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고용노동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제주 4.3 사건을 두고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한 4·3폭동은 명백하게 남로당에 의한 폭동", "4·3폭동은 공산폭동"이라고 비난했던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대선을 하루 앞두고 제주 4·3평화공원을 방문해 참배했지만 끝내 자신의 발언과 희생자들을 향해 어떠한 사과도 남기지 않아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를 향해 "4.3 희생자들을 두 번 죽이러 갔나?"라고 질타했다.
대선을 하루 앞둔 2일 김문수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 후 처음으로 제주도를 방문해 제주4·3평화공원을 참배했다. 이에 양성주 제주4·3희생자유족회 상임부회장 등은 김 후보가 방문하기 전 현장을 찾아 '4·3 망언', '4·3 왜곡', '사죄하라', '참배 거부' 등의 팻말을 들고 가는 길을 막고 섰다.
분홍색 우비를 입은 유족회 소속 한 남성 역시도 "(김 후보가) 우리 유족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청문회에서 (희생자들을 두고) '빨갱이, 공산당 집단'이라고 해놓고 어딜 와서 참배하는 거냐", "진정성 있는 사과도 없었다"라고 김 후보를 향해 항의를 이어갔다.
김 후보는 작년 8월 26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제주 4.3 사건을 두고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한 4·3폭동은 명백하게 남로당에 의한 폭동", "4·3폭동은 공산폭동"이라며 자신의 극우적 역사관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보다 앞서 지난 2018년 한 교회 강연에서 "4.3은 제주도민들이 좌익을 중심으로 일으킨 폭동"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제주 4.3 사건은 남로당 제주도당이 제주도 내의 좌익 세력을 이끌면서 경찰의 만행을 규탄하는 운동을 주도했던 것은 사실이나 그 사건이 일어난 배경은 1947년 3월 1일 있었던 이른바 삼일절 발포사건이었다. 또한 당시 남로당 제주도당은 북한은 물론 남로당 중앙당과도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운동을 주도했다.
그 날 제주 북국민학교에서 삼일절 기념 제주도 대회가 열려 25,000~30,000여 명의 주민이 모였다. 이날 행사를 끝낸 군중들이 가두 시위에 들어갔다. 이 가두 시위 과정에서 기마경찰에 의해 어린이 하나가 부상을 당했는데 경찰이 이를 모르고 지나가버렸다. 그 때 군중들이 경찰들을 비난하며 몰려들었고 돌팔매질을 했다.
이에 경찰서에 있던 경찰들은 군중이 경찰서를 습격하는 줄 알고 응원경찰들과 함께 군중들을 향해 발포를 했다. 이 일로 6명이 죽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경찰에게 돌을 던진 건 잘못이긴 하지만, 이에 대응한 경찰의 발포엔 분명 문제가 있었다.
이 날 시위에 참여한 사람 가운데 사망자는 하나도 없었고, 경찰서와 상당히 떨어진 곳에서 희생자가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사망자 6명 중 5명이 등 뒤에서 총을 맞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사망자들이 시위와 관련이 없으며, 경찰의 발포가 과잉 대응이었음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미군 정보보고서도 이들의 발포를 비이성적이라 규정할 정도였다.
남로당의 선전이 먹혔던 것은 바로 경찰의 과잉대응이 원인이었다. 그러나 이승만 정부는 '무장공비의 폭동'이라고 선전하며 군경을 풀어 제주도민들을 학살했고 이 과정에서 서북청년단 등 극우 개신교 단체들도 함께 날뛰며 제주도민 학살에 가담했다. 즉, 제주 4.3 사건은 명백히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저지른 폭력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이를 김문수 후보가 '빨갱이들의 폭동'이라고 극우 세력들이 떠드는 소리를 답습했으니 유가족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김문수 후보는 이런 유족들의 항의를 흘려 들으며 위령제단으로 향해 위령탑 앞에서 참배를 했다. 그리고 끝까지 그는 자신의 과거 발언에 대해 전혀 사과하는 말을 남기지 않았다.
결국 그는 사진 찍으러 쇼를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김한나 대변인은 김문수 후보를 향해 "이렇게 뻔뻔한 태도로 일관할 거면 4.3 공원을 왜 찾아갔는가? 4.3 희생자들을 두 번 죽이러 갔는가? 유족들 가슴에 또 한번 대못을 박고 싶었나?"라고 질타하며 "인면수심이 따로 없다. 마치 피해자를 찾아가 조롱하는 가해자를 보는 것 같은 섬뜩함마저 느낀다"고 일갈했다.
이어 " 김문수 후보가 배후로 의심받는 리박스쿨의 끔찍한 세뇌교육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김문수 후보처럼 4.3이 폭동이라고 주장하며 우리 아이들을 세뇌했다"며 "4.3 영령 앞에서 사죄를 거부한 김문수 후보는 내란 수괴 윤석열의 뒤를 잇는 극우 내란 수괴다"고 목청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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