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뉴스타파의 잠입 취재로 알려진 리박스쿨의 댓글 공작 행태에 대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자손군(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을 운영하는 또 다른 단체가 더 있었다는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2일 뉴스타파는 극우 단체 트루스코리아(대표 정부영)가 리박스쿨과 함께 '자손군'을 운영했다고 알렸다. 그 밖에 '댓글부대 단장'이 아이들을 상대로 뉴라이트 역사를 강의한 사실도 밝혔다.
2일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리박스쿨과 함께 '자손군'을 공동 운영한 단체가 있으며 그 단체는 바로 극우 단체 트루스코리아라고 했다. 이 트루스코리아는 민주당해산국민운동본부(민해본)라는 이름도 쓰고 있으며 이들은 더불어민주당 해산을 위한 천만 서명운동, 10만 사이버전사 양성과 부정선거 독후감 이벤트, 맘카페 회복(좌경화된 여성 회복) 운동 같은 활동을 해왔다.
아울러 중공침략, 부정선거, 민주당 해산, 국회 해산 같은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전국에 달았다. 이 단체는 주로 네이버 카페를 거점으로 활동하는데 2023년 2월 24일 트루스코리아 카페에 게시된 글을 보면, 이들은 ‘리박스쿨&트루스코리아’ 명의로 자손군 모집 공지를 올렸다. 뉴스타파는 ‘자손군' 조직 구성과 운영은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대외협력은 트루스코리아 정부영 대표가 맡은 걸로 나온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트루스코리아가 작년 22대 총선 당시 댓글을 많이 쓴 회원들에게 월 100만 원씩 포상금을 지급했고 이번 대선을 앞두고도 부정선거 음모론 도서와 이승만 미화 영화 등 리뷰를 써 퍼뜨리면 월 100만 원씩 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지난 2월 5일 올라온 게시글에는 ‘35세 미만 워드가 빠르고 서울에 거주’하는 조건으로 청년 리더 50명을 모집해 스카이데일리 1년 구독권을 배포했다고 했다. 스카이데일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허겸 기자를 필두로 부정선거 음모론에 입각한 '선거연수원 중국인 간첩 99명 체포설' 가짜뉴스를 퍼뜨린 바 있다.

뉴스타파는 여기 모인 청년 리더들이 자신들이 잠입한 '자손군' 카톡방에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이들 2030 청년들은 중장년층보다 더 자극적이고 눈에 띄는 댓글을 썼는데 이 카페 ‘댓글전쟁’ 탭에 있는 트루스코리아를 의미하는 ‘TK 10만 사이버전사’ 코너에는 댓글 실적이 적힌 게시글들이 수두룩하다.
또 지난 5월 26일 나온 김문수 후보 관련 기사에는 ‘파도파도미담만 나오는 김문수 까도까도 범죄만 나오는 이재명’이라는 댓글을, 같은 날 재외선거 잠정투표율이 79%가 넘는다는 기사에는 ‘6.3 대선은 부정선거’라는 댓글을, 이재명 후보가 투표를 독려한 발언을 담은 기사에는 ‘전과5범이 하는 것마다 돈 빼돌리거나 망한다’는 댓글을 달았다고 공유했다.

