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시민단체 '여성인권티움'이 랜덤채팅앱을 이용한 13세 청소년 성매매알선 사건을 집행유예 처분한 재판부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로 범죄 온상을 만들고 있다"며 규탄하고 나섰다.
여성인권티움은 11일 성명을 내고, "13세 여자친구를 랜덤채팅앱을 통해 성매매 알선한 대학생A에 대해 대전지법 형사1부가 집행유예 처분했다는 언론보도를 접했다"며 "충격적이게도 항소심 재판부인 대전지법 형사1부(윤성묵 부장판사)는 피해자가 합의하지 않고 엄벌을 탄원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고 피고인 나이나 범행경위를 살필 때 원심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이유로 징역10월의 원심을 파기하고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해 피고인A씨는 구속 상태에서 4개월 만에 풀려나는 상황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피고인A씨는 채팅앱을 통해 연락해 온 남성 2명에게 수십만원을 받고, 미성년자 성매매 알선 행위를 한 범죄로 대전지법으로부터 징역10월을 선고받았다"며 "당시 대전지법 형사8단독 백승준 판사는 A가 '성적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만13세 청소년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은 데다 전파성 높은 채팅앱을 이용해 성매수 남성을 구했으며, 피해자에게 용서받지도 못했고, 피해자에게 대금을 흥정하도록 지시하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시했는데도 피고인A씨와 검찰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랜덤채팅앱이 아동청소년 성범죄의 온상이 되고, 이를 악용한 미성년자 성범죄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최근 전국민을 경악케 한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역시 사법부가 제대로 된 처벌을 하지 않았다"며 "아동청소년성범죄의 양형기준을 높여 강력 처벌함으로써 왜곡된 성인식을 개선하자는 사회적 각성이 일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대전지법이 후진적 판결을 내놓은 것에 매우 충격적이며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일상 속에 발생하고 있는 디지털 성범죄와 디지털 기반 환경에서 아동청소년을 그루밍 방식으로 성적 수단화하는 범죄가 만연한 현실을 우리가 엄중하게 바라봐야한다"며 "특히 이번 사건은 22세의 성인남성이 13세의 아동청소년을 '여자친구'라며 그루밍을 하고, 성적대상화 했을 뿐 아니라 성매매를 알선해 경제적 착취의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한 범죄였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반성한다'는 이유로 선처하고 감형했다는 것은 사법부가 여전히 아동청소년 성범죄를 안일하게 보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성범죄 없는 안전한 사회로 가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범죄가해자에 대한 납득할 수 없는 선처나 감경을 하는 재판부에 있다는 것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주장했다.
여성인권티움은 "대전지법 형사1부(윤성묵 부장판사)가 1심의 판결을 뒤집고 집행유예로 범죄자에게 자유를 준 후진적 판결을 다시 한 번 규탄한다"며 "재판부는 아동청소년 성범죄의 심각한 피해와 해악을 제대로 살피고, 적극적인 법 해석과 적용을 통해 피해자의 회복과 심각한 현실개선을 위해 깊이 고민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