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서산 중고제(中高制)의 마지막 계승자 심화영(1913~2009)과 연관성이 깊은 낙원식당을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충남여성이야기 2>를 펴낸 충남여성정책개발원(개발원) 김종철 수석연구위원은 20일 “충남의 풍류와 멋을 간직한 심화영의 소리와 승무의 원형 및 전통이 유지·전승될 수 있도록 낙원식당에 대한 복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연구위원 등에 따르면 충남도 지정 무형문화재 제27호인 심화영은 1910년 전후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지고 공연을 다녔던 심정순(1873~1937)의 딸이다.
서산 출신인 심정순은 서울 장안사에서 명창들과 어깨를 견줄 정도로, 요즘으로 치면 국내 최고의 인기가수였다고 한다.
고향으로 내려온 심정순은 현재의 서산시청 인근에 낙원식당을 열었고 김창용과 한성균 등 충남 출신 판소리 대가들이 이곳에 모여 풍류를 즐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낙원식당은 그러나 2017년 12월 철거돼 현재는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상태다. 당시 상황을 보도한 <닻개문화뉴스>는 “서산시와 문화예술 관련기관의 무관심 속에 (낙원식당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심화영의 장남 송영우와 큰며느리 윤흥분, 제자 겸 손녀 이애리, 판소리 제자 이은우 등을 상대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 결과 가장 충남다운 풍류와 멋을 표현하고 있는 서산 중고제 판소리가 심화영에 의해 종합·전승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충남지역 소리와 춤의 원형뿐만 아니라 근대 이후 변형되기 이전의 우리나라 판소리와 춤의 원형을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게 김 수석연구위원의 설명이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판소리하면 흔히 서편제와 동편제로 대표되는 전라도 소리를 연상하지만, 그 이전에 충청도의 뛰어난 소리꾼들이 있었으며, 후세 학자들은 이를 중고제라고 말한다”며 “충남의 전통 소리와 문화를 전승해 온 훌륭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공연 등의 문화 콘텐츠로 활용해 널리 확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심화영의 손녀이자 제자(전수조교)인 이애리 씨는 이날 <굿모닝충청>과의 통화에서 “낙원식당을 유허지로 지정하려 했지만 토지주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며 “반드시 복원해 서산 중고제의 전승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서산시 관계자는 “현재로선 낙원식당에 대한 복원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