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16] 나무는 어린 시인을 키운다...논산시 성동면 백합나무와 느티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16] 나무는 어린 시인을 키운다...논산시 성동면 백합나무와 느티나무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1.05.10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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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나무
백합나무

[굿모닝충청 글 백인환, 사진 채원상 기자] 우리 마을 큰 나무는

다 알고 있다.

우리 엄마 아빠

어릴 적!

말은 못 해도

나무는

우리 마을 역사를

많이 알고 있다.

나무는

나무는

다 보고

다 알고 있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뭘 써요, 뭘 쓰라고요?(2015)’라는 책에서 2학년 박산영이라는 아이가 쓴 시다.

아이는 나이 많은 느티나무는 자신의 부모뿐만 아니라 마을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을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썼다.

느티나무
느티나무

김용택 시인은 느티나무와 마을 사람과의 관계를 찾아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한 시라고 평가했다.

논산면 성동초등학교의 운동장은 커다란 느티나무로 둘러싸여 있다.

그중 200살이 넘은 일곱 그루는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으며, 나머지도 보호수 못지않게 커다란 몸집을 자랑하고 있다.

성동초등학교는 1935년 개교이래 7천 명의 졸업생들을 배출했다.

봄부터 가을까지 수많은 어린이들은 뜨거운 햇살과 무더위 속에서 뛰어놀다가 느티나무 그늘에서 숨 고르고 땀을 식히면서 유쾌하게 재잘거렸을 것이다.

누가 누구와 싸웠고, 누가 누구를 좋아하고 있는지를...

그리고 수십 년 뒤, 어른이 된 아이가 자신을 닮은 아이와 함께 느티나무가 서 있는 운동장을 걸으면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모습도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성동초등학교의 입구에 서 있는 백합나무도 느티나무처럼 등하굣길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고 누가 엄마와 선생님에게 칭찬과 꾸지람을 들었는지를 지켜보고 있었을 것 같다.

김용택 시인은 아이들에게 시를 숙제로 내면서 아이들에게 “도대체 뭘 써요, 뭘 쓰라고요?”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한다.

그러면 “글을 잘 쓰려면 나무를 보세요. 엄마를 보세요. 곁에 있는 그 무엇을 따뜻한 시선으로 계속 보세요.“라고 가르친다.

어린이가 글을 잘 쓰는 일은 주변의 사물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고 듣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일임을 늘 강조해왔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보면 아름답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언택트 시대에 사는 우리 아이들은 비대면 수업으로 선생님과 친구 사이의 관계 맺기가 어려워졌다고 한다.

이럴 때일수록 나와 내 주변에 대한 관심을 가지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할 수 있는 아이가 되도록 시를 가르치면 어떨까?

이런 면에서 성동초등학교의 느티나무와 백합나무, 그리고 수목원과 같은 교정은 자연이 말하는 것을 받아쓰기에 너무나 좋은 환경이다.

논산시 성동면 성동로 240번지 30길 : 백합나무 1본 86살, 2021년 기준)

논산시 성동면 성동로 240번지 30길 : 느티나무 7본 206살, 2021년 기준)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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