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6] 옛 정취는 사라졌지만...서산시 읍내동 양유정 느티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6] 옛 정취는 사라졌지만...서산시 읍내동 양유정 느티나무
    • 장찬우 기자
    • 승인 2019.07.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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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충남 서산시 읍내동에 가면 ‘양유정(楊柳亭)’이라는 정자가 있다.

    양유정은 본디 버드나무가 우거진 정자가 있는 곳이었다.

    양류정이라는 정자의 이름도 버드나무에서 유래됐다.

    하지만 양유정에서 버드나무는 찾기 어렵고 느티나무가 많다.

    지금은 복개돼 자취를 감췄지만 과거 양유정 앞으로 개천이 흘렀다.

    이 개천 양 옆으로 버드나무가 즐비했다.

    버드나무는 사라지고 느티나무가 많아진 것은 풍수적인 이유 때문이다.

    양유정이 들어선 자리는 지리적으로 마을 동구에 속했기 때문에 느티나무는 풍수상 수구(水口) 막이를 위한 비보림(裨補林)으로 식재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수명이 긴 느티나무가 버드나무보다 오래 살아남아 지금과 같은 숲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양유정은 한때 넓은 면적을 자랑했지만 가로질러 흐르던 개천(명림천)이 복개도로가 되면서 둘로 나뉘게 됐다.

    서선팔경 중 하나였던 양유소연(楊柳鎖煙·양유정에 자욱한 물안개)은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는 풍경이다.

    1980년대 들어 인구가 크게 늘면서 명림천으로 흘러 들어오는 생활하수 많아지면서 수질이 나빠졌다.

    이 때문에 1990년대 복개 공사가 이뤄졌다.

    1960~1970년대까지만 해도 인근 부춘산 옥녀봉과 명림산에서 시작된 맑은 물이 개천으로 흘러들어 천렵과 멱 감는 일이 흔했다.

    개천을 사이에 두고 아름드리나무들이 많이 늘어서 있어 숲은 절경을 자랑했다.

    그 시절 양유정은 만남의 광장이자 유희의 공간이었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예전처럼 숲에서 만나 놀지 않는다.

    양유정 마을 숲 주변은 한적한 주택가로 변모했다.

    그렇다고 굳이 잃어버린 옛 정취를 그리워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서산시가 설치해 놓은 벤치에 앉아 고개를 들면 아름드리 나뭇가지 사이로 부서지는 햋빛이 영롱하다.

    수백 년 세월동안 무수하게 뻗어 올린 무성한 나뭇가지들이 하늘을 덮고 있지만, 바람이 불면 이파리 사이로 눈이 시리도록 푸르른 하늘을 볼 수 있다.

    현재 숲에 남아있는 느티나무는 11그루로 수령은 약 300~400년가량으로 추정된다.

    서산시는 1982년부터 이들 느티나무를 보호수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남도청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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