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른바 '선거연수원 중국인 간첩 99명 체포설' 가짜뉴스를 퍼뜨렸던 극우 인터넷 매체 스카이데일리 허겸 기자의 취재원이 이른바 '캡틴코리아'로 활동하는 극우 유튜버란 사실이 18일 중앙일보 단독 보도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한낱 극우 유튜버의 음모론을 마치 진실인 양 퍼뜨린 것이 되기에 이에 대한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는 경찰 측 전언을 인용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지난 1월 23일 스카이데일리 기자 허겸 씨를 출국금지한데 이어 지난 4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고 전했다. 이보다 앞서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중국인 간첩 체포·압송, 중국 간첩 AI 여론조작 등 보도를 한 스카이데일리와 허겸 기자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명예훼손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중앙일보는 허겸 기자가 자신의 기사들에 대해 “믿을 만한 국내 취재원을 통해 사실을 보도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으며 또 교차 검증 과정을 거쳤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사 내용을 말할 수 없다. 수사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 허겸 기자는 지난 1월 16일 정체불명의 '미군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12·3 비상계엄 당일 계엄군이 미군과 선거연수원을 급습해 중국인 간첩 99명 신병을 확보해 오키나와 주일미군 기지로 압송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들이 중국 정부의 선거 개입 혐의를 자백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 기사를 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단의 배진한 변호사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서 해당 보도를 인용해 비상계엄 정당성을 주장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에 주한미군 측에서 지난 1월 20일 성명을 통해 “한국 매체 기사(스카이데일리 기사)에서 언급한 미군에 대한 설명과 주장은 완전히 거짓”이라며 “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막기 위해 책임 있는 보도와 사실 확인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주한미군 측 성명에도 스카이데일리의 가짜뉴스는 끝나기는커녕 오히려 점점 더 규모가 커졌고 윤석열 대통령 지지층은 마치 사이비종교 광신도처럼 맹신하는 지경에 이르러 어떤 팩트체크를 해줘도 귀를 닫는 모습을 보였다.
주한미군 측 성명 발표가 있었던 그 날 허겸 기자는 같은 날 ‘복수의 국내 정보 소식통’을 출처로 인용하며 “해당 중국 간첩들이 ‘프로젝트 목인(木人)’으로 알려진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매크로를 개발해 국내 여론조작에도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등 관련 보도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그가 내세운 그 '미군 정보 소식통'의 정체가 국내 극우 유튜버 캡틴코리아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캡틴코리아가 지난 16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허겸 기자와의 통화 녹음 파일을 공개하면서 이 사실이 드러났다.
두 사람의 통화 녹취에 따르면, 캡틴코리아는 허겸 기자에게 “목인으로 알려진 프로젝트로 매크로를 만들었다 쓰시면 된다”며 “목인이라는 게 매크로 프로젝트가 아니라, AI라는 게 가짜 사람이지 않냐. 그런 식(AI 이름=목인)으로 가는 게 매끄럽지 않나요?”라고 말했다. 다만 통화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다른 통화 녹취(지난 16일 통화)에선 캡틴코리아가 스카이데일리 보도 내용을 따지자, 허 기자는 “하도 우리 댓글 사정이 그러니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캡틴코리아는 허 기자에게 “스카이데일리가 나한테 갑질한다. 내가 써달라고 하는 대로 써야지”라고 말했다.
더욱 논란이 되는 건 이 캡틴코리아란 인물은 지난 14일 중국대사관에 난입을 시도한 혐의(건조물 침입 미수)로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인물인데다 각종 집회 현장에서 가짜 여권 등을 제시하며 '주한미군 장교', '유엔 직원' 등 신분을 사칭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는 인물이란 것이다. 진짜 주한미군 장교가 중국대사관에 난입했다면 이는 외교 마찰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기에 당연히 거짓이라 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허겸 기자는 중앙일보에 캡틴코리아가 “여러 소스 중 한 명으로, 소통한 사실이 있다”면서도 “전현직 국내외 정보기관 취재원과 백악관을 포함한 미국 현지 취재원들이 참여해 첩보를 선별·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해명했다. 중앙일보는 캡틴코리아가 제보한 근거 등에 관한 답변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허 기자가 내놓은 “전현직 국내외 정보기관 취재원과 백악관을 포함한 미국 현지 취재원들이 참여해 첩보를 선별·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는 해명도 믿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이미 본지에서도 언급했듯이 허 기자가 직접 공개한 '정보원' 중 한 명인 김회창 목사란 인물은 '도널드 트럼프의 자문위원'이라 하지만 확인된 바 없다.
아울러 이 김회창이란 인물은 미주 지역에서 활동하는 극우 성향의 목사로 현지에서 윤석열 수호 집회를 주기적으로 열고 있는 인물이었다. 또한 굿모닝충청과 시민언론 민들레, 시민언론 뉴탐사, 리포액트가 함께 결성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은 스카이데일리 기자들 다수가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 댓글부대 출신이란 것도 알린 바 있다.
결국 이미 예상했던대로 스카이데일리의 기사는 극우 유튜버들의 잡설을 이리저리 긁어 모아 만든 가짜뉴스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이제 이들에게 가짜뉴스로 혹세무민하며 서울서부지법 폭동을 야기한 책임과 한중관계를 더욱 악화시킨 책임을 동시에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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