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한귀퉁이에서 순대 안주에 막걸리 주전자를 기울이며 정담을 나누는 사람들을 보니 저절로 그 자리에 앉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든다. 또 각종 채소와 건어물 등을 파는 상인들의 모습과 가격을 흥정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정겨움이 넘쳐나는 것 같아 마음 한켠이 훈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막걸리 한잔의 유혹을 어렵게 뿌리치고 찾아간 곳은 중앙시장 먹자골목에 위치한 70년 전통의 ‘함경도집’. 이곳의 주력상품은 소머리국밥인데, 나오는 반찬이 딸랑 깍두기와 김치, 파양념이 전부다.
우선 소와 돼지머리 뼈를 오랜 시간 고아 우려낸 뽀얀 국물에 푸짐한 고기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소금과 파양념으로 간을 맞춘 다음 밥을 말아 한 수저 뜬 순간 형용할 수 없이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란… 기가 막혔다. 아삭아삭하면서도 매콤한 깍두기와 김치를 걸쳐 먹으니 순식간에 뚝배기 한 그릇 뚝딱.
사장님께 담백하면서도 걸죽한 뽀얀 국물을 어떻게 만드냐고 물으니 밤 10시부터 소와 돼지머리 뼈를 함께 솥에 넣어 밤새 국물을 우려낸단다. 오랜 시간 정성이 들어갔으니 이런 맛을 내는 건 당연. 한번 맛보면 단골이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았다. 또한 이곳 손님들은 대부분 연배가 있어 보였는데, 30년 넘는 단골들도 제법 많다고 사장님이 귀뜸해 줬다.
음식점도 점점 대형화돼고 깔끔한 시설을 자랑하는 곳이 많아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입구는 조금 허름해 보여도 이곳 함경도집에서 오랜 지인들과 따끈한 소머리국밥에 소주 한 잔 걸쳐보는 것은 어떨까? △소머리국밥 특 7000원, 보통 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