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을 때만 아니라 심고 나서도 ‘내 나무’ 돼야”
“심을 때만 아니라 심고 나서도 ‘내 나무’ 돼야”
나무와 함께 사는 사람 l 박민우 대전 한밭수목원 연구사
  • 황해동 기자
  • 승인 2012.07.11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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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목철이다. 매년 이맘때면 나도 나무 한 그루 심어야겠다라는 다짐을 하곤 한다. 그러나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무를 심는다 해도 사후 관리는 뒷전인 경우도 다반사다. 새해 벽두에 굳은 결심을 하고 작심삼일이 되듯이.

나무는 인간에게 엄청난 혜택을 전한다. 깨끗한 공기와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요, 지구 온난화 방지와 사회·경제적 혜택까지 더하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중요한 것은 나무를 심고 나서의 관리다. 박민우(40·사진) 대전 한밭수목원 연구사는 심을 때만 내 나무가 아니라 심고 나서도 내 나무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나무를 심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심고 나서도 내 나무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박 연구원에게 나무심기와 관리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나무를 심기에 가정 적정한 시기는 언제인가.

대개 3월 초부터 4월 중순까지로 본다. 이 시기는 겨우내 이어진 생육정지 기간이 지나고 새 잎이 피기 전이다. 그러나 적정한 시기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한 겨울이나 한 여름만 피하면 연중 어느 때나 심어도 된다. 심는 것 보다는 관리가 더 중요하다. 자신이 살 집은 꼼꼼히 따지면서 나무를 심을 때는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생육공간을 잘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적당한 생육공간이란 어떤 곳을 말하나.

“10명이 5평의 집에 살지는 못한다. 큰 나무는 큰 공간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뿌리가 퍼져 나갈 공간 확보가 중요하다. 건전한 생육을 위한 공간은 최소한 수관 폭(가지의 폭) 만큼이 필요하다. 배수가 잘 되지 않고 물이 고이는 곳은 뿌리가 썩는다.”

수종 선택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상록수, 꽃이 피는 나무, 열매 맺는 나무 등 기본은 개인의 취향이다. 그러나 나무를 심는 지역의 기후와 환경만큼은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바람직한 방법은 꽃, 열매, 단풍, 상록 등 다양한 수종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화단을 만드는 것이다. 조화로운 식재가 가장 좋다.”

어느 정도 자란 것이 좋은가.

나무도 사람과 같다. 너무 어리면 면역력이 약해 죽기 싶고 너무 크면 생장환경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 수종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사람으로 치면 초등학생 정도, 3년에서 10년 안쪽의 어린 나무가 적당하다.”

대전지역에 알맞은 수종과 피해야 하는 수종이 있다면.

대전은 대부분의 나무가 잘 자라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난대수종이나 아열대성 수종 등을 제외하면 특별히 피해야 하는 수종은 많지 않다. 유의할 것은 화분에서 자란 나무를 밖에 옮겨 심는 것이다. 이럴 경우 겨울에 대부분 동사한다.”

나무를 심는 요령이 따로 있나.

기본적으로 뿌리를 너무 깊게 심으면 호흡이 어려워 안 된다. 천근성 수종은 뿌리가 지표면에서 30정도, 심근성 수종은 30이상이 되도록 심어야 뿌리의 생리활동이 원활하다. 지표면 이상으로 복토를 하면 호흡이 곤란해 고사할 수 있다. 땅은 뿌리부보다 넓게 파고 배수가 안되는 곳이면 뿌리가 4분의 1 정도 올라오도록 심는 것이 좋다.”

식재 직후 주의할 점은.

뿌리 주변에 공간이 있으면 말라 죽는다. 물 공급이 안 되는 곳일 경우 발로 다지기를 하고 물을 충분히 줄 수 있으면 밟지 않는 것이 좋다.”

성장단계에 따른 관리 요령은.

뿌리가 생리활동을 원활히 할 때까지 물 공급과 병·해충 관리를 해줘야 한다. 크면 전정도 해야 한다. 비료는 어릴 때는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 관심과 애정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관리할 수 있다.”

·해충 관리는 어떻게.

잎을 갉아먹는 놈이나, 응애, 딱지벌레 등 해충이 무엇이냐에 따라 약을 달리 써야 한다. 나무가 죽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중요한 것은 세심한 관찰이다. 어떤 곳에 심어져 있는가에 따라 물과 영양 공급을 달리하고 성장한 후에는 가지치기를 통해 지하부와 지상부의 생리적 균형을 맞춰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밭수목원에 있는 나무병원에 문의하면 친절하게 상담해준다.”

나무병원과 나무의사에 대해 설명해 달라.

한밭수목원에 마련돼 있다. 임학, 조경학, 생태학, 환경분야 등을 전공한 전문 연구사 3명과 민간 전문가인 2명의 나무의사가 전화 상담, 이메일 상담, 현장 방문 등 무료 봉사를 하고 있다. 나무와 방제 지원은 안 된다. 042(472)4972-4번으로 연락하면 된다.”

추가로 조언을 한다면.

심을 때만 내 나무가 아니고 심고 나서도 내 나무가 돼야 한다. 나무도 생물이다. 책임간과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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