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국민의힘 소속 이명수 전 국회의원의 고민이 당분간 깊어질 전망이다. 개인적인 영달 차원을 넘어 당과 지지자들의 요구가 있을 경우 어떤 선택을 할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전 의원 앞에 놓인 선택지는 크게 3가지로 압축되고 있다.
먼저 공공기관장으로 가는 것이다.
충남도 행정부지사 출신으로, 고향인 아산에서 18대 총선 이후 내리 4선을 지낸 이 전 의원은 22대 총선 과정에서 자신이 요구한 경선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개혁·혁신의 대상이 되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이 전 의원은 “공천 과정에 대한 아쉬움과 스스로에 대한 안타까움이 앞섰지만,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생각하며 대의멸친(大義滅親: 대의를 위해 사사로운 정은 끊는다는 뜻)의 길을 선택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장 임명 유력 속 아산시장 재선거 변수
집권여당 소속 전직 국회의원들 대부분이 정부 산하 공공기관장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이 전 의원 역시 그렇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홍성·예산에서 4선을 지낸 홍문표 전 의원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으로 간 것처럼 말이다.
이 전 의원의 경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만큼 해당 분야 공공기관장으로 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전 의원이 그동안 의정활동을 통해 일제 전범기업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뤄왔다는 점에서 독립기념관장 적임자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형석 관장이 아닌 이 전 의원을 임명했더라면 최소한 뉴라이트 논란은 없었을거란 얘기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박경귀 시장(전)이 대법원 판결로 직을 상실하면서 아산시장 재선거가 확정됨에 따라 이 전 의원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 역시 이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한 선출직 인사는 이날 <굿모닝충청>과 통화에서 “아산시의회는 물론 국회의원 2명까지 모두 민주당 판이다. 다른 주자도 있지만 인지도가 가장 높은 이 전 의원이 출마해야 해볼 만한 싸움이 될 것”이라며 “만약 이번 아산시장 재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패한다면 차기 지방선거는 물론 대선까지 악영향이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천안시 부시장 등을 지낸 전만권 아산을 당협위원장 등이 있는 만큼 명분 없는 출마는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0.16 재·보선에 집중하고 있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아산시장 재선거에 대해 어떤 전략을 구사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당장 무공천 원칙이 지켜질지도 관심사다.
일각에선 충남교육감 출마설도…이명수 "입장 정하지 않았다" 선 그어
이밖에 이 전 의원이 건양대학교와 나사렛대학교에서 부총장을 지낸 만큼 차기 충남교육감 선거에 도전하는 편이 낫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차기 교육감 선거는 김지철 교육감의 3선 임기 종료와 맞물려 치러지는 만큼 여러 후보가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인지도 면에서 이 전 의원을 따라올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선택지가 놓여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이 전 의원은 아직은 말을 아끼고 있다.
이 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지금 아산시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다. (박 전 시장이) 임기를 끝냈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아쉽다”며 “(한편으론) 민주당이 너무 서두르는 건 아닌지 싶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민주당 소속 오세현 전 시장의 기자회견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이 전 의원은 아산시장 재선거 출마 여부와 관련 “개인적인 입장을 달리 정하지는 않았다. 6개월 정도 남았는데,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좋은 사람을 빨리 찾아 선거에 승리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일부 출마에 대한 요구가 있는 것은 사실로 (현재로선 출마 여부에 대한) 제 의사를 표현할 상황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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