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정부의 2인자로서 12.3 내란 사태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9일 조은석 내란 특검팀의 소환조사에 출석해 오전 9시 반부터 밤 9시 이후 심야 조사까지 받았다. 특검은 한 전 총리의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당시엔 계엄 선포에 공모하거나 묵인방조했다는 국회의 탄핵사유를 인정하지 않았으나 그 때와 상황이 달라졌다.
이날 조은석 내란 특검팀은 한덕수 전 총리를 오전 9시 반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본인 동의를 얻어 밤 9시 이후 심야 조사까지 진행했다. 한 전 총리는 내란에 가담하지 않았단 입장인지, 계엄 선포 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과 어떤 내용의 통화를 했는지 등의 질문에 '고생 많다'는 답만 한 채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고검 청사로 들어갔다.
박지영 특검보는 브리핑을 통해, 한 전 총리가 진술을 거부하진 않고 있다며, 되도록 이번 조사에서 필요한 조사를 모두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사가 끝나는 대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조은석 내란 특검팀은 한덕수 전 총리가 비상계엄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그가 비상계엄을 말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법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무회의를 건의·소집했다는 것이다. 이날 특검은 한 전 총리를 상대로 사후에 작성된 비상계엄 선포문에 서명을 하고, 추후 이를 폐기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의혹에 관해서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다 앞서 특검은 한덕수 전 총리가 작년 12월 3일 밤 비상계엄이 선포된 이후 국회로 이동 중이었던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전화를 했던 정황도 포착했는데 이때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 관련 사실을 전달했고, 국민의힘이 취해야 할 조치와 입장 등에 관해 논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밖에 한 전 총리가 국회와 헌법재판소에서 비상계엄 선포문과 관련해 위증을 했다는 의혹도 특검의 수사 대상이다. 그는 비상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될 때까지는 선포문 존재를 인지하지 못했고 나중에 양복 뒷주머니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이 확보했던 대통령실 CCTV 등에는 한 전 총리의 설명과 다른 모습들이 찍혔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월 2일 M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작년 12월 3일 밤 찍힌 대통령 접견실 쪽 CCTV엔 한 전 총리가 어떤 문건을 들고 있는 장면이 찍혔는데 내란 당일 밤 그가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가 윤 씨를 따로 만났고 이후 여러 장이 묶여 있는 문건 2부를 들고 집무실에서 나온 것이다. 또 CCTV엔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국무위원들을 기다리는 듯한 모습도 찍혀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같은 날 JT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방기선 당시 국무조정실장의 증언을 인용해 한덕수 전 총리가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되기 전까지 계엄 직전 열린 국무회의의 적법성을 논의했다고 전했으며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된 후에도 석연찮은 이유로 국무위원들의 소집을 1시간이나 끌었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그가 작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반대했다는 것도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지난 3월 헌법재판소는 국회가 청구한 한덕수 전 총리의 탄핵심판을 기각하면서 계엄 선포에 공모하거나 묵인방조했다는 국회의 탄핵사유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특검은 그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박지영 특검보는 “헌재가 사건을 판단할 때는 증거가 수집되지 않은 상태였고,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가 된 것”이라며 계엄 공모·가담 혐의에 대한 법률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이미 특검은 12.3 내란 사태의 수괴인 윤석열 전 대통령과 주요 부역자로 꼽힌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등을 구속했다. 계엄법상 계엄 선포 건의를 하려면 국방부·행안부 장관이 국무총리를 거쳐야 한다는 점과 한 전 총리가 받는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폐기 혐의가 구속영장 발부 요건 중 하나인 증거인멸 우려와 연관이 있다는 점을 볼 때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한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한 전 총리가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한 것을 두고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 직무대행을 하면서 대선을 중립적인 입장에서 관리 하는게 50여년 관료생활을 아름답게 끝낼수 있을거라고 누차 경고 했는데 윤통 부부, 그 추종세력들이 작당하고 일부 보수 언론들의 부추김에 놀아나 허욕에 들떠 대통령이 되겠다고 허망한 꿈을 꾼 결과가 이렇게 될거라고 예견하지 못했던가?"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본래 한덕수라는 사람은 사려 깊고 신중한 사람이었는데 끝까지 수분(守分)했으면 좋았을 것을 참 아까운 사람이 나라 망치고 보수세력 망치고 당 망치고 저렇게 인생을 끝내는구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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