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읽는 아침 | 김영수 사무총장]
손수건 / 문덕수 作
누가 떨어뜨렸을까
구겨진 손수건이
밤의 길바닥에 붙어 있다.
지금은 지옥까지 잠든 시간
손수건이 눈을 뜬다.
금시 한 마리 새로 날아갈 듯이
금시 한 마리 벌레로 기어갈 듯이
발딱발딱 살아나는 슬픔.
우리가 살아 숨 쉬는 이 공간에 매 초(秒) 수백만 비트의 정보가 우리의 감각기관을 통해 흘러들어 옵니다. 비트란 물리학에서 진동수가 약간 다른 두 개의 소리가 간섭을 일으켜 소리가 주기적으로 세어졌다 약해졌다 하는 현상을 말하고 전산에서는 컴퓨터의 정보 처리 장치가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의 최소 단위를 나타내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람은 기껏해야 초당 40비트 정도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나머지 수백만 비트는 사실 정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저 날아다니는 소리에 불과합니다. 어떤 것을 취하느냐 하는 것은 사람에 따라 체질이 다르듯이 정보 내용도 다를 것입니다.
아무리 정보의 시대라 하지만 기껏 아주 적은 소량의 정보를 얻고 있는데도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아는 척 하고 으스대며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것이 참이고, 거짓인지 구별할 여유도 없는 바쁜 오늘날, 광신(狂信)자 들이 권력과 연대하여 겁박(劫迫)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보처럼 속아 넘어가도 좋으니 단 하루만이라도 진정한 자유 시민으로, 아픔과 미움이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정보를 정수(淨水)할 수 있는 능력 때문에, 누구든 거짓과 동행할 수 없음을 알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