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어락'의 공포, 홀로 사는 여성에겐 현실이다
영화 '도어락'의 공포, 홀로 사는 여성에겐 현실이다
[리뷰] 여성 대상 범죄 실태 추적한 MBC ‘PD수첩 – 문고리를 흔드는 손’
  • 지유석
  • 승인 2019.02.13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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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방송된 MBC ‘PD수첩 – 문고리를 흔드는 손’은 홀로 사는 여성들이 일상에서 겪는 공포를 심도 있게 다뤘다. Ⓒ MBC
12일 방송된 MBC ‘PD수첩 – 문고리를 흔드는 손’은 홀로 사는 여성들이 일상에서 겪는 공포를 심도 있게 다뤘다. Ⓒ MBC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이권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공효진이 주연을 맡은 영화 <도어락>은 홀로 사는 직장 여성이 스토커에게 시달리면서 겪는 공포를 그린 영화다. 

주인공 조경민(공효진)은 오피스텔에 살며 직장생활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방 도어락 덮개가 열려 있는 걸 발견한다.

경민은 불안한 마음에 이중삼중의 안전장치를 설치한다. 그럼에도 불안감은 가시지 않는다. 급기야 자신의 방에서 직장상사가 살해당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결국 경민은 직장에서 해고 되고 거처도 자의반 타의반 옮기고야 만다. 그럼에도 스토커는 집요하게 경민을 노린다.  

12일 방송된 MBC 시사 고발 프로그램 <PD수첩 - 문고리를 흔드는 손>편은 홀로 사는 여성이 현실에서 어떤 일을 겪는지 추적해 나간다. 방송 내용은 영화 <도어락>의 실사판을 방불케 했다. 

먼저 지난 해 12월 부산대학교 여학생 기숙사에서는 성범죄 사건이 벌어졌다. 범인은 이 학교 남학생으로 밝혀졌다. 

이 학교에서는 5년 전인 2013년 8월에도 성폭행 사건이 벌어진 적이 있었다. 당시 범인은 다른 학교에 다니는 남학생으로 3~4시간 가량 기숙사를 활보하며 범행대상을 물색했다. 

학교 측은 사건 발생 뒤 여학생 기숙사를 새로 지었다. 이때 학교 측은 최첨단 보안시설을 갖췄다고 선전했다. 

그러나 학교 측의 선전이 무색하게 새 기숙사에서 또 다시 성범죄가 발생한 것이다. 변화라고는 기숙사를 새로 지었다는 것, 그리고 학생 1,380명 당 1명이던 경비인력을 2명으로 늘린 게 전부다. 

이 같은 일은 비단 부산대만의 일이 아니다. 여성 1인가구는 범죄 표적이기 일쑤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33세 이하 청년여성 1인 가구의 경우, 신체나 재산상 피해를 당할 확률은 남성가구에 비해서 2배 이상 높았다. 가택 침입 등 주거 피해를 입을 확률도 11배에 달했다.

이와 관련, 강지현 울산대 경찰학과 교수는 "여성들이 성범죄 피해만 많이 당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범죄도 조금은 높게 노출되어 있다. 특히 1인 가구는. 다른 범죄에서도 여성의 피해율이 높다"고 밝혔다. 

성범죄 가해자는 법조시장 블루오션?

영화 '도어락'은 홀로 사는 여성이 겪는 공포를 그린 영화다.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영화 '도어락'은 홀로 사는 여성이 겪는 공포를 그린 영화다.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그런데 'PD수첩' 취재진은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해 냈다. 성범죄자끼리 처벌을 피하기 위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며, 이들을 적극적으로 돕는 조력자의 존재를 드러낸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조력자란 바로 법무법인의 법무사, 혹은 변호사다. 소속 변호사가 지청장 출신임을 과시하는 법무법인이 있는가 하면, 몰카 사건만 100건 넘게 다뤘다고 내세우는 법무법인이 성업 중이다. 

이들이 쓰는 수법은 1) 피해자와 합의 2) 여성단체 기부 3) 심리상담 소견소 제출이다. 범죄가 발생했다면 피해자가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게 당연한 이치다. 그러나 'PD수첩'의 취재 결과를 놓고 보면, 가해자 쪽이 상당한 수준의 법률 서비스를 받는 셈이다.  

대한민국은 '성범죄 공화국'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 권력기관인 검찰 조직에 속한 여성 검사마저 성폭력 피해를 당하니 말이다. 그런데 법무법인이 가해자가 법망을 빠져나가도록 돕는다니, 성범죄 가해자는 법조시장의 블루오션인 듯하다. 

홀로 사는 여성이 쉽게 범죄에 노출되는 이유는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스토킹의 경우 2016년과 2017년 사이 기소된 경우가 단 한 건도 없었다. 

설혹 법정에 선다 해도 가해자에 대한 지원체계(?) 잘 갖춰져 있어 법망을 쉽사리 빠져나갈 수도 있다. 결국 영화 <도어락>의 주인공 조경민이 겪는 공포는 1인 가구 여성들이 일상에서 겪는 공포인 셈이다. 

올해 1월 열린 성소수자 인권 포럼에서는 성소수자에게 안전한 교회가 모두에게 안전한 교회 공동체라는 메시지가 나왔었다. 

이 메시지를 사회 전체로 확장시켜 보아도 무리는 없다는 판단이다. 즉 여성이 안전한 사회가 모든 구성원에게 안전한 사회라는 말이다.

이런 메시지에 비추어 볼 때, 진행자인 한학수PD의 클로징 멘트는 진한 여운을 남긴다. 

“문고리를 흔드는 손, 바로 이 손을 막지 못한다면 여성들의 상처는 더 커져갈 것입니다. 여성들이 마음 놓고 창문을 열 수 있는 세상, 바로 그런 환경을 위해 법과 제도를 바꿔나갈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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