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의 눈] 경비원은 동네북인가?
[시민기자의 눈] 경비원은 동네북인가?
  • 홍경석 시민기자
  • 승인 2015.03.27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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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홍경석 시민기자] 4년차 경비원이다. 경비원으로 직업을 바꾸면서 나름 누구보다 열심히 하자고 다짐에 또 결심의 ‘디딤돌’을 가득 쌓았다. 그건 우선 남들보다 한 시간 일찍 출근하자는 것이었다.

이어 남녀노소 누구라도 그들을 보면 내가 먼저 미소를 띠며 친절하게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다음으론 매사를 이해하며 배려하는 긍정마인드를 견지하자는 것이었다. 이런 생각으로 들어선 경비원의 길, 그러나 그 길은 결코 녹록한 길이 아니었다.

우선 업무적 파트너인 짝꿍이 된 이의 성정이 매우 모가 나서 그의 비위를 맞추기가 퍽 힘들었다. 다음으론 근무 형태였는데 처음으로 일을 시작한 날부터 엄동설한이 습격했다.

때문에 하루 종일 밖에 나가 서서 군대식의 거수경례 등 의전을 하자면 정말이지 귀가 떨어져 나가고 발가락은 꽁꽁 얼어서 죽는 줄 알았다! ‘경비원은 보안 업무나 잘 하면 되지 구태여 이런 고생까지 해야 되는 건가?’

하지만 다들 그러하니 신참이 뭐라 어필할 상황과 경우 또한 아니었다. 거기서 여섯 달을 그야말로 개고생한 뒤 지금의 직장으로 이동하는 ‘행운’을 만날 수 있었다. 거기와 달리 이곳은 근무환경이 썩 나았다.

우선 밖에 나가서 의전을 하는, 그래서 마치 한겨울 얼음물에 빠졌다 나온 개처럼 오들오들 떨지 않아도 되어 좋았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잘 옮겼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일했다. 덕분에 작년엔 모범사원 상도 받을 수 있었다.

다만 그럼에도 회사에서의 업무적 지시 등 ‘간섭’은 여전했다. “이것 해라, 저거 해라......” 또한 마치 층층시하(層層侍下)처럼 왜 그렇게 간부들은 많은 건지, 또한 그들의 고압적 지시 따위 등은 여전히 변치 않는 일종의 ‘갑甲질’이었다.

4년째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나갔다. 그들을 보면서 느끼는 바 적지 않아 야근을 하는 때면 책을 낼 요량에 집필에도 몰두하고 있다. 명실상부의 작가로 제 2의 직업 겸 인생을 펼칠 작심에서이다.

어제 또 회사 간부로부터 지시사항이라며 휴대폰으로 문자가 왔다. 현재의 한 평 남짓 주차부스 안에서 근무하는 걸 배제하고 밖으로 나와 의전을 하라는 것이었다. 당연히 동료 경비원들의 불만과 불평이 소나기로 쏟아졌다.

“보자보자 하니까 우리가 뭐 보자긴가?” “경비원이 뭐 동네북인가? 최저임금 100%가 적용되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얼추 무차별로 감원하는 것도 모자라 교묘하게 근무일수를 줄여 실질적으론 급여를 작년수준으로 동결하는 꼼수까지 쓰더니 이젠 별 걸 다 하라고 하네!”

지금의 봄은 그야말로 쏜살같이 지나간다. 그 뒤론 작열하는 폭염과 더불어 혹한이 다시 또 찾아오리라. 밖에 나가 뙤약볕에 살갗마저 물러지고 손과 발까지 꽁꽁 얼어 전전긍긍해야 되는 현재의 이 고단한 경비원 일을 과연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지난 달 친구가 소개해준, 급여가 훨씬 많고 근무환경도 낫다는 곳으로의 이직을 그러나 극구 사양한 나의 앞을 보는 혜안(慧眼)의 무지에 탄식이, 또한 어떤 경거망동이 후회의 밀물로 커다랗게 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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