유가 명확해졌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병기 원내대표 겸 대표 직무대행 또한 민주당 차원에서 진실 규명을 위한 특별기구 발족 등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며 "끝까지 파헤쳐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했다.

뉴탐사의 이번 녹취 공개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이 검찰과 여권의 합작품이었다는 의혹이 사실상 확인됐다. 작년 6월 발의된 쌍방울 대북송금 특검법의 신속한 처리와 함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재심과 사면도 시급한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 시절 정치검찰의 조작 수사 실태를 낱낱이 밝힐 특검 수사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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