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전세가 들썩… ‘매매가 견인 VS 깡통주택’ 기대·우려 교차
대전 전세가 들썩… ‘매매가 견인 VS 깡통주택’ 기대·우려 교차
1년 사이 1억 상승 등 가파른 상승세 불안감… “매매가도 올라 문제없다” 주장도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7.02.0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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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둔산동 지역 아파트들 모습

[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최근 대전지역 전세가격이 급상승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전세가가 계속 올라 매매가를 추월하면 ‘깡통주택’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와 “전세가가 오르면 매매가도 오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최근 발표된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대전지역 주택 전세가는 전달에 비해 0.21% 상승,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특히 대전지역 전세가는 지난해 중순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가 상승은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지난해 중순 서구 둔산‧월평동 지역에서 성행한 일명 ‘갭(GAP)투자’가 주된 원인이라는 것이 인근 부동산 업계의 중론이다. 

1년 새 동안 1억원 상승?…“시세 차익 노리는 갭투자가 원인”

갭투자란 전세를 끼고 소액 투자로 부동산을 매입해 임대수익이나 차익을 노리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2억 5000만 원짜리 아파트의 전세보증금이 2억 2000만원이라면, 3000만원만 갖고 집을 살 수 있다. 이후 가격이 오르면 되팔아 시세 차익을 챙기는 것이다.

둔산동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학군이 좋고, 입학 시즌이 다가와 전세가가 오른 것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갭투자가 원인”이라며 “이 때문에 이 지역엔 매물자체가 없다. 서울, 대구, 부산 등 돈 있는 사람들이 대전 아파트들을 쓸어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둔산동 C아파트(전용면적 114.63㎡·10층)는 3억 7500만원에 전세로 거래됐으며, 올해 2월 같은 면적(13층)의 한 세대는 4억 7000만원에 전세로 나갔다. 1년 사이에 약 1억 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다만, 갭투자는 둔산동 및 월평동 지역에서만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 내에서 각광 받고 있는 도안신도시의 주요 아파트들은 이 현상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도안신도시 한 공인중개사는 “이곳 아파트들의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는 약 1억원 정도다. 항상 전세수요가 있어 가격은 조금 올랐지만, 둔산동에 비교할 정도는 아니다”며 “이 지역에선 갭투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전세가가 계속 올라 매매가를 넘어서면, 세입자들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일명 ‘깡통주택’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미 매매가와 전세가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아파트들이 여럿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KB부동산 시세와 국토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둔산동 A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12월 거래된 전용면적 70.55㎡(10층)의 매매가는 2억 3500만원이고, 같은 면적(12층) 전세가는 2억 1000만원 이었다. 비슷한 층의 매매가와 전세가가 2500만원 차이 밖에 나지 않았다. 

심지어 둔산동 B아파트는 시점이 다르긴 하지만 근소한 차이를 보이며 거래된 정황이 포착됐다. 전용면적 84.93㎡(9층)의 한 세대는 지난해 10월 2억 1700만원에 매매로 거래됐지만, 그 다음달 11월 같은 면적 같은 층의 한 세대는 2억 1000만원에 전세로 거래됐다. 

해당 아파트들은 갭투자 대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앞으로 대전지역 전세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크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KB부동산 전세(매매)가격 전망지수’(이하 KB전망지수)는 대전의 경우, 전국 유일하게 100을 상회한 106.4를 기록했다.

KB전망지수는 일선 부동산 중개업소가 느끼는 부동산 경기 흐름을 토대로, 3개월 후 아파트 전세(매매) 가격 동향을 조사하는 것이다. 범위는 0~200이며, 기준지수 100을 초과하면 상승세를 전망하는 공인중개사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대내외적 경제불안이 겹칠 경우 주택가격이 하락에 따른 깡통전세 피해도 무시할 수 없어 우려감도 큰 상황이다.  

“매매가·전세가 동시에 올라…깡통주택 평하기 어려워”

대전 지역 아파트들의 모습

반면, “깡통주택는 기우” 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깡통주택은 매매가가 전세가보다 낮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즉 어느 한 쪽은 정체되고, 다른 한 쪽은 상승 혹은 하락해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전 주요 지역 아파트들은 이 가격이 동시에 오르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또 대전은 기업 유치 등 외부 인구 유입 요소는 적은 편이나, 지역 내 대학이 있기 때문에 주택 수요층이 형성돼 있다는 견해다. 충남 논산 등 인근 소도시 학생들은 대전에서 학교를 나와 대전에 자리를 잡는다는 게 근거다. 

이영구 목원대 부동산학 박사는 “C아파트는 전세가뿐만 아니라 매매가도 올랐고, A아파트의 경우도 전세가와 매매가 차이가 2500만원이면 무난한 정도다. 이는 그동안 대전은 시세보다 전세가가 비싸게 형성됐기 때문” 이라며 “현재 전세가의 상승세가 빠르지만 매매가도 오르고 있기 때문에 엄청난 경제위기가 아닌 이상 깡통주택이 발생하긴 어려울 것” 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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