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2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동에서 발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암살미수 사건의 범인 김 씨가 경찰 조사 결과 수구 단체 주최로 열린 태극기 집회에 수시로 참여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김 씨의 당적 정보에 대해 정당법에 따라 ‘공개 불가’ 방침을 세웠던 경찰은 검찰 등과 협의해 예외 적용이 가능한지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한다.
부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 씨가 보수단체에 가입해 활동한 사실을 확인 중”이라며 “태극기 집회 등 보수 단체 집회 참여 및 가담의 정도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조사에서 범행 동기와 관련 확인할 점이 많다”며 “섣부른 범행 동기 발표가 자칫 정치적 오해를 낳을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또한 경찰은 지난 3일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에서 파악한 김 씨의 과거·현재 당적은 검찰 등과 협의해 공개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기로 했다. 앞서 경찰은 정당법상 불가능하다는 내부 결론을 내려 김씨의 당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경찰은 공범 또는 교사범에 대해서도 수사를 펴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 직후 범행동기는 비공개하면서 ‘단독 범행’이라는 김 씨의 주장은 공개해 ‘축소수사’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경찰이 비판 여론을 의식해 공범수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간 경찰이 보여온 태도가 오히려 음모론을 더 키울 수 있기에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었다.
이보다 전 날인 6일에 경찰은 김 씨를 범행 전 날 차로 태워준 인물을 참고인으로 불러 소환 조사를 했는데 그 인물이 ‘이재명 대표 지지자’라고 밝혀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경찰 측 발표에 따르면 해당 차주는 단순히 이 대표 지지자일 뿐 공범 가능성은 낮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경찰 측의 발표를 액면 그대로 신뢰하기엔 석연찮은 점이 많다. 김 씨는 범행 전날인 1일 충남 아산에서 KTX를 타고 부산역에 도착한 뒤 경남 봉하마을, 양산 평산마을, 울산역, 부산역을 거쳐 오후 부산 가덕도에 도착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의 행적은 이재명 대표가 방문할 곳을 미리 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김 씨는 1일 오후 8시 경에 부산 가덕도에서 10여㎞ 떨어진 경남 창원 용원동의 한 모텔에 투숙했는데 경찰은 김 씨가 이곳에 도착할 때 이 대표 지지자의 외제 차에서 하차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김 씨가 "처음 만난 이 대표 지지자의 차를 타고 왔다"고 진술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물론 충남 아산 출신 김 씨가 부산 지리에 어두운 상황에서 이 대표를 응원하러 온 다른 지지자를 만나 차를 얻어 탔을 개연성은 있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 상에는 뭔가 다른 말이 나오고 있다.
그 김 씨를 차에 태워준 ‘이재명 대표 지지자’와 창원시 진해구 용원동에 데려다 준 벤츠 차량 차주가 서로 다른 사람이라는 것이다. X(구 트위터)에 나온 김 씨를 차에 태워준 ‘이재명 대표 지지자’의 지인으로 보이는 사람 말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 지지자’란 사람은 봉하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평산마을까지 태워다 준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사건이 발발한 직후 경찰에 김 씨에 대해 제보했는데 정작 경찰은 당시엔 김 씨의 신병이 확보됐다는 이유로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헤럴드경제 발 단독 보도로 조력자가 있는 정황이 보도되자 그제야 갑자기 그에게 다시 전화를 했다고 한다.
이 말이 사실인지는 더 확인해 볼 필요가 있으나 만약 사실일 경우 경찰이 조력자 혹은 공범이 있는 것을 덮기 위해 의도적으로 엉뚱한 사람을 들먹거린 것이 아닌지 의심이 된다. 만일 경찰이 말한 그 ‘이재명 지지자’와 용원까지 태워다 준 벤츠 운전자가 다른 사람으로 확인될 경우 경찰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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