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김동연 경기지사에게 드리는 고언

경기도 제2의 독립기념관 신중해야…'베이밸리 메가시티' 악영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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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 가지 목에 걸린 가시처럼 영 불편한 게 하나 생겼습니다. 김동연 지사께서 추진 의지를 밝히신 경기도 제2 독립기념관 때문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및 김 지사 페이스북 자료사진 합성/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그런데 한 가지 목에 걸린 가시처럼 영 불편한 게 하나 생겼습니다. 김동연 지사께서 추진 의지를 밝히신 경기도 제2 독립기념관 때문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및 김 지사 페이스북 자료사진 합성/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김동연 경기지사님, 안녕하신지요?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지사님을 취재 현장에서 최소 3~4번 뵌 적이 있습니다.

새로운물결 창당 직전으로 기억하는데 충남 공주의 한 특강 자리에서 잠시나마 만나 인사를 드렸고, 대선 후보 시절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굿모닝충청>이 전문가 토론회 등을 통해 마련한 자살예방 분야 대선공약을 직접 전해드린 적도 있습니다.

그때 김 지사께서는 본인 역시 자살예방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점을 말씀하시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었지요.

비록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때의 모습이 생생합니다. 남을 배려하는 겸손함과 함께 강단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본인이 ‘진짜 충청의 아들’이라는 사실에 남다른 자부심을 가지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충청의 아들이자 사위’ 김동연 경기지사…제2의 독립기념관 신중해야

늘 ‘키울만한 충청도 인물’에 메말라 있는 제게는 호감을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최근 들어 방송매체나 SNS를 통해 간간이 전해지고 있는 소식도 잘 듣고 있습니다.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셨던데 저는 그 의도와 상관없이 매우 생산적인 논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목에 걸린 가시처럼 영 불편한 게 하나 생겼습니다. 김 지사께서 추진 의지를 밝히신 경기도 제2 독립기념관 때문입니다.

김 지사님의 페이스북을 보니 그 심정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갑니다. 8월 29일에는 이종찬 광복회장을 만나 독립기념관 건립 계획을 전하며 “경기도라도 제대로 된 역사를 세우고, 독립정신을 선양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도 잘 봤습니다.

윤석열 정부에서 노골화되고 있는 친일·굴종외교와 뉴라이트 역사관을 가진 독립기념관장 임명 등 상식 있는 국민이라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70만 천안시민을 비롯해 독립기념관이 우리 지역에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남다른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550만 충청인의 입장에서는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 야권과 시민사회 등은 논란의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사퇴를 위해 1인 피켓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국회의원들 역시 국정감사를 통해 임명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집중적으로 따져볼 예정입니다.

육군사관학교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이 철거된다고 하여 제2의 육군사관학교를 지을 순 없는 일입니다. 그럴 경우 기존 천안 독립기념관의 위상과 기능은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바로 그 지점일 수도 있습니다.

이 마당에 불필요한 갈등 요소가 생길 경우 그 파장이 커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모르긴 해도 김태흠 충남지사님 역시 이 부분을 염려하고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충남도 제공: 왼쪽부터 김태흠 충남지사와 김동연 경기지사)
이 마당에 불필요한 갈등 요소가 생길 경우 그 파장이 커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모르긴 해도 김태흠 충남지사님 역시 이 부분을 염려하고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충남도 제공: 왼쪽부터 김태흠 충남지사와 김동연 경기지사)

정부마저 제2의 독립기념관 운운…‘베이밸리 메가시티’ 악영향 우려

게다가 정부조차도 서울에 제2의 독립기념관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합니다. 일련의 상황을 놓고 볼 때 뉴라이트적인 역사관을 전 국민에게 심기 위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여당 소속인 박상돈 천안시장이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민의 힘을 모아 건립했는데 제2·제3의 독립기념관을 운운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정부와 경기도에 공식 입장을 전달할 의사도 있다”고 밝힌 것도 주목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하나 걱정스러운 것은 충남도와 경기도가 함께 추진 중인 ‘베이밸리 메가시티’에 자칫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시다시피 양 광역지방정부는 그동안 수도권 규제 문제와 당진·평택항 도계(道戒) 분쟁 등으로 오랫동안 갈등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그러나 민선8기 들어 아산만권을 대한민국의 실리콘밸리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마당에 불필요한 갈등 요소가 생길 경우 그 파장이 커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모르긴 해도 김태흠 충남지사님 역시 이 부분을 염려하고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사적인 영역일 수 있지만 김동연 지사님의 아내 정우영 여사님 고향은 충남 논산이고, 고등학교는 천안여고를 졸업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2의 독립기념관 추진은 처가 식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김 지사님을 응원하며 지켜보는 충청인들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한편으론 ‘가짜 충청의 아들’에 속았다는 여론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부디 이 시점에서 제2 독립기념관을 추진하기보다는 현재의 천안 독립기념관 정상화를 위해 좀 더 힘을 실어주시길 바랍니다. 이 일에는 보수 vs 진보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이를 풀기 위한 가장 현명하고 빠른 방법은 문제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모쪼록 신중한 판단을 기대하며 ‘충북의 아들’이자 ‘충남의 사위’인 김 지사님의 앞날에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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