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이유나 기자] '얼굴이 화끈했다' 혹은 '뜨끔했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같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가 만든 '업무추진비 맛집지도'를 보고 든 감정이다. 대전의 기관장들이 기자간담회, 언론간담회를 위해 기자들과 시민 세금으로 한우집, 참지집 등을 오가며 인당 4만원이 넘는 고가의 식사를 한 내역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나 또한, 취재원들과 네트워킹 명목, 간담회 명목으로 고급 식당에 동행했던 같은 기자로서 부끄러웠다. 물론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의 한도가 5만원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행태가 법에 위배되지 않는다. 하지만, 일반 서
[굿모닝충청 신성재 기자] 도시의 인구 문제는 흔히 ‘얼마나 늘었느냐, 얼마나 줄었느냐’로만 이야기된다. 그러나 도시의 생명력은 숫자의 높낮이가 아니라, 그 숫자를 이루는 사람의 흐름이 어디로 향하는지에서 갈린다. 대전연구원이 6일 마련한 인구정책 토론회에서도 그 지점이 분명하게 드러났다.토론자들은 하나같이 총량 중심의 인구정책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전의 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실제로 중요한 것은 감소라는 숫자 자체가 아니라 그 숫자가 만들어지는 이동의 경로다. 서구에서 유성구로, 다시 세종으로 이어지는 생활권의
[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매년 10월, 충남 예산군의 중심이 들썩인다. 예산상설시장 일원이 하나의 큰 무대로 변하는 ‘예산장터 삼국축제’ 때문이다.여기서 삼국이란 군의 대표 볼거리와 먹거리인 국화와 국밥, 국수를 말한다.민선7기 시절인 2017년 처음 개최된 축제가 올해로 9회를 맞이했다. 오랜 세월 지역민의 삶과 문화가 녹아든 장터의 정서를 되살리고, 관광객에게는 예산의 매력을 알리는 의미 있는 자리다. 올해는 제22회 예산사과축제와 함께 열려 풍성함을 더했다.그러나 지난달 23일부터 나흘 간 열린 축제는 겉모습의 화려함에 비해
[굿모닝충청 신성재 기자] 대전의 지도를 펼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은 중심이 아니다. 도시의 가장 느린 곳, 오래 머무는 문제들이 쌓인 곳이 시선의 무게를 정한다. 대덕구가 그렇다. 산업화의 현장을 지켜내며 도시의 기반을 떠받쳤지만, 행정·문화·교통 인프라의 축적에서는 늘 한 발 비켜 있었다. 균형발전이라는 말은 많이 했지만, 정작 그 절실함은 대덕이 가장 먼저 알고 있었다.30일 한남대 서의필홀. 대덕구민과의 대화 자리에서 이장우 시장은 “지금이 대덕의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요청 예산을 넘어, 필요하다면 내년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윤건영 충북교육감의 재선 도전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상대 진영 후보들이 각축전을 벌이며 8개월여 남은 선거전을 달구고 있다. 교육감은 정당 소속이 아니지만, 교육 성향에 따라 진보와 보수 진영으로 나뉘어 거론된다. 교육에 정치이념을 덧대지 말아야 한다고 누구나 주장하지만, 선거전에서는 어쩔 수 없이 양극으로 구분되는 게 현실이다.윤 교육감은 지난 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던 김병우 전 교육감을 꺾고 당선됐다. 김 전 교육감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표적인 진보교육감으로 불렸고, 윤 교육감은 후보시절 ‘보수후보 단일화
[굿모닝충청 신성재 기자] 국가정보원이 “이미 첩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커들은 그로부터 2년 동안 정부 행정망을 자유롭게 드나들었다. 국정원의 ‘사전 인지’는 결과적으로 ‘사전 대응 실패’의 다른 이름이 됐다.이번 사태는 단순한 해킹 사건이 아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3년(2022.05.10일~ 2025.04.04일)간 이어진 사이버보안 정책의 허술한 구조, 그리고 ‘국정원 중심의 통제’에 안주한 시스템의 한계가 드러난 결과다. 행정안전부와 국정원은 “첩보를 인지하고 대응 조치를 했다”고 강조했지만, 그동안 국가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은 정치인들에게 자신을 알리기 좋은 때 임은 분명하다. 거리마다 현수막이 넘쳐나고, 밥상머리엔 내년 지방선거 얘기가 화두였다.문제는 정치인들이 행하는 알림의 질이다. 청주 시내 곳곳에 내걸린 현수막에서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은 대부분은 한가위 인사를 올린 반면, 국민의힘 인사들은 극단적인 반정부 용어로 장식했다.마치 내 편과 네 편이 큰 강을 사이에 두고 돌을 던지듯이 너무나 갈라져 있다. 자기들 간에는 두 눈을 부릅뜨고 싸우다가도 명절날 주민을 대할 때는 고개 숙여 인사해야 하지 않을
