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미의 세상읽기] 시장은 한 사람의 ‘연인’이 아니다
    [김선미의 세상읽기] 시장은 한 사람의 ‘연인’이 아니다
    희망고문과 갈등 유발하는 ‘돔구장’은 허태정 시장의 ‘드림’인가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19.06.0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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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미 언론인
    김선미 편집위원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1년 전만 해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야 하는 대전시 야구장 건립이 그렇게 빨리 급물살을 탈 줄 누가 알았겠는가.

    특정 사업 하나에 막대한 시민세금을 쏟아 부어야 하는가? 라는 물음

    신축 야구장 부지가 중구의 한밭종합운동장으로 결정됨에 따라 철거가 기정사실화된 대전 유일의 종합 스타디움인 한밭종합운동장 이전 신축에도 당연히 새 야구장 건설비를 능가하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간다. 어쩌면 아시안 게임을 치를지도 모른다. 앞으로 대전시가 스포츠경기장 건설에 막대한 시민혈세를 줄줄이 투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일부라고는 해도 일각에서 일고 있는 베이스볼 드림파크의 ‘돔구장’ 건설 주장이 불편한 이유이다. 새 야구장은 입지 선정에 이어 오는 7월 야구장의 형태와 규모, 상업시설, 편의시설, 운영방안 등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 확정하는 세부 계획 발표될 예정이다.

    솔솔 피어오르는 돔구장 건설 주장은 7월 세부계획 발표를 앞둔 일종의 군불때기로 치부할 수도 있으나 그냥 지나치기에는 왠지 목에 가시처럼 자꾸 걸린다. 미세먼지, 문화행사 유치 등의 이유가 아니어도 돔구장은 야구장뿐만 아니라 모든 야외 경기 종목이 여건만 된다면 누가 마다하겠는가.

    3000억 원 돔구장 주장, 7월 세부계획 발표를 앞둔 일종의 군불때기?

    애초 허태정 시장과 대전시는 신축 야구장을 지붕이 없는 개방형 구장으로 계획했다. 대전시가 지금껏 홍보한 2만2000석 규모에 1360억 원의 공사비는 개방형 구장 건설비용이다. 반면 돔구장으로 지을 때는 관중석 규모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으나 대략 3000억 원 안팎이 소요돼 개방형에 비해 통상 2000억 원 이상 더 많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 역시 폐쇄형 돔구장으로 건설 할 경우 건설비로만 최소 3000억 원 이상 투입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만약 돔구장으로 변경할 경우 개방형 야구장 건설비보다도 오히려 2배 이상 능가해 최소 1700억 원 가까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유지관리비도 개방형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은 연간 60억∼7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유지관리비는 얼핏 건설비에 비해 규모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한 해로 그치는 것이 아닌 수십 년 누적되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만만하게 볼 부분은 아니다.

    돔구장, 건설비와 유지관리비 2배 이상 높아져 엄청난 재정부담

    허태정 대전시장
    허태정 대전시장

    천문학적 돔구장 건설비용은 대전시가 재정상 감당할 수 있느냐?는 물음을 넘어 이를 대전시가 감당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낳게 한다. 일 년에 고작 70일 쓰자고 프로야구라는 특정 사업 하나에 막대한 시민세금을 쏟아 부어야 하는가? 라는 타당하고 합리적인 질문이다.

    대전체육회 산하만 해도 70여개가 넘는 회원종목 단체가 가입되어 있다. 이런데도 돔구장을 지어야 하는가. 야구인들은 돔구장 건설을 충분히 주장할 수 있다. 대전시의 대형 사업이 야구장 신축 하나뿐이라면 대전시 재정이 아무리 열악하다 해도 감당 못할 바도 아니다.
     
    하지만 비용 문제보다도 더 심각한 것이 경기 도중에 게임의 룰을 바꿔도 되느냐 하는 행정상의 문제이다. 애초 부지 선정을 할 때부터 돔구장으로 짓겠다는 계획이었으면 부지 선정 결과도 달라졌을 수 있다. 개방형과 완전 돔구장의 경우 공간 구성, 공간 활용 방식이 달라 당연히 입지 선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민자 유치를 전제했을 때는 더욱 그렇다.

    돔구장 전환은 경기도중 게임의 규칙 바꾸는 격, 행정 불신 자초

    물론 대전시가 돔구장으로 짓겠다고 결정한 것은 아니다. 쓸데없는 기우일 수 있다. 그러기를 바란다. 허 시장은 지난 4월 미국 야구장을 둘러본 후 ‘돔구장’ 이야기를 꺼냈다. “지을 수만 있다면 지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단 “대전의 재정여건을 살펴봐야하고 시장성을 갖고 있는지도 검토해야 된다”는 점을 전제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신중함은 옅어지고 돔구장에 비중을 두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허 시장은 베이스볼 드림파크 자문위원회를 구성하며 “자문위원회가 새 야구장 형태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자문회의 결과 마치 야구장의 형태가 바뀔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내비쳤다. 단순한 수사학적 표현일수도 있으나 공론화위원회에 책임을 미룬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 공론화 과정이 오버랩 된다.

    월평공원 공론화 과정 오버랩 되는 “자문위원회가 야구장 형태 결정”

    허 시장은 새 야구장 부지 선정 때처럼 희망고문과 갈등을 유발하는 애매모호함 대신 확실히 중심을 잡아 소모적 논란을 잠재우기를 바란다. 새 야구장 신축에 있어 허 시장이 우선해야 할 일은 돔구장이 아니다.

    “대전 월드컵경기장의 경우 떠올릴 수 있는 것은 볼링장 정도이고 학부모들에게는 어린이회관 뿐이다”는 아쉬움을 적어도 허 시장이 물꼬를 튼 새 야구장에는 남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이 돔구장이어서 퀸과 방탄소년단이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들썩이게 했는지 묻고 싶다.

    핵심은 타당성과 콘텐츠다. 시장은 만인의 시장이지 한 사람의 ‘연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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