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作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지구에서는 1년에 약 50만 번 이상의 지진, 그 중 우리나라에도 작년에 56차례나 발생하여 관측 사상 2번째로 많았다 합니다. 50만 번 이상의 지진 중, 우리에게 심각한 장애를 주는 지진은 약 140회 정도가 된다 합니다.
기초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무엇이든 반드시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임기응변식으로 땜질을 잘 한다 해도 참이 아닌 것은 허물어지는 것이 바로 진리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기초를 튼튼히 하는 지혜가 부족합니다. 강도 높은 지진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튼튼한 집을 짓지 않는다면 언젠가 불행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툭하면 내 탓이 아닌 네 탓이라고 억지를 부립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대안(代案)보다, 비록 실패를 하더라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늦더라도 백년, 천년을 위한 기본정신이 필요하고, 우리 사회도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그 자리에 있지 않으면 그 자리의 정사에 논하지 않는다(不在其位 不謀其政) ‘는 말에 주눅 들지 말고, 흔들림 없이 피는 꽃이 없듯이 어떠한 고난이 있더라도 든든한 기초를 다듬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