[굿모닝충청 신성재 기자] 대전의 여름밤을 수놓았던 0시 축제가 막을 내렸다. 민선8기 임기 동안 사실상 마지막으로 열린 이번 축제를 두고, 대전시의회에서는 객관적인 성과평가와 청소년 안전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민숙 의원(민주·비례)은 대중교통 빅데이터를 근거로 실제 방문객 수와 외지인 유입 효과를 재분석하며 “축제 효과를 과장하기보다 원도심 상권과의 상생을 도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진영 의원(민주·유성구2)은 심야 공연에 몰린 청소년들의 안전한 귀가와 음주 예방책이 부실했다며 “화려한 무대보다 시민 안전이 먼저”
[굿모닝충청 신성재 기자] 세계는 인구감소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고 있다. 한때 모든 지역을 살려내는 균형발전이 목표였다면, 이제는 ‘스마트 슈링킹(Shrinking smartly without sinking)’, 즉 줄어드는 현실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지속 가능한 길을 찾는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지난 15일 대전에서 열린 국제포럼에서도 이런 문제의식이 강하게 제기됐다. 손정원 런던대학교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모든 지역을 살리려는 기존 균형발전은 비현실적이며 이미 실패했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김상민 충남대학교 도시·자치융합학과
[굿모닝충청 신성재 기자] 지방의원 후원회 제도가 도입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충청권의 풍경은 여전히 냉랭하다. 충남 광역의회를 제외하면 대전과 세종, 충북 모두 설립률이 전국 평균을 밑돌고 있다. 대전은 광역의원 22명 가운데 3명, 기초의원 63명 중 단 한 명만 후원회를 꾸렸고, 세종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이처럼 제도가 힘을 얻지 못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겹쳐 있다. 무엇보다 지역정치의 기반이 약하다. 국회의원 선거에는 열광하면서도 지방의원 개인을 후원할 만한
[굿모닝충청 태안=김갑수 기자] 요즘 충남 태안군이 시끄럽다. 지난 5월 있었던 경찰의 압수수색에 이어 최근에는 단독 보도로 불거진 소위 ‘세금깡’에 이르기까지, 가세로 군수에 대한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가 군수는 기자회견 등을 통해 자신의 결백함을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과 검찰의 수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이상 이를 100% 신뢰할 순 없을 듯하다.다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상황들은 몇 가지 점에서 우려스러운 면이 적지 않다.우선 누군가에 의해 기획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예를 들어 시장·군수를 비롯한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충북도가 2년 연속 9조 원대 정부예산을 확보하며 살림살이 확장을 자랑했다. 다만 청주국제공항 민간전용 활주로 건설과 오송 KAIST 관련 사업 등 지역 경제 활성화의 핵심사업은 손도 못 대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사안의 심각성은 이재명 정부가 국정기획위원회의 충북 관련 7대 국정과제 중 첫머리에 꼽았던 청주공항 관련 사업을 지역에서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다.또한 정부예산의 특성상 도지사를 비롯한 행정과 지역 정치권이 힘을 합쳐 정부와 국회를 설득해야 하지만, 지금 충북은, 김영환 도지사는
[굿모닝충청 신성재 기자] 설명되지 않는 기류가 감지된다. 논란은 커지는데 정작 책임 있는 주체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매입을 추진하는 공무원조차 강하게 부정하지 못하고, 정치권은 옹호 대신 침묵으로 일관한다. 겉으로는 행정 절차가 분주히 진행되지만, 속으로는 ‘문제가 크다’는 신호가 새어나온다. 시정을 책임지는 권력의 중심부에서조차 공개 발언은 삼가면서, 문제 제기 글에는 은근히 호응하는 모순된 기류를 드러낸다.대전시가 추진하는 충청투데이 사옥 매입은 규모부터 적지 않다. 감정평가액만 130억 원에 달하고, 여기에 리모델링
