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이 2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비례대표)의 기자회견으로 알려진 김경 서울시의원(서울 강서구1)의 종교단체 동원 의혹에 대해 제명 처분에 해당하는 징계 사유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특정 종교단체 대규모 집단 입당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날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김경 시의원이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 대비해 특정 종교 신도 3000명의 당비를 대납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김경 시의원과 제보자의 대화, 또 다른 시의원실 직원간의 녹취록을 들었다.
해당 녹취록을 들어보면 시의원실 직원이 "어떻게 보면 제 개인적으로 나가는 것이니까 전혀 문제 될 게 없어요"라고 하자 제보자가 "그런데 돈이 1,800만 원이에요"라고 했다. 3000명이 민주당 책임당원 월 최소 당비인 1천원을 6개월간 납부하면 1,800만원이 된다는 의미인데 진 의원은 당비 대납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녹취록에선 제보자가 김경 시의원에게 "용도는 어떻게 쓰시는 건지 제가 알 수 있을까요"라고 묻자 김 시의원이 "김민석으로 가시죠. 김민석으로"라고 했다. 진 의원은 "녹취가 사실이면 당당히 조사받으라"고 요구했고,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도 가세해 김민석 국무총리의 사퇴를 촉구했다.
기자회견 직후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당 윤리감찰단과 서울시당에 철저한 조사를 지시하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지만, 김 시의원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민주당을 탈당하며 "진종오 의원의 악의적 조작과 명예훼손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경 시의원은 "서울시 사격연맹 장정희 부회장의 민원을 경청했을 뿐"이라며 그가 "내년 선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해 당원 가입 방법과 절차를 안내했을 뿐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해당 의혹의 종교집단으로 지목된 한국불교태고종 역시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종오 의원의 의혹 제기가 허위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 최기상 서울시당 수석부위원장, 김한나 서울시당 윤리심판위원은 이날 오후 1시 30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경 시의원에게 제명 처분에 해당하는 징계 사유가 있음을 확인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당은 현재 소속 당원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며 특정 종교단체의 대규모 집단 입당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김한나 윤리심판위원은 "이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이 언급한 제보 당사자 역시 입당을 실행에 옮긴 바 없다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또한 녹취가 이뤄진 시점은 경선 선거권 행사를 위한 입당 시한 마감에 임박한 시기로 입당 심사 및 처리 기간을 고려할 때 시기적으로도 집단 입당 실현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편 서울시당은 김경 시의원 추천 당원들과 관련된 서류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당헌당규를 위반한 사례들을 확인했다"고 전하며 "김경 시의원은 차기 지방선거에서 영등포구청장 선거에 출마하고자 이같은 당무 방해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시당은 김경 시의원의 일탈 행위로 심려를 끼쳐 모든 국민 여러분들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김경 시의원의 추천으로 입당한 당원들은 지난 9월 30일 이미 말씀드린 바와 같이 입당 무효처리될 것이다"고 기자회견을 끝맺었다.
이보다 앞서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민주당 강득구 의원(경기 안양 만안)은 진종오 의원의 의혹 제기를 두고 "진종오 의원은 앞뒤가 잘린 녹취록 하나로 민주당을 모독하고 종교를 모독하고 김민석 총리를 모독하고 있다"며 "전형적인 정치공작"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진 의원에게 임의로 짜깁기한 내용이 아닌 녹취록 전문을 즉각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강 의원은 제보자가 진종오 의원의 친정 격인 서울시 사격연맹의 장정희 부회장이란 사실이 드러나자 진 의원이 "제보자를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고 전화통화도 해본 적이 없다"고 한 점을 지적하며 "대체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어떻게 제보를 전달 받았고 어떻게 검증을 했는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진종오 의원을 향해 납득할 만한 증거를 즉각 내놓을 것을 요구하며 그렇게 못한다면 민주당과 불교 태고종, 김민석 총리 그리고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의원직을 내려놓을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이 흙탕물과 김민석 총리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만약 조금이라도 연관성이 있다면 저는 제 의원직을 걸겠다"고 했다.
끝으로 강득구 의원은 "책임은 진종오 의원만의 몫이 아니다"며 "처음 흙탕물을 일으킨 이는 진종오 의원이지만 그 더러운 물을 퍼나른 것은 장동혁 대표와 국민의힘이다. 저들은 정작 자신들의 통일교 결탁 사실에는 반성이 없고 진종오 의원의 의혹 제기를 기정사실화하여 부풀리고 있다. 공범들이다"고 일갈했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경기 화성정) 또한 이날 MBC 라디오 프로그램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의혹을 두고 "정치적인 중상모략이라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어 전 의원은 김경 시의원이 자신의 내년 지방선거 때 영등포구청장 선거 출마를 위해 김민석 총리의 이름을 팔았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행자 김종배 씨가 "근데 공개된 녹취록을 보면 내년 2월 경선을 아예 딱 전제해 놓고 얘기가 진행이 되잖아요. 그게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뜻한다고 해석해야 되는 게 맞죠?"라고 묻자 전 의원은 "반드시 서울시장만 볼 것이 아니다. 영등포구에 가입을 시켰다라고 보이던데, 사실 본인의 앞으로 출마 욕심도 저는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의원은 김민석 총리는 김경 시의원이 누군지도 모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타인을 이야기하면서 당원 가입을 요청하는 경우를 굉장히 많이 봤다. 아마 김경 서울시의원도 구청장 출마설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는데 본인의 출마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총리를 내세우면서. 김민석 총리를 팔면서 가입시켰을 가능성을 저는 높게 보고 있다"고 했다.
녹취록에 나온 ‘김민석으로 가시죠’라고 하는 그 대목 역시 김경 시의원이 그 대목을 팔면서 입당 권유를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전 의원은 "김민석 총리는 서울시장은 나갈 거라고 이야기도 하지 않고 내부적으로도 1년 만에 총리가 그만두고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많은데 거기서 김민석 총리가 나올 것처럼 ‘이 사람으로 가시죠’ 그리고 ‘당원 가입해 주시죠’라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김민석 총리를 팔면서 시장만 뽑는 게 아니지 않나? 구청장 선거에. 그리고 시의원 구의원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당원을 모집한 것이기 때문에 저는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 이런 행위를 했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 의원은 김민석 총리와 김경 시의원은 어떠한 특별한 인연이 없으며 강서구를 지역구로 둔 시의원이지만 영등포구청장 선거 출마설이 솔솔 피어올랐는데 그 때문에 영등포구 을을 지역구로 둔 김민석 총리를 팔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민석 총리를 서울시장으로 이야기하면서 당원을 모았고 본인의 영달을 채우려고 했던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강서구를 지역구로 뒀으면서 왜 강서구청장이 아닌 영등포구청장을 노린 것이냐는 질문엔 전 의원은 현재 강서구청장은 2023년 재보궐선거를 통해 민주당 소속 진교훈 구청장이 재임 중이지만 영등포구청장은 현재 영등포구 갑 국회의원인 채현일 전 구청장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석패하며 현재 국민의힘 소속이기 때문에 내부 경쟁이 수월하리란 계산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저작권자 © 굿모닝충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굿모닝충청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