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당 소속 장애인 의원 비하한 간부 '엄중 경고'로 끝낸 국민의힘

민주당 "장동혁 국민의힘, 극우의 괴벨스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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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사진=연합뉴스)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국민의힘이 자당 소속 시각장애인 국회의원인 김예지 의원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에게 '엄중 경고' 조치로 끝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김 의원이 박 대변인을 고소한 상태임에도 송언석 원내대표는 '자그마한 일'이라고 넘어가려 들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장동혁 국민의힘이 극우의 괴벨스를 낳고 있다"며 박 대변인의 제명, 출당을 요구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2일 국민의힘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이 모델 출신 극우 유튜버 감동란(본명 김소은)의 방송에 출연한 것에서 시작됐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장애인 너무 많이 할당을 해서 저는 문제라고 봐요. 적당히 해야 돼요. 저는 좀 전문가를 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저는 죄송하지만 장애인이라고 저는 그런데 본인이 장애인이라 주체성을 가지는 게 아니라 배려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라고 했다.

이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담긴 발언이었기에 적잖이 논란이 될 발언이었다. 더 큰 문제는 감동란이 김예지 의원을 직접 거론하며 "씨X 진짜 장애인인 걸 다행으로 알아야 돼요. 내가 더 말을 안 하는거야. 두 눈 똑바로 보였으면 진짜 어디까지 욕을 했을지 몰라요. 제가 장애인인걸 천운으로 알아야 돼. 장애인이고 계집이니깐. 우리가 이만큼 하는 거지. 이년이"라고 상욕을 하는데도 박 대변인이 동조했다는 것이다.

박 대변인은 감동란의 김예지 의원 상대 욕설에 "한동훈이 에스코트용 악세사리 취급하는 거죠. 나는 그렇게 봐요"라며 비판은커녕 도리어 같이 동조하는 모습을 보여 더더욱 논란을 일으켰다.

문제가 커지자 박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랴부랴 입장을 통해 해명에 나섰지만 전혀 사과의 뉘앙스가 들어있지 않아 도리어 더 큰 불을 붙였다.

해당 입장문엔 "'장애인 할당이 많다'고 주장한 것은 국회 전체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힘 비례대표 중 당선권(20번 미만)에 장애인이 3명이나 배정된 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비례대표는 다양한 직능단체, 전문가들을 포함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이며 김예지 의원은 비례대표로만 두 번이나 당선되었기에 '과대표 되었다' 언급한 것"이라며 사과의 뜻이 들어 있다고 보기 어렵게 말했다.

또 김예지 의원이 지난 10월 21일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장기이식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에 대해 “말 그대로 장기 적출 범죄 일당에 잡혀가서 적출을 당해도 합법적으로 한 거라고 할 수 있다” 등의 발언을 한 것 역시 "해명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장애인이고 여성이기 때문에 더 공격을 받는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에 부적절성을 지적한 것"이라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성, 장애인이라서 피해의식을 느낀다는 것이 아닌 정치인으로서 의정 활동에 대해 평가받는 것을 여성, 장애인이라는 정체성을 방패로 세우는 행위에 대해서 비판한 것일뿐 혐오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밝힌다"고 해 사과보다는 변명의 뉘앙스가 더 강하게 들리는 부분이었다.

이에 김예지 의원은 지난 17일 박 대변인을 고소했다. 같은 당 동료끼리 법적 분쟁을 일으키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김 의원은 박 대변인이 페이스북에 이번 논란에 대한 유감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사과는 마지못해서 하는 게 아니다”며 “약자와 동행한다는 당 강령에 미루어 봤을 때 당 대변인의 사과문에 들어갈 내용으로는 부적절해 보인다”고 분노를 드러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이번 사건의 책임자인 박민영 대변인에게 '엄중 경고' 조치를 취하는 수준에 그치며 사실상 감싸고 도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17일 언론 공지에서 장동혁 대표가 박 대변인에게 엄중 경고했다고 전하며 "대변인단을 포함한 당직자 전원에게 언행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거기에 더해 송언석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박 대변인의 논란에 대한 질문에 "당내에 있었던 일을 가지고 지나치게, 과다하게, 언론에서 반응해 주시는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조금 자제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고 답하며 언론의 관심과 비판에 불편한 기색을 그대로 내비쳤다.

그러면서 "본인(박 대변인)이 사과의 뜻을 밝혔고, 또 당 대표가 엄중 문책을 했기 때문에, 아마 그렇게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라며 "원내대표로서, 당 대표가 이미 엄중하게 질책을 한 사안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왈가왈부하는 것은 조금 적절치는 않아 보이는 측면이 있다"라고 했다. 즉, '엄중 경고' 조치를 취한 것만으로 일을 끝내고 넘어가려는 모습을 비친 셈이다.

이어 기자들이 '언론의 지나치고 과다한 반응'이 무엇인지 물음표를 던지자, 송 원내대표는 "제가 더 이상 부연 설명하는 것 자체가 마치 우리 당 내에 내분이 심각한 것처럼 비쳐지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제가 조심해야 된다는 취지로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더 이상 거기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해 언론 보도가 '당내 갈등 조장'이라도 되는 양 몰아가는 발언을 했다.

결국 국민의힘이 이번 일에 대해 반성이 없다는 것만 다시 한 번 확인할 수밖에 없게 됐다. '엄중 경고' 역시 논란이 되자 마지못해 징계하는 시늉을 한 것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같은 국민의힘의 태도에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18일 논평을 통해 박 대변인의 망언을 두고 "발언 자체를 다시 옮기는 것만으로도 장애인과 당사자에게 또 한 번 상처가 되는 2차 가해 수준의 막말"이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특히 박 대변인이 지난 9월 국민의힘 미디어 대변인으로 임명되며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왕성하게 활동하며 우리 당의 목소리를 국민께 전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힌 것을 인용하며 "이번 사태로 국민의힘이 국민 여러분께 어떤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는지 똑똑히 확인했다. 약자를 향한 혐오와 조롱, 동료를 향한 인신공격이 국민의힘의 공식 메시지였다"고 일침했다.

또 장 대표가 박 대변인에게 '엄중 경고' 조치로 퉁친 것은 물론 그의 사표까지 반려하며 "인재는 지키겠다"고 한 보도를 인용해 "막말 전문가 장동혁 대표가 발탁한 인재 수준"이라고 조소했다.

그러면서 "박민영 대변인의 이번 발언은 개인의 일탈이 아닌, 장동혁 체제의 막말·극우 연대 정치가 만든 필연적 결과다. 장동혁 당 대표가 먼저 ‘우리가 황교안이다’를 외치고, 극우 세력과의 연대를 ‘체제 전쟁’이라 포장해 왔기 때문에, 대변인이 장애인을 향한 혐오 발언을 쏟아내도 ‘인재’라고 감쌀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고 이번 사태의 원인이 장 대표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장동혁 대표는 나치 독일에서 유대인 말살을 포함해 더 강한 차별을 주장하던 선동가 괴벨스처럼 ‘막말, 혐오 전담 대변인’으로 삼을 요량이 아니라면 즉각 모든 당직에서 해임하고 출당 조치해야 할 것"이라 주장하며 "만약 장동혁 대표가 극우의 괴벨스를 길러내는 정치를 계속 선택한다면, 끝내는 국민의 손으로 결국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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