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의 美·가치 회복, 생활문화로 자리잡아야 ”
“한복의 美·가치 회복, 생활문화로 자리잡아야 ”
임영수 대전한복연합회 회장
  • 김형철 기자
  • 승인 2012.08.27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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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거리 활성화 및 한복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전국우수시장박람회에 참가하고 한복 패션쇼를 열지만 찾아오는 손님이 없다면 상권은 점점 죽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신중앙시장(B동) 2층 상인 연합회에서 만난 임영수 대전한복연합회 회장은 침통해 보였다. 아버지가 30여 년간 해오던 가업을 이어받아 40년째 이곳에서 매장을 운영해 왔지만 지금처럼 장사가 안된 적은 없었다는 것.

임 회장은 “처음 가업을 물려받았을 땐 전국 각지에서 모여드는 사람들로 정말 하루도 편히 쉬지 못하고 일하기 바빴죠. 몰려드는 일감에 왜 내가 이 일을 해야할까하고 불평불만이 많았지만 생각해보면 그때가 제일 행복했어요. 지금 이런 상황이 올지 누가 알았겠나요”

대전한복연합회를 만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한사람이라도 똘똘 뭉쳐 대형매장과 온라인쇼핑몰 등에 맞서보자고. 이렇게 해서 2008년 10월 9일 대전한복연합회 창립총회를 개최했고, 이듬해 6월 23일 한복점을 운영하는 100여개 업체가 모여 대전한복연합회가 출범하게 된다. 그리고 8월 15일 제1회 영시축제 기념 한복패션쇼를 기점으로 우리나라 전통 한복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전방위적 홍보를 시작한다. 임 회장은 의욕적으로 일을 시작했지만 이때만큼 힘든 적도 없다고 했다.

“전단지를 만들어서 뿌려보고 언론에 홍보도 해봤지만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한복에 대한 관심이 없어 보였어요. 대부분 사람들이 입기 불편하다고 생각하고, 명절 때 아니면 입을 생각도 안하니 공들여서 한복을 만들어 놔도 보고 사는 사람이 없으면 아무 소용 없다는 거죠”

임 회장은 가업을 잇겠다는 사람이 없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곳 매장 사람들의 평균연령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요? 50대 이하는 10명도 안돼요. 대부분이 60~70대, 많으면 80대 할머니들도 있죠. 일본은 가업문화가 잘 발달돼 있잖아요. 알아본 바에 의하면 기모노 한 벌에 500만원을 호가하는 것도 있다던데…. 하지만 이곳 매장에서 파는 한복은 비싸면 50만원에서 60만원 선이죠. 이윤이 별로 남지 않으니 자식들도 가업을 이으려 하지 않아요. 아마도 이들 상인들이 기술을 전수받은 마지막 사람들이겠죠”

임 회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 10월 초에도 대전우수시장박람회에서 한복패션쇼를 계획하고 있지만 과연 사람들이 얼마나 올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회원들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씩 거둬들인 회비만으로 홍보를 하기엔 벅차다는 것. 하지만 점점 입지가 줄어드는 상권을 살리기 위해선 앞으로도 이러한 축제를 계속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가장 큰 문제는 기성세대들이 한복에 대한 자부심이 없다는 거예요. 60~70년대만 하더라도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한복을 입은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특별한 날, 특별한 장소 아니면 구경하기 힘들죠. 정치인, 연예인 등 유명 인사들이 해외순방을 갈 때 한복을 입고 가면 얼마나 좋겠어요.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한복의 아름다움을 해외에 홍보할 수 있을 텐데…”

임 회장은 마지막으로 한복거리를 살리기 위해선 무엇보다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600여년 전통을 간직한 한복인 만큼 과학적이면서도 우리나라 고유의 아름다움이 살아있는 옷은 세상에 없습니다. 상인들도 내부 결속 및 고유 브랜드 개발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고요. 한복의 고유성은 끝까지 지켜가야 합니다. 결혼, 칠순·팔순잔치 등 특별한 날에만 장롱에서 꺼내 입지 말고 평소에도 입는 습관을 길러보는 것이 어떨까요. 한복이 잘 나가면 이곳 상인들도 한복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날 것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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