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최고나 기자] "일본 극우들은 자국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기지만 우리나라 극우들은 일본의 이익을 대변한다."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존 마크 램지어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계약관계에 기초한 매춘부’로 규정하는 논문을 내며 국내외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국내 극우 인사들이 램지어 교수 지지 서한을 보낸 사실이 알려져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극우 인사들은 그동안 국내에서도 꾸준히 위안부 문제를 부정해오던 이들이다. 미디어워치를 비롯해 이영훈 전 교수, 류석춘 전 교수, 정규재 논객 등이 그들이다.
미디어워치는 우파 논객으로 유명한 변희재 씨가 창립한 인터넷 언론사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꾸준히 주장해온 언론이다. 해당 사건으로 변희재 씨는 법정구속 된 바 있으며 이우희, 오문영 기자 또한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받았다.
이영훈 전 서울대교수는 ‘반일종족주의’ 저자로 유명하다. 이 교수는 해당 저서에서 일제 식민지 지배의 합법성을 강조하는 등의 내용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반일종족주의는 발매 당일부터 일본 아마존북, 라쿠텐북스 등 일본에서 단숨에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일본 내 ‘혐한 사상’을 일으키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는 강의 도중 학생들에게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비유하며 이를 항의하는 학생에게 “궁금하면 한 번 학생이 조사를 해 볼래요?”라는 발언을 해 정직 처분을 받기도 한 인물이다.
정규재 논객은 ‘펜엔드마이크’ 대표로서 현재 부산시장 자유연합당 후보다. 정 씨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꾸준히 부정하는 모습을 보여왔는데, 위안부 문제를 일본의 책임보다 그들을 방치한 구한말 조정과 국민의 잘못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들의 만행이 알려지자, 정치권도 들썩였다. 더불어민주당 허영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을 통해 “도대체 어느 나라 국민이냐. 왜 국민의힘은 침묵하는 것이냐”, “극우세력에게 품격과 예의에 대한 기대를 저버린 지 오래지만, 최소한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러한 비난에도 자신들의 의견을 굽히지 않고 더욱 관철시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디어워치 편집장인 황의원 씨는 전날 MBC와 인터뷰를 통해 “위안부 문제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일본 우익 얘기가 전적으로 맞다고 생각한다”며 일본 우익의 주장을 옹호했다.
류석춘 전 교수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램지어 교수 논문에 대한 지지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이들이 주장하고 있는 내용은 일본 극우 세력이 오래전부터 주장하던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일본 극우 세력은 대개 제국시대로의 회귀를 꿈꾸며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전범들에 대한 숭배를 이어나가는 모습을 보인다. 과거에 대한 반성은 전혀 없으며 오히려 전범들을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인물로 추앙한다.
일본의 보수 정당인 자유민주당을 지지하는 이들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인정한 '고노 담화'를 뒤엎고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 등 한일 역사문제에 대한 대부분의 사실을 부정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에 대한 혐오감도 매우 높으며 독도 또한 일본의 고유 영토라 주장한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일반적으로 극우란 자문화중심주의를 바탕으로 하며 국익을 우선하는 모습이 강하게 나타난다. 일본의 극우 정당들처럼 말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국내 극우 인사들은 양상이 조금 다르다. 국익을 대변하기는커녕 식민지 근대화론을 바탕으로 한 일본 우익의 주장과 맞닿아있다. 즉, 우리나라의 국익이 아닌 일본의 국익을 강하게 대변하는 모습이다.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자, 일부 네티즌들은 이들을 향해 ‘극우 단체’가 아닌 ‘친일 단체’로 불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 한국사를 가르치는 코네티컷의 더든 교수, 하버드대 카터 에커트 교수, 앤드루 교수 등은 이번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대해 자발적으로 반박하며 이에 반하는 논문을 준비 중이라 밝혔다.
이 와중에 국내의 역사 교수들은 “외부인은 빠지라"며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옹호하고 있으니 참으로 우스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