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준의 직설] 옹졸하다는 비판 받는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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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9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정브리핑을 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출처 : 대통령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8월 29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정브리핑을 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출처 : 대통령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일 열린 22대 국회 개원식에 윤석열 대통령은 끝내 불참했다.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 것은 1987년 9차 개헌을 통해 이 땅에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3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국회와의 대화 및 타협을 일절 거부하겠다는 신호나 다름 없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태도 자체도 문제지만 대통령실이 갖다 붙인 이유가 너무도 걸작이라 할 말을 잃을 지경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국회 개원식 불참 이유에 대해 "특검과 탄핵을 남발하는 국회를 먼저 정상화시킨 뒤 초대하는 것이 맞다"는 이유를 밝혔다. 즉,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이 탄핵안과 특검법 등을 강행처리하는 상황에 책임을 돌린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대통령을 불러다 피켓 시위를 하는 등 망신주기를 하겠다고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과연 참석할 수 있겠냐"고 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서울 중구·성동구 갑)이 김건희 명품백 수수 사건과 관련해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것을 두고 괴로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권익위 간부의 죽음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 내외를 향해 '살인자'라 규탄한 것도 트집잡았다. 대통령실은 "망언을 서슴지 않고 사과도 없다"는 말을 개원식 불참 배경 설명 과정에 덧붙이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를 두고 필자가 느낀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그 산만한 덩치에 걸맞지 않게 너무나도 옹졸하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국민들의 여론은 매우 좋지 못한 상태다. 한국갤럽 기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23%에 그칠 정도이고 높아봐야 30%에 턱걸이하는 수준이다. 또한 현재 국회는 여전히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제1당을 지키고 있다. 

우선 한 가지 묻고 싶은 부분은  '국회 정상화'란 무엇인가 이다. 나라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사랑해요! 윤석열!"하고 자신을 찬양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모습이 연출되는 것이 그가 말하는 '국회 정상화'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특검과 탄핵을 남발하는 국회를 먼저 정상화시킨 뒤 초대하는 것이 맞다"는 말을 참람되게도 갖다 붙일 수 없다고 본다.

대통령을 향해 피켓 시위를 하던 일은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있었고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박근혜 씨나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불참했던 것은 아니었다. 특히 박근혜 씨는 임기 중반에 치른 20대 총선에서 여소야대가 되는 상황을 맞았고 총선 패배의 책임을 여당 탓으로 뒤집어씌웠을 망정 개원식에 참석은 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뭔가? 대통령을 향한 피켓 시위를 '망신주기'라고 인식하는 것부터가 대통령 직무수행을 위한 기본이 안 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 피켓 시위 또한 대통령을 향해 전달하는 메시지인 것인데 그걸 '망신주기'라니. 이러니까 결국 자신의 체면과 위신이 상하는 것을 보기 싫어서 국회 개원식에 불참했고 자신이 웃음거리가 될까 두려워 국회 개원식에 불참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신의 체면과 위신이 상할까봐 남의 비판에 귀를 닫는 것은 옹졸한 태도이며 그걸 두려워하는 것은 겁쟁이, 쫄보라 볼 수밖에 없다.

설령 대통령을 국왕으로 여긴다고 해도 윤 대통령이 보이는 태도는 혼군이나 암군, 폭군 등이 보인 태도였지 성군이 보인 태도가 아니다. 오히려 성군들은 신하들의 충언을 귀담아 들었으며 항상 자신을 성찰하고 어떻게 해야 백성들을 배불리 먹이고 또 어떻게 해야 나라를 편안하게 하는지 늘 고민했던 사람들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처럼 자신이 듣고 싶은 말만 들었던 건 혼군, 암군, 폭군 등이나 그랬다.

민주주의는 엄연히 삼권분립의 원리로 작동되는 것이고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는 상호 간의 견제를 하도록 되어 있다. 행정부가 잘못되고 있으면 입법부가 그걸 제어하는 것이 정상적인 삼권분립의 모습이다. '국회 정상화'를 운운하기 전에 윤석열 정부야말로 과연 정상적인 길로 나아가고 있는지 먼저 성찰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과거 축구선수 기성용이 경기 후 축구팬들이 경기 내용에 대해 비판을 쏟아내자 "답답하면 니들이 뛰던가?"라고 한 적이 있는데 그 말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들려줘야 할 것 같다. 답답하면 총선에서 이기지 그랬나? 지금 국회의 모습이 비정상이라면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대승을 거둬 원내 제1당 자리를 되찾았어야지 총선에서 져놓고 웬 어깃장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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