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기의 회초리》 '개소리'에 대하여(On Bullshit)
《백정기의 회초리》 '개소리'에 대하여(On Bullshit)
  • 백정기 칼럼니스트
  • 승인 2021.12.1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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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기 칼럼니스트는 19일
백정기 칼럼니스트는 19일 "거짓이란 사익을 추구하면서 공동체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말하고, 증오와 시기심에서 비롯된 행위를 공동체를 향한 애정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게 거짓"이라며 "그게 바로 '개소리'다"라고 후려갈겼다. 사진=페이스북/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개소리'에 대하여(On Bullshit)(필로소픽)

1.
대선을 향하고 있는 지금 이 시점에서 누군가는 제대로, 권위 있게 이런 말을 해야 하지 않을까?

"저건 개소리!" 

2.
《개소리에 대하여》의 저자는 저명한 도덕 철학자이신 해리 G. 프랭크퍼트(Harry G. Frankfurt)다.

우리 문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개소리가 너무도 만연한다는 사실이다’ 하는 첫 문장은 이 작은 책의 성격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감출 수 없는 매력을 드러낸다.

아무튼, 저자는 세상에 개소리가 만연하다 보니까, 각자 많이 사용하기도 하는 가운데, 사람들은 개소리가 무엇인지, 왜 그렇게 개소리가 많은지, 개소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며 현실을 개탄한다.

그래서 나는 최근에 나온 책의 제목만 모아봤다. 이 중에서 무엇이 개소리일까? 《악을 기념하라》, 《검찰공화국 대선후보 윤석렬과 검찰개혁》, 《개와 늑대와 검찰의 시간》, 《윤석렬의 진심》.

3.
그렇다면 개소리의 반대는 무엇일까?

저자는 개소리가 범람하게 된 이유로 기회주의가 한몫 했다며, 진정성을 상실한 시대를 책망한다.
그래서 진정성을 상실한 개소리의 반대는 진심 또는 진실일까?

천동설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그게 사실이며 진실이었다. 그들은 이 사실을 진심(眞心), 진정(眞正)으로 따랐다. 하지만, 이 시대에는 천동설을 따르는 진심을 '바른 진심'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런 차원에서 진정성이란 정해진 답이기 보다는 진실을 찾는 지속적 열정이다. 또한, 그것은 삶에 대한 태도며 인생 전체를 평가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진정성이란 공동체와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출발한 말과 행동의 일치를 뜻한다.

진정, 진실의 반대는 거짓이다. 거짓이란 사익을 추구하면서 공동체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말하고, 증오와 시기심에서 비롯된 행위를 공동체를 향한 애정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게 거짓, 개소리다.

4.
"네가 뭘 알아. 인간이 다 그렇지" 하는 태도로는 진정한 삶을 살 수 없다. 하나님은 당신과 언약을 맺는 인간에게 거짓말하지 말라고 했다. 이 계명은 단순히 말을 문제 삼는 게 아니다. 나와 언약을 맺었으면 이 언약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라는 뜻이다.

흐라발의 글에서 폐지 압축공의 다음과 같은 고백을 들을 수 있다.
책이라면 질겁하며 단 한 권도 읽지 않았던 만차가 말년에 성스러움의 경지까지 올랐다.’

폐지 압축공에 의하면 그녀는 천사의 조언대로 토목공을 유혹했고, 그 다음엔 차례대로 석수-목수-배관공-기와공-화가-소목장이-늙은 예술가와 살면서 자기 의지로서 자기의 집을 가졌단다. 남자들에게 만차는 창작의 영감을 한껏 불어넣어 엄지손가락만한 존재들을 크게 부풀려준 인생의 뮤즈였다.

물론 천사에게 조언을 받은 여자라고 하지만, 그녀에게 진정한 사랑을 기대하는 것은 개소리에 영혼을 맡기는 짓이다. 이 시대에도 그런 식으로 세상을 사는 사람이 있다.

그처럼 진정성 없는 태도로 이웃을 사랑한다 하거나, 자기가 공동체를 선하게 이끌 자격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답할 수 있는 말은 정해져 있다.

Stop Bullshit!

5.
인생은 진실한 삶을 가치 있게 여길 때 행복하다.

- 자유기고가(목회자)

백정기 칼럼니스트는 '간판없는 교회(Nothing church)'에서 목회 중인 목사로, 대전지역 서점에서 알바 활동을 하면서 《예루살렘 당나귀》라는 책을 집필한 시민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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