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뉴스타파의 잠입 취재로 알려진 소위 '리박스쿨 게이트'가 대선을 며칠 앞두고 터져 나오며 메가톤급 이슈가 되고 있다. 이 '리박스쿨 게이트'는 단순히 댓글공작 부대가 아니었다는 것이 아마도 국민들에게 크나큰 충격으로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리박스쿨은 이번 대선 정국에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위한 댓글공작을 벌였고 선거가 없는 평시엔 아직 역사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초등학생들에게 뉴라이트 역사관 주입식 교육을 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기관이었음이 드러났다. 아울러 이것이 윤석열 정부가 역점을 두었던 늘봄학교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늘봄학교'의 진짜 사업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도 의문을 낳게 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리박스쿨이란 곳은 단순히 댓글공작 부대가 아닌 앞으로의 미래 세대들에게 뉴라이트 세력에 의해 오염된 극우적 역사관을 주입, 세뇌시켜 이 나라를 극우 세력들의 낙원으로 만드는데 선봉장 노릇을 했던 곳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올바른 역사를 배울 기회를 날리려 했다는 점에서 더더욱 용서할 수 없고 용서해서도 안 된다.
필자가 이 리박스쿨 게이트 관련 기사들을 모아서 분석해 본 결과 역시 뿌리는 극우 개신교에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미 리박스쿨이 극우 목사 전광훈과 연결고리가 있다는 것이 나온 이상 그건 부정할 수 없다. 필자가 감히 단언하자면 이 극우 개신교를 이 땅에서 완전히 뿌리 뽑지 않으면 제2, 제3의 리박스쿨 같은 곳이 또 나타나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오염된 역사관을 전파시킬 수 있다고 본다.
국내에서 독버섯처럼 퍼져 있는 이 극우 개신교는 어떻게 보면 왜곡되고 굴절된 우리 개신교 역사의 아픈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자화상과도 같다. 일제 강점기 시절 개신교는 주로 지금 북한 지역에서 그 세가 막강했다. 지금으로선 상상이 가지 않겠지만 일제 강점기 시절 평양의 별명이 '조선의 예루살렘'이었고 지금은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가 일제 강점기 땐 '조선의 모스크바'라 불릴 정도로 좌파의 성지였다.
심지어 북한 정권을 연 독재자 김일성의 부친인 김형직 씨 역시 독실한 개신교도였으며 그는 공산주의자의 손에 암살당했을 정도로 반공 성향이 매우 강한 인물이었다. 그 정도로 과거 북한 지역은 개신교의 세가 막강했던 곳이었고 조만식 선생 등 개신교 계통의 독립운동가도 많이 배출됐다.
그러나 1930년대 후반~1940년대 초반에 걸쳐 일제는 소위 신사참배라는 것을 조선인들에게도 강요하기 시작했는데 이 때 주기철 목사 같이 우상숭배를 금하는 개신교의 교리를 철저하게 지키며 저항했던 부류들도 있었지만 일제와 야합해 신사참배를 강행했던 친일 개신교 세력들도 많았다. 당연히 주기철 목사 같은 분은 일제의 탄압을 받아 순교했고 친일 개신교도들만 살아남았다.
광복 이후 북한 지역엔 소련군이 진주했고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는 공산주의의 이념답게 개신교는 철저하게 탄압 대상이 됐다. 일제 강점기 시절 신사참배를 하며 살아남았던 친일 개신교도들은 소련군정의 탄압을 피해 월남했고 남한으로 내려온 이 개신교도들이 결성한 극우 반공단체가 바로 서북청년단이었다. 이 서북청년단이 끼친 해악은 제주 4.3 사건 당시 제주도민 학살 등을 비롯해 이루 말할 수 없다.
북한에서 내려온 친일 개신교도들이 당시까지 아직 개신교 세가 약했던 남한에 자리를 잡아 이들이 개신교의 주류가 됐다. 또 친일보다 반공 논리를 내세우며 친일파 출신 인사들을 적극 등용했던 이승만 정부에 영합하며 더욱 세를 불려나갔고 이들은 자연스럽게 독재정권과 함께하는 행보를 걷게 됐다. 이들이 이승만을 '국부(國父)'라고 추앙하는 배경은 이 때문이다.
박정희 정권 때도 이들의 친독재정권 행보는 계속됐다. 사이비 목사 최태민이 박근혜를 백그라운드로 내세워 현대판 십자군이랍시고 구국선교단을 조직해 목사들에게 군사훈련을 시켰던 일은 이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렇게 극우 개신교 세력은 계속해서 독재정권과 영합하며 자신들이 마치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는 전사'인 양 포장했다.

늘 독재정권과 영합하며 살아왔기에 독재정권을 두고 '자유민주주의 세력'이라 하고 진짜 민주주의를 수호하려 한 민주화운동 세력을 향해선 '빨갱이'라고 매도했고 그것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때문에 필자는 반드시 이 극우 개신교 세력들을 이 땅에서 뿌리 뽑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비록 우리나라 사람들의 반 이상은 무종교인이라지만 개신교도 숫자 역시 적지 않으며 대형교회의 상당수가 극우 성향이 강하다. 또한 이 대형교회 신자들 태반은 부모로부터 이어진 모태신앙 집안들이라 현재의 청소년층과 청년층 또 앞으로 미래에 나올 아이들에게까지도 영향을 주고 있다. 극우 개신교 세력들은 단순한 종교집단이 아닌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적이다.
한 가지 첨언하자면 필자는 개신교란 종교 자체를 혐오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목사님들도 많고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교회도 많다. 필자가 지적하는 것은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민주주의에 반하는 행태를 저지르며 반동적 역사 퇴행을 저지르는 극우 개신교 세력들이지 모든 개신교도들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극우 개신교 세력들을 이 땅에서 뿌리 뽑기 위해선 개신교 차원에서 자정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그들 스스로 과연 지금의 극우 개신교 세력들이 정말 성서의 가르침대로 행동하고 있는지 또 이들이 개신교의 교리에 부합하는 행동을 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예를 들면 극우 개신교 세력의 대표 주자라 할 수 있는 전광훈은 야훼를 향해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고 하는 등 목사라면 감히 할 수 없는 불경스러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지껄였다. 과연 이게 성서의 가르침대로 살며 신의 복음을 전하는 목사가 할 수 있는 행태인가?
또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공공연하게 떠들며 공격적으로 포교하고 남의 종교를 업신여기고 비방하는 것이 과연 예수의 가르침이며 개인의 영달과 이득을 위한 기복신앙적 태도가 과연 개신교 교리에 부합하는 것인지 스스로들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왜 날이 갈수록 개신교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고 있는 것인지 돌이켜 보라는 뜻이다.
필자는 기자인 동시에 역사를 오랫동안 공부했던 역사학도이기도 하다. 그런 필자의 입장에서 이번 리박스쿨 사태는 정말 자괴감을 감출 수 없었다. 망국적이고 친독재적인 뉴라이트 역사관을 '학문의 자유'라는 미명 하에 그대로 방치했던 것이 독버섯처럼 퍼지고 퍼져서 작금의 사태를 낳은 것이다.
이제는 '학문의 자유', '종교의 자유'라는 미명 하에 저들을 방치해선 안 된다.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저들에게 명명백백하게 보여줘야 한다. 지금의 뉴라이트 세력들과 극우 개신교 세력들은 단순한 학문집단, 종교집단을 넘어 지금은 이 나라와 나라의 헌법을 파괴할 수 있는 괴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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