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정성호 법무부장관의 첫 검사장 인사를 앞두고 이른바 '윤석열 사단'에 있던 송경호·신봉수·박기동·정영학·고형곤 등 친윤 검사들이 줄줄이 사직을 했다. 이로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자행한 표적 수사였던 '윤석열의 난'부터 지금까지 6년 동안 검찰 요직을 독식하며 '정치 검찰'의 표본을 보여줬던 윤석열 사단의 시대도 막을 내리게 됐다.
먼저 24일 송경호 부산고검장(사법연수원 29기)이 이날 오전 검찰 내부망(이프로스) 사직 글을 올렸다. 그는 사직 글에서 “조만간 형사사법 시스템 개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 보호와 직결된 형사사법 절차는 오직 국민의 편익 증진과 범죄에 대한 국각적 대응력 강화라는 최우선 목표를 향해 설계돼야 한다”고 했다.
같은 날 고형곤 수원고검 차장검사(검사장·31기)도 이프로스에 사직 글을 올렸다. 그는 사직 글에서 “모두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사직인사를 드리게 되어 송구한 마음 그지없다”고 밝혔다. 위 두 사람은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인 동시에 이른바 '윤석열 사단'에 속한 인물들이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후 그들은 승승장구하며 2년여 간 전국 최대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지검장과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4차장검사로 호흡을 맞췄다. 이들이 서울중앙지검에 있는 동안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위례신도시 및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등 온갖 표적 수사, 정치 수사들을 남발하고 기소했던 바 있다.
이보다 앞서 23일 박기동 대구지검장과 정영학 부산지검장이 사의를 밝힌 소식이 전해졌고 신봉수 대구고검장(29기), 권순정 수원고검장(29기) 등도 줄줄이 사직 의사를 표명했다. 그 밖에 12.3 내란 사태 수사를 위한 특별수사본부장을 맡아 윤석열 전 대통령을 내란 등 혐의로 기소했던 박세현(29기) 서울고검장도 24일 사의를 표명했다.
법무부는 24일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이르면 25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윤석열 정부에서 등용된 특수통 검찰 고위 간부들에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이 때문에 윤석열 사단에 있던 검사들이 줄줄이 사의를 표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를 상대로 표적 수사를 자행했던 이른바 '윤석열의 난' 이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함께 검란(檢亂)의 주역이었으며 윤석열 정부 치세 당시 검찰 요직을 독식했던 윤석열 사단은 6년 만에 주군 윤석열과 함께 역사의 폭풍 속에 쓸려나가게 됐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란 말이 실감나게 하는 대목이다.
이같은 윤석열 사단 검사들의 줄사퇴에 더불어민주당은 김지호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친윤 검사들의 사퇴는 추악한 검찰 권력 몰락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사필귀정’이며, 검찰권 남용에 대한 당연한 ‘인과응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친윤 검사들의 사퇴는 정치 보복, 조작 수사와 같은 검찰권의 남용이 그동안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자인하는 행위"라고 직격했다.
김 대변인은 "검찰의 무리한 표적·조작 수사는 그 위법성으로 인해 국민의 사법 신뢰를 무너뜨렸다는 점에서도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민주당은 송경호·신봉수 등 관련자들의 검찰권 남용과 사건 조작 의혹 등에 대해 법무부와 대검이 책임 있는 자세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징계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아울러 "검찰 내부 감찰과 외부 통제 기능을 대폭 강화해 다시는 수사를 빙자한 권력의 정치 보복이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더불어민주당은 법과 정의가 바로 서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국민과 함께 끝까지 검찰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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