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12일 저녁 본지를 포함해 뉴탐사, 스픽스 등 여러 민주 진보 진영 유튜브 채널로 이른바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쌍방울 회장의 수상한 생일 파티 영상이 공개됐다. 김성태는 보석 조건이 거주지 제한이므로 거주지 밖을 벗어나면 안 되는데 이런 호화판 생일잔치를 벌였고 거기엔 전관 출신 변호사들도 대거 등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본격적인 영상에 들어가기 앞서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김성태가 보석 조건을 수시로 위반한 사실들을 들을 수 있었다. 제보자의 말에 따르면 김성태는 지난 1월 보석으로 출소한 이후 거의 일주일에 한 번 꼴로 회사 임원들을 룸살롱 등 특정한 장소로 불러 모아 폭력을 행사했고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라 한다.
김성태가 폭력을 행사한 이유에 대해선 특별한 이유도 없으며 아마도 자신의 수많은 범죄 행위들을 알고 있는 임원들의 입단속을 위해서일 것이라고 짐작만 할 뿐이었다. 심지어 자신보다 연배가 높은 임원들을 상대로도 아무렇지 않게 폭력을 행사했으며 한 번은 "검찰과 같이 이재명 죽일 카드를 하나 더 만들어놨다"며 검찰과의 친분을 강조하는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태는 이재명 대표의 방북 비용을 위한 70만 달러를 2019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태평화국제대회 당시 북한 리호남에게 건넸다며 검찰에게 순순히 협조했는데 문제는 그 자리에서 리호남을 본 사람은 오직 김성태 한 사람 뿐이라는 것이 문제다. 그가 검찰과 모종의 결탁을 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지난 6월 20일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동 소재 쌍방울 그룹 본사 옥상에서 큰 파티가 열렸다. 이 날은 김성태의 생일이었는데 임원들을 쌍방울 본사로 호출해 비밀스럽게 파티를 열었다. 주변에는 쌍방울 본사 옥상보다 층수가 더 높은 건물이 없기에 비밀파티를 열 최적의 조건을 갖췄으며 김성태 또한 자주 비밀파티를 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문제는 김성태는 거주지 제한을 조건으로 보석 허가를 받았는데 거주지를 벗어나 생일 파티를 열었으니 이는 당연히 보석 조건 위반이며 보석 취소가 될 수 있는 사안이란 점이다. 뭔가 믿는 구석이 없다면 이렇게 대놓고 보석 조건을 위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파티에는 김성태를 비호하는 세력들과 조력자들도 대거 참석했는데 확인된 사람을 일일이 열거하면 가수 태진아와 김영기 전 통일부 차관,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 출신 전관 임원, 전직 경찰 간부, 대형 로펌 소속 고위직 전관 변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중 김 전 차관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았던 인물이다.
수상한 점은 더 있다. 김성태는 자신의 재판과 관련해 공범들을 만나서도 안 되고 자신의 재판에 위증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들도 만나선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함께 기소된 많은 사람들이 이 자리에 참석했다. 그 중 한 사람이 바로 쌍방울 부회장인 양선길이었다. 양선길은 김성태가 해외 도피를 하던 중 태국에서 검거될 때 같이 검거된 인물이었으며 현재도 김성태와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 외에 김성태를 오랫동안 따랐던 조폭들도 대거 참석했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 형을 선고받을 당시 '유일한 물증'으로 채택된 '대북송금 회의록'을 제출하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위증한 것으로 의심을 받고 있는 김태균 역시 이 파티에 참석했다. 그는 재판부에 대북송금과 관련해 김성태와 5차례 회의를 했다고 회의록을 제출한 인물이다.

하지만 이 회의록은 작성 당시 전자문서가 아닌 사후 출력본을 제출했기 때문에 위조의 의심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당시 재판을 맡았던 판사 신진우는 이것을 물증으로 채택했고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징역 9년 6개월 형을 선고했다.
또 김태균은 김성태를 2019년경에야 알게 됐다고 주장했지만 제보자 X에게 제보한 사람의 말에 따르면 뭔가 좀 묘한 구석이 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김태균은 경제적으로 곤궁한 상태인데 김성태가 숨줄만 붙을 정도로 경제적 지원을 해주고 있는 사이라고 한다.
또한 두 사람은 1968년 생 동갑으로 10년 이상 친구로 지낸 사이라고 전했다. 특히 김태균이 상장회사 대표를 하던 시절 김성태에게 돈을 빌려 쓰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이 사실일 경우 김태균의 말은 거짓이 된다. 이에 뉴탐사 권지연 기자가 김태균에게 직접 사실 확인에 나섰다.

권지연 기자가 재판에서 증거로 채택된 그 문제의 회의록 디지털 파일을 구할 수 있는지 묻자 김태균은 "그 쪽이 관여할 일이 아닌 것 같다"며 제공을 거부했다. 검찰로부터 증언 회유를 받은 사실에 대해서도 묻자 김태균은 검찰 측과 접촉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비밀파티 참석에 대해서도 자기 지인 후배가 그곳에서 케이터링을 해서 일하는 것을 보러 갔을 뿐 김성태와는 무관하다고 답했다.
다시 쌍방울 옥상 비밀파티로 돌아가면 그곳에는 10여 명이나 되는 강남 룸살롱의 속칭 텐프로 아가씨들도 참석했고 이들은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 중간중간에 끼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제보자 X가 자신에게 제보한 내부자 A에게 아가씨들이 참석한 이유에 대해 묻자 그는 평소 김성태가 강남 룸살롱에 자주 출입한다고 전했다.
파티에 부른 이유 역시 파티장의 '화분', '장식품' 역할을 위해서이며 한편으로 자신을 과시하는 목적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제보자 X가 "김성태가 룸살롱에 자주 간다면 라임펀드 김봉현처럼 김성태도 검사들과 자주 간 것 아닌가?"라고 묻자 내부자 A는 "패턴은 거의 비슷하다"며 고위직 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들 및 현직 검사들과 자주 룸살롱에 갔고 심지어는 보석으로 나와서도 자주 갔다고 한다.
내부자 A 본인이 아는 것만 2~3월 경에 두 번의 자리가 있었다고 했는데 이는 김성태가 보석으로 풀려난 직후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김성태는 거주지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는 제한으로 보석 허가를 받았던 인물이다. 현직 검사가 김성태로부터 룸살롱 접대를 수시로 받았다면 김성태가 이렇게 보석 조건을 대놓고 위반하고도 태연자약할 수 있는 이유도 설명이 된다.

또한 내부자 A는 김성태가 술을 마시는 방에선 참석자나 아가씨들 그리고 마담들도 모두 휴대전화를 수거당하며 거기서 쌍방울 임원들을 상대로 수시로 폭행을 자행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아마도 쌍방울 임원들을 폭행하는 장면을 누군가가 촬영해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휴대전화를 수거한 것으로 보인다.
김성태가 이렇게 버젓이 보석 조건도 위반하며 호화찬란한 생일 파티를 열고 룸살롱도 수시로 출입하는 것은 자신이 믿는 구석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믿는 구석은 바로 '정치 검찰'이다. 대북 송금이 이뤄졌다는 2019년 필리핀 마닐라 아태평화국제대회 당시 김성태 본인이 돈을 건넨 대상이라는 리호남은 그곳에 없었다는 것이 여러 문건과 당시 참석자들의 증언으로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유일하게 김성태만은 검찰이 만든 첩보 영화 시나리오를 따르며 자신이 그곳에서 70만 달러를 리호남에게 건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덕에 이화영 부지사는 옥고를 치르고 있지만 본인은 보석으로 풀려나 천연히 다니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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