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부정선거 음모론에 입각한 이른바 '선거연수원 중국인 간첩 99명 체포설' 가짜뉴스를 보도해 논란을 일으켰던 극우 매체 스카이데일리가 14일 '본지 보도 자성의 팩트체크'라며 <中간첩 99명 모이는건 '어불성설'>이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불과 7개월 전의 행태와 비교하면 가히 '우디르급 태세 전환'이 아닐 수 없다.
스카이데일리는 해당 기사에서 "본지는 1월16일자 신문에 ‘선거연수원 체포 중국인 99명 주일미군기지 압송됐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계엄군과 미군이 공동작전으로 선거연수원을 급습해 중국 간첩을 체포했다고 보도했지만 대한민국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중국 간첩을 체포한 일이 없다고 발표했다"며 과거 자신들이 '선거연수원 중국인 간첩 99명 체포설' 가짜뉴스를 보도했던 사실을 알렸다.
그러면서 "이런 까닭에 본지는 특별취재반을 가동해서 중국간첩 보도와 관련하여 팩트체크한 결과 중국 간첩이 체포돼 오키나와 미군 공군기지로 끌려갔을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했다"고 7개월 전 자신들이 했던 보도가 '가짜뉴스'임을 시인했다.
또 익명의 현직 경찰 관계자의 전언을 인용해 “만약 99명이 동시에 모였다면 이는 이미 간첩조직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면서 “보안 의식이 없는 행위”라고 전했다.
이어 스카이데일리는 "더욱이 해당 보도에서 제시된 ‘체포 후 주일미군 기지 압송’ 설정 역시 외교·법률 체계상 현실성이 없다"며 "외국인이 한국에서 검거될 경우, 절차는 국내 사법기관의 수사·기소가 우선할 수밖에 없고 미군 군사시설로 직접 이송하는 것을 넘어 일본으로 압송했다는 설정은 성립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간첩을 체포했다는 시점의 상황도 납득 불가능하다"며 "당시 선거연수원에는 5급 승진임용 예정자 50명이 지난해 12월 2일부터 13일까지 2주간 집합교육을 받고 있었다. 여기에 더해 6급 보직자 과정 7기 과정에 75명이 12월 2일부터 6일까지 5일간 교육 일정 중이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협조를 받아 확인한 12월 3~4일 교육 관련 숙박자는 모두 교육생 88명과 외부 강사 8명 등 96명이다"고 했다.
이미 해당 사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에서 설명했던 내용이었지만 '선거연수원 중국인 간첩 99명 체포설'을 보도했던 허겸 기자는 끝까지 자신의 가짜뉴스를 참인 양 퍼뜨렸고 여기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고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를 옹호했던 극우 세력들이 마치 성서의 복음이라도 된 양 신봉했다.
스카이데일리는 7개월이 지나서야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의 설명이 옳았고 자신들이 틀렸다고 인정한 셈이다. 계속해서 해당 기사를 보면 전직 정보당국 관계자란 인물의 주장을 인용해 "많은 인원이 밀집한 시점에 비슷한 숫자의 중국 간첩이 선거지원실과 지척거리, 인근의 농업박물관과도 도보 2~3분 거리에서 모여 있었다는 설정 자체는 성립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당시 5급 승진임용 교육과정에 참석했던 김일환 행정사무관(공보과)의 전언을 인용해 “인근에 집이 있어 숙박을 하지 않았지만, 중국인 간첩이 체포됐다는 시점에 연수원 출입 차량은 단 한 대도 없었다”고 했으며 “연수원 입구는 CCTV 사각지대가 거의 없고, 차량과 인원의 출입은 모두 기록되는데 대규모 외부인의 이동 흔적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자신들이 취재를 통해 확보한 CCTV 영상에서도 외부 대규모 인원의 출입이나 체포 작전 정황을 전혀 보여주지 않았으며 이미 선관위 측에서도 해당 자료를 공개했지만 허겸 기자가 작성한 "최초 보도에서는 이를 확인하거나 후속 취재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또 화이트해커 A씨란 사람의 주장을 인용해 “99명이 한 시설에서 동시에 체포됐다면, 네트워크·통신 기록, CCTV, 출입 차량 데이터 등 수많은 디지털 흔적이 남는다”며 “이런 자료가 전혀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건을 기정사실처럼 보도한 것은 명백한 정보 검증 부실”이라고 했다.
이같은 스카이데일리 측의 뒤늦은 '정정 보도'는 사실 이미 오래 전에 다 확인된 사항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가짜뉴스를 고수하며 뭇 사람들을 현혹시켰고 이제야 자신들이 틀렸다고 인정한 셈이다. 애초에 해당 가짜뉴스의 진원지가 무직자 극우 유튜버였던 안병희의 공상허언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한편 극우 유튜버 안병희의 공상허언을 아무런 검증 없이 보도해 소란을 일으켰던 허겸 기자는 스카이데일리에서 퇴사했고 지난 5월 16일 또 다른 극우 매체인 한미일보를 창간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일보는 지금도 부정선거 음모론 기반 가짜뉴스와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된 가짜뉴스를 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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