작년 총선을 석 달 앞두고 올린 ‘1월 이벤트 10만 사이버 전사 양성’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에는 네이버 최신 신문 기사에 댓글을 달고 기사 링크를 카페에 공유하면, 카페 회원들이 추천을 하고 댓글에 대댓글을 달도록 지시했다.
뉴스타파는 트루스코리아가 한 달간 활동한 결과에 따라 1등 30만 원, 2등 20만 원, 3등 3만 원(10명) 등 총 상금 100만 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열었고 실제 한 달 뒤 트루스코리아에 게시된 시상자 명단에는 ‘pray for korea’가 1등으로 30만 원을 받게 됐다는 내용이 나온다고 전했다.
아울러 ‘2월에도 이벤트가 계속되니 열공해서 애국의 힘을 보태라’는 공지 글도 올라와 있다. 또 작년부터는 이승만 박정희를 미화한 영화를 보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간첩이라는 내용의 도서를 읽고 후기를 남기면 매달 100만 원을 주는 이벤트도 열었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스탑더스틸'이라는 부정선거 음모론 도서 '100만 원 독후감 이벤트'도 열었다.
뉴스타파는 소위 자손군이라는 댓글부대가 최소 4년 전부터 활동했다고 전하며 그 증거로 2021년 9월 트루스코리아 사이트에 게시된 '저번주 자손군이 만들어낸 베스트 댓글들’이라는 글에는 "한 주간 100개의 댓글을 작성했고 2만1000개의 공감을 받아 30개가 넘는 베스트댓글을 만들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100만 원씩 돈을 준 건 지난해 22대 총선을 앞두고 시작됐는데 댓글 공작이 끊이지 않은 배경이 금품 살포와 지속적인 교육 때문이라고 했다. 뉴스타파는 이들이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핸드폰 사용법을 알려주며 댓글 공작을 교육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 밖에 트루스코리아는 리박스쿨 사무실에서 ‘시니어파워 폰잘교실’이란 이름의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했던 사실도 알렸다. 이 프로그램은 주 1회 총 10시간 회비 5만 원을 받고 진행한 프로그램인데, '자손군' 단장이 직접 교육을 맡았고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택시를 편하게 타는 방법 등을 알려주면서 동시에 댓글 교육을 진행했다고 한다.

뉴스타파는 '자손군 전성시대’라는 제목의 강의에서 '자손군' 단장 최 씨는 댓글의 중요성을 말하고 댓글 활동에 적합한 기사를 선택하는 법, 댓글을 작성하고 카톡에 공유하는 법 등을 알려준 것으로 확인된다고 전했다.
뉴스타파는 트루스코리아가 작년 11월 21일 정식 출범했고 출범식에서 정부영 트루스코리아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해산 운동과 댓글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네이버 기사는 물론, 맘카페 등 MZ세대와 중도층을 노린 온라인 여론전을 펼칠 것"을 예고했다고 부연했다.

트루스코리아 출범식에서 정부영 대표는 "민주당 해산 운동 구상을 2023년 6월부터 시작했다. 올해 총선이 있기 전에 성명서를 발표해 놓고 실제적으로는 (2024년) 6월 27일부터 서명 운동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모든 이슈 파이팅, 애국 우파의 파이팅을 ‘민주당 해산’으로 하나로 녹여야 한다”고 했다.
또 그는 "보수지향 단체들을 하나로 모으는 작업을 해야 한다. 데이터베이스 통합 작업을 해야 한다", “자유마을, 그리고 부방대(부정선거부패방지대), 민주당 해체 운동을 다 통합을 해달라는 것이 국민의 절절한 소망이다. 그런 것을 할 수 있는 전략이 바로 데이터베이스 통합이다”, "통합을 위해 트루스코리아 카페에 가입하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 대표는 트루스코리아 네이버 카페를 소개하면서 “여러분들은 네이버 카페를 다 가입을 하셔라. 여러분들을 다 카톡방에 모실 거다. 하지만 카톡방을 넘어서 네이버 카페에 오시고 주변 가족들, 손주, 자녀들을 네이버 카페로 다 유도하기 바란다. 그래서 우파에서 이 네이버 카페 하나를 완전하게 키워내야 된다”고도 말했다.
뉴스타파는 자체 취재를 통해 리박스쿨은 초등학생 방과후 강사 자격증을, 트루스코리아는 성과에 따른 포상금을 미끼로 조직적인 댓글 공작을 펼쳐왔으며 윤석열 정권이 배후에서 이들을 지원한 흔적도 속속 발견되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런 댓글 공작 건 외에도 중요한 것은 리박스쿨이 선거철이 아닌 평시에는 아직 역사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뉴라이트에 오염, 왜곡된 역사관을 주입식 교육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뉴스타파는 이 뉴라이트 역사관 주입식 교육을 맡은 강사 중 하나가 앞서 언급된 '자손군' 단장 최 씨라고 했다.
최 씨는 리박스쿨 홍보팀장 겸 역사강사로 알려져 있는데 앞서 나온 극우 단체 트루스코리아 네이버 카페에 올라온 자손군 모집글에 "1일 1시간 자유수호 손가락군대 '자손군' 활동을 함께 하실 애국 시민을 모신다"는 글과 함께 단장 최 씨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던 것이 포착됐다. 주최는 '리박스쿨 리박자손군 베댓단'으로, 교육 내용은 '이슈 기사 선정해 베스트댓글 만들기'다.
또 같은 카페에 2022년 8월 '2기 자손군'을 출범한다며 올린 모집글에도 단장 최 씨의 전화번호가 있다. 2기 자손군 운영 기간은 2024년 4월 10일 총선 때까지 20개월 동안이었다. 이렇게 최 씨는 댓글 공작 스킬을 노년층들을 상대로 가르치는 한편 아이들에게는 '역사 강의'를 하고 있었다.

