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고민 Q&A] 경로당, 명칭 바꿔야(75)
[어르신 고민 Q&A] 경로당, 명칭 바꿔야(75)
  • 임춘식
  • 승인 2016.10.08 05: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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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굿모닝충청 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Q. 경로당을 순수 한글 명칭으로 바꿔 부른다면 뭐가 좋을까요? 경로당, 노인회… 이런 거 말고요. 순수 한글 명칭으로 예쁘게 바꿔 부른다면 어떻게 불리면 좋을까요? 이제 경로당 명칭을 바꿀 때가 되었습니다. 경로당의 이름 자체에서 ‘노인들만 모이는 장소’, ‘노인들만 이용하는 시설’로 비쳐지는 부정적 인식 때문에 노인들이 경로당 이용을 꺼리고 있기 때문입니다.(남 76, 서울)

A. 경로당은 노인들이 모여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 집이나 방을 말합니다. 대한노인회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로당의 역사는 1890년에 서울 용산의 이태원 경로당을 시작으로 2016년 6월 말 현재 전국에 경로당이 무려 약 6만 4천 여 곳이나 됩니다.

오늘날의 경로당처럼 마을의 어르신들이 모여 여가를 즐기는 시설은 이미 고려시대부터있었습니다. ‘사랑방’이 바로 그런 곳입니다. 경제적 형편이 좋은 사람이 자기 집 바깥채의 큰 방 하나를 마을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도록 제공하면 노인들이 그곳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장기, 바둑을 두며 시간을 보내거나 마을 공동의 일을 의논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사랑방’과 함께 ‘누각’이나 ‘정자’가 경로당의 기능을 하기도 했습니다. 누각은 대체로 양반계급의 세력가나 선비들이 잔치를 벌이는 장소로 정자는 대개 서민층이 여가를 보내는 장소로 사용했습니다.

조선시대에 ‘기로소’라는 이름의 매우 특별한 곳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1394년에 태조가 ‘기사’라는 것을 설치해 70세가 넘는 정2품 이상의 문, 무 관리들을 선발해 그들을 위한 잔치를 베풀고 금품을 내려 주었는데, 이것이 태종 때부터 정식기관이 되었는데 세종 때에는 ‘기로소’라는 이름으로 고쳐 부르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경로당 이란 명칭(敬곤경, 경 老어른, 로 堂집, 당)은 어른을 공경하는 집(시설)이 라는 뜻이 담긴 노인여가복지 시설의 명칭(노인복지법상의 명칭) 으로 아주 좋은 명칭입니다. 과거 노인정 명칭보다 한층 순화된 명칭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대한노인회 정관 제38조의 규정에 의하여 조직된 경로당은 대한 노인회의 일선 조직체의 명칭입니다. 경로당은 영조물(노인복지 시설물)의 명칭이기 때문에 법인격의 단체 명칭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더욱이 자치단체로 부터 위탁관리 하는 시설물의 명칭도 경로당, 그 시설물 관리주체의 명칭도 경로당, 그 시설물 이용자도 경로당 회원이기 때문에 경로당이라 하면 무엇을 지칭 하는지 때로는 혼란할 때가 있습니다. 때문에 단체 명칭을 동명이체(同名異體)에서 벗어나 대한노인회 조직체계에 어울리는 명칭으로 개칭 하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그래서 어느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경로당’의 명칭 변경을 추진한 곳도 있습니다.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경로당의 이름 자체에서 ‘노인들만 모이는 장소’, ‘노인들만 이용하는 시설’로 비쳐지는 부정적 인식 때문입니다. 보다 친근하면서도 경로당으로서 품격 있는 명칭을 부여하기 위한 의견이 논의되고 있습니다.거론된 명칭들을 보면, 효행원(孝行院), 효행각(孝行閣), 효행당(孝行棠), 효행정(孝行亭), “실버 하우스‘, ‘100세 쉼터 경로당’, 효행의 집 등등 ‘효’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이름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습니다. 또한 경로당 명칭은 밝은 미래나 희망을 상징하는 ‘광명’, 옛 맑은 우물이 있던 지역특색을 살린 ‘샘골’, 이용 어르신 간 마음을 하나로 하자는 의미의 ‘한마음’ 등 다양합니다.

이는 1980년대 새마을회관으로 사용되던 건물이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경로당으로 명칭이 변경돼 노인들만 이용하는 분리된 시설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주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는 65세 이상을 노인, 어르신이라고 하며 우리사회에서 소외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정신적, 신체적으로 보아도 그분들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은 충분합니다. 우리가 조금만 신경을 쓰면 어르신들에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으며, 노인들에게 큰 보람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경로당은 인생종합대학으로 역할을 하게하여 그곳을 통하여 새로운 교육, 교류, 생산성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해 드리면 기대 이상의 큰 보람을 줄 수 있는 안성맞춤의 시책이 될 것입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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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10-08 17:24:23
효행당(孝行棠)? ---> 효행당(孝行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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