[굿모닝충청 신성재 기자] 국가철도공단을 둘러싼 도덕성 논란이 국회에서 불거졌다. 지난 19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성해 이사장이 협력사로부터 고가 자전거를 제공받았다는 의혹이 집중 추궁된 것이다. 이 사안은 단순한 물품 구매 착오로 치부할 수 없는 문제다. 국무조정실 공직기강위원회 감사까지 거론되며 파장은 확산하고 있다.국회에서 제기된 의혹은 무겁다. 공단은 자전거를 직접 구입할 수 없는 기관인데도, 협력사를 통해 우회 구매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상적 절차였다면 비품대장 등 기록이 남아 있어야 하지만 확
[굿모닝충청 신성재 기자] 지방의 행정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정부가 구상 중인 ‘5극·3특’ 국가균형성장 전략은 전국을 다섯 개 권역 거점과 세 개 특별자치도로 재편하는 초광역 발전 구상이다. 이 가운데 충청권 광역연합은 전국 확산의 ‘모델’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속도를 올리면서, 권역 전략과의 관계 설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대전·충남만의 단독 통합은 행정체계상 ‘중복 구조’를 낳을 수 있다. 광역연합이라는 권역 거버넌스와 통합 시·도의 행정이 병존할 경우, 조직·권한·재정이 겹치고 정책 결정 과정이
[굿모닝충청 신성재 기자] 윤석열 정부가 밀어붙였던 경찰국이 2년 만에 폐지 수순을 밟는다. 누군가는 단순한 조직 정비로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경찰국의 소멸은 '검찰공화국'으로 상징되던 권력 구조의 균열이자, 치안 권력을 누가,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를 둘러싼 국가 철학의 전환점이다. 이 조용한 해체는 경찰을 권력의 부속으로 만들려 했던 기득권 정치와의 결별이며, 동시에 대한민국 치안체계가 시민의 품으로 되돌아가는 서막이다.행정안전부는 지난 3일 경찰국을 폐지하는 직제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2022년 윤석열
[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위한 특별법안이 다음 달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지만, 정작 그 안에는 교육자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조항들이 담겨 충남 교육계가 들끓고 있다.특별법안은 총 7편 296개 조항으로 구성돼 있다. 그 중 교육감 선출 방식 특례 조항은 교육계를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이 조항은 교육감 선출을 다르게 운영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다시 말해 직선제 대신 임명제나 러닝메이트제로 바꿀 여지를 열어둔 것이다.이는 단순한 제도 개편이 아니다. 교육자치의 핵심인 ‘교육의 정치적 독립성’을 훼손하는
[굿모닝충청 신성재 기자] 한 아이가 병상에서 일어날 수 없었다.재활치료는 멈췄고, 병원의 불은 꺼졌으며, 그 곁을 지키던 손들은 끝내 병원을 떠났다.치료의 중단은 협상의 결과였고, 협상은 한 사회의 구조를 비추는 거울이었다.그러나 가장 본질적인 질문은 여전히 남았다.“공공이란 이름 아래, 우리는 무엇을 지키고 있는가.”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어떤 하나의 제도나 기관이 아니다.그 이름은 가장 약한 존재들 중증장애아동의 호흡,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보호자의 숨결,시민이 직접 만들어낸 최초의 ‘공공의 기적’이었다.이 병원의 시작은 병상이 아
[굿모닝충청 신성재 기자] 시민이 청구한 토론회는 열리지 않았다. 대신 세 개의 조례가 사라졌다. 대전시의회가 23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시민사회 3대 조례 폐지안’은,절차는 갖췄을지 모르나, 숙의와 공론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은 비껴갔다.NGO지원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 시민사회 활성화 및 공익활동 증진 조례, 사회적자본 확충 조례 등 이른바 시민사회 3대 조례는 대전시가 지난 10여 년간 추진해온 민관 거버넌스의 제도적 기반이었다. 행정 효율성과 예산의 재편이라는 이유로 일괄 폐지된 이 조례들은, 그 자체의 존속 여부를
[굿모닝충청 신성재 기자] 수백 개의 대리점을 거느린 전국 유통망, 대전·충청권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 그리고 지역 언론이 자주 사용하던 수식어, ‘향토기업’. 타이어뱅크는 오랜 시간 그렇게 불려왔다.그러나 지난 23일, 항소심 재판부는 김정규 회장에게 징역 3년과 벌금 141억 원을 선고하며 법정구속했다. 2017년 기소 이후 약 8년 가까이 이어진 법적 공방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재판부는 대리점 매출의 실질 귀속 주체를 본사로 판단했고, 종합소득세 포탈과 세무조사 방해, 차명계좌 이용 등의 사유로 죄질이 가볍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