뉴스타파가 확보한 2021년 4월 17일 '전국 초중고 온라인 리박주니어교실 4월 회원모집글'에 따르면, 최 씨는 4월 24일 "조선을 위한 기독교 선교사 이야기" 강의를 맡았다. 지난 5월 30일 '자유기업원과 함께하는 그레이스 기독학교 청소년 진로탐방' 홍보글에는 문의처로 리박스쿨 교육국이라는 이름과 함께 최 씨의 전화번호가 게재돼 있었다. 당시 교육 대상은 초등생과 중고생이었다.
뉴스타파는 리박스쿨이 휴대전화 사용에 서툰 노인들을 상대로 댓글공작 방법을 전수하는 방법으로 포섭한 뒤 그 노인들이 자신의 어린 손자나 손녀를 데려와 같이 리박스쿨 교육을 받게끔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마치 교회 모태신앙처럼 이런 극우 사상도 대를 이어 내려가게끔 전수한 것이다.

지난 2021년 8월 27일 최 씨는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 교육국장인 다른 최 씨와 함께 극우매체 스카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그는 통신회사에서 매니저로 근무하다가 1년간 역사수업을 들은 후 리박스쿨 역사 강사가 됐다고 한다.
해당 인터뷰에서 그는 최 씨는 "청소년들에게 조선에서 대한제국 그리고 대한민국 건국에 이르는 시기의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며 "박정희 대통령과 이승만 대통령의 통일관 파트도 맡아 교육하고 있고, 어르신들을 위한 스마트폰 교육과정인 '폰잘교실' 강사도 맡고 있다"고 스스로 밝혔다. 물론 그가 들었다는 '역사수업'은 뉴라이트 역사관에 오염된 것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뉴스타파는 최 씨에게 댓글부대 단장을 맡게 된 경위 등을 묻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지난달까지 리박스쿨 프로그램의 문의처였던 최 씨의 번호는 현재 '없는 번호'였다고 전했다.
이렇듯 윤석열 정부 내내 극우 단체를 중심으로 한 여론 공작 시도가 있었고 그러는 한편으로 뉴라이트 역사관을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주입식으로 가르치며 세뇌를 시키고 있었다는 것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났다. 이러한 윤석열 정부의 행태는 '히틀러유겐트'를 양성했던 나치 독일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12.3 내란 사태를 일으켜 조기에 파면됐으니 망정이지 윤석열 정부가 무사히 임기를 마쳤고 또 정권 재창출까지 성공했다면 이런 뉴라이트 역사관 세뇌 교육이 더욱 오랫동안 지속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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