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라백 만평] 사상초유 '무관중 올림픽', 골판지침대처럼 구겨진 일본의 자존심
[서라백 만평] 사상초유 '무관중 올림픽', 골판지침대처럼 구겨진 일본의 자존심
  • 서라백
  • 승인 2021.07.2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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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서라백] 2020 도쿄올림픽이 우여곡절 끝에 개막했다. 코로나19 속 사상 초유의 '무관중 올림픽'이 열린 것이다. 선수촌의 '골판지 침대'나 '부실 도시락'도 조롱거리로 등장했다. 일본은 애초 기대했던 올림픽 특수마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찌그러진 건 골판지 침대가 아니라 동북아 패권의 부활을 꿈꾸던 개최국 일본의 자존심이다.

지구촌 스포츠 축제를 정치적 관점으로 해석하는 건 위험하다. 그렇다고 마냥 순수하게만 접근할 수 없는 이유는 국가권력의 선전선동 도구로 활용된 역사 속 전례 때문이다. 1936년 나치 독일 치하의 베를린 올림픽이 그랬고, 1964년 일본 과거 도쿄 올림픽이 그랬다.

올림픽이라는 드라마에는 항상 전쟁과 학살, 인종차별과 불평등이 어김없이 등장했다. 전범국이 뒤에서 협작을 벌이면서 스포츠 정신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고, 경제적 기대효과를 따지면서 '감동'과 '하나'를 표방하는 것도 위선적이다.

국제행사에서는 선수들의 경기만큼이나 치열한 물밑 외교전이 펼쳐진다. 하지만 외교 관례를 먼저 무너뜨린 일본의 간사함에 자청해서 놀아나는 바보가 될 필요까지는 없을 터. '실용'을 운운하는 어떤 대선주자의 얄팍한 인식이나 한일관계 회복이 중요하다며 대통령 참석을 종용하는 일각의 무개념은 어디서 기인한 걸까.
  
잔치판이 벌어지는 동안 누군가는 스타로 떠오를 것이고, 다른 누군가는 눈물을 훔치며 귀국 비행기에 오를 것이다. 매스매디어에선 기를 쓰고 메달의 색깔을 따져 등급을 나눌 것이고, 중요한 건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는 표어는 공허하게만 맴돌게 된다.

그러나 오로지 가치있는 것은 선수들이 흘린 땀방울 뿐. 누가 뭐래든 코로나 감염 불안과 폭염 속에서 뛰고 달리며 분투하는 대한민국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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