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신세계는 ‘전망대’를 대전시민에게 허하라!
[김선미의 세상읽기] 신세계는 ‘전망대’를 대전시민에게 허하라!
거대한 굴뚝같은 랜드마크, “저 놈의 건물만 보면 울화가 치민다.” 
야박한 대기업의 생색내기 초등학생 고작 성인 입장료 16% 할인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21.11.2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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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언론인
김선미 언론인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지리산을 가리는 생선회칼을 닮은 날카로움을 극대화한 약 80도를 이루는 예각의 지리산휴게소의 조형물을 보며 유홍준이 읊고 싶었던 시는 김지하의 ‘눈 쌓인 산을 보면 / 피가 끓는다’도 기억의 왜곡이 낳은 ‘저 놈의 산만 보면 / 피가 끓는다.’도 아니었다. 

그것은 지리산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묻어버린 몰역사성과 몰이해에 대한 분노였다.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Ⅰ남도답사 일번지  참조>

지리산 가리는 생선회칼 같은 예각의 조형물, 유홍준의 장탄식

유홍준은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에 생선회 치는 긴 칼 모양의 조형물을 세워놓는 아이디어에 분노하며 이렇게 소리 지른다. “저 놈의 준공탑만 보면 / 피가 끓는다.”고.

대전의 상징적 장소에 모습을 드러낸 한 건물에 대한 내 생각이 딱 그랬다. ‘저 놈의 건물만 보면 울화통이 치민다’ 

“전시 보러 신세계 안 가요?” “당분간 그쪽으로는 고개도 돌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대전예술의전당 공연을 보고 나오는데 밤하늘에 대전 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가 번쩍번쩍 빛나고 있었다. 한마디로 기가 막혔다. 

“당분간은 신세계 쪽으로는 고개도 돌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회색빛 ‘거대한 굴뚝’이 이번에는 알록달록 오색찬란한 ‘색색의 줄무늬 굴뚝’으로 변신한 것이다. 야경에 감탄하는 이도 당연히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색상의 향연은 시각적 피로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툭 트인 인근 지역에 나 홀로 불쑥 솟아 스카이라인을 망친다며 마냥 못마땅해하던 지인은 대전이 ‘촌’이라고 일부러 촌스럽게 한 모양이라고 혀를 찼다. 

부족한 나의 심미안이 그 가치를 몰라보는가 싶어 디자인 전문가와 미술인, 두 사람에게 물었다. 그들은 직설적인 답변이 부담스러웠는지 에둘러 답했다. 

회색의 거대한 굴뚝이 밤에는 색색의 줄무늬 롤리팝 캔디로 변신 

“대중적이잖아요.” 다소 들뜬 분위기의 크리마스, 연말‧연시의 분위기와는 어울릴 수도 있겠다 싶기는 하다. 하지만 일 년 열두 달 삼백육십오일 롤리팝 캔디를 연상케 하는 색색으로 반짝이는 건물을 봐야 하는 것은 아니지 싶다. 

지인은 당분간 신세계 쪽으로 고개도 돌리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래도 ‘올라퍼 엘리아슨’ 전시는 보고 싶었다. 

대전점의 타워동 ‘디아트 스페이스 193’에 설치된 올라퍼의 <살아있는 전망대 The Living Observatory>은 초고층에서 예술 작품을 통해 도시 경관을 바라볼 수 있는 세계 최초 아트 전망대로 소개되고 있다. 

그래도 올라퍼는 보고 싶었다, 고층 전망대에서 바라본 도시경관 

백화점 외형과 야간 조명에 대한 호불호와는 별개로 동시대 현대미술가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을 지역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일단은 감사한 일이다. 무엇보다 대전을 어떻게 풀어냈을까도 궁금했다. 

올라퍼 엘리아슨의 작품도 작품이지만 40층 전망대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뷰로 보여지는 대전의 경관은 그 자체가 거대한 작품이었다. 

굽이치는 갑천, 남쪽의 보문산, 북쪽의 우성이산 등등 대전을 감싸고 있는 4면을 담은 풍경은 압도적이었고 상상 이상이었다. 대전에서 태어나 지금껏 살고 있지만 대전의 동서남북을 이렇게 한 자리에서 조망해 본 적이 없다. 

동서남북 4면을 담아낸 대전의 경관은 상상 이상 그 자체가 작품 

대전시민 모두가 이 같은 대전의 자연경관을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하지만 어림없는 이야기다. 전망대의 진입장벽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전망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성인(20세 이상) 18000원, 청소년/아동(11세 이상~19세 이하) 15000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을 보기 위해 한두 번이라면 이 같은 비용을 기꺼이 부담할 수 있다. 

하지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매 순간 빛의 변화, 계절, 날씨에 따라 시시각각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는 대전을 보기 위해서 매번 적지 않은 입장료를 지불해야 하는 것은 분명 큰 부담이다. 

입장료 부담, 대전시민의 전망대 접근을 제한하는 것은 납득 어려워

40층 전망대가 펼쳐내는 대전의 자연경관도 전시의 일부임을 모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시민의 전망대 접근을 제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무료 개방했을 경우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걱정한다면 작품의 안전성, 쾌적한 관람환경을 고려한 수용 가능한 적정한 인원을 예약제로 운영하면 된다. 

엑스포가 열렸던 상징적인 노른자위 땅을 1년에 고작 지료 120억 원을 내고 30년간 사용하는 신세계다. 3번의 설계 변경을 통해 애초의 건물 디자인도 무미건조하게 바뀌었다. 

이미 대전시민으로부터 적지 않은 수혜를 받았다는 얘기다. ‘전망대’ 정도는 지역민에게 돌려주어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엑스포가 열렸던 상징적 노른자위 땅 내어준 대전시민에 개방해야

키즈카페도 놀이동산도 아닌데 초등학생에게까지 고작 성인 입장료의 16% 남짓 할인한 15000원을 물리는 것은 해도 해도 너무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대기업이 굳이 아이들의 코 묻은 돈까지 챙겨야 하는지 야박하고 치졸해 보이기까지 하다. 

신세계 측은 생색나는 거창한 사회공헌에 앞서 지역공헌, 지역기여는 전망대 무료 개방과 같은 대전시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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