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일기] “아빠, 열심히 잘 살게요”
[다문화일기] “아빠, 열심히 잘 살게요”
나의 사랑 나의 코리아! 좌충우돌 ‘다문화 일기’ ⑨ 응웬티텀(베트남)
  • 응웬티텀(베트남)
  • 승인 2018.01.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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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응웬티텀(베트남)] 저는 응웬티텀입니다. 한국에 온지 4년이 되었어요.
저는 한국이라는 나라를 잘 몰랐지만 베트남에 있는 한국 사람들을 보며 한번 가보고 싶었어요.

마침 주위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한국 사람을 소개받게 되었는데 그때 남편을 처음 만났어요. 저는 남편이 너무 멋있어서 첫눈에 반했어요.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남편도 저처럼 첫눈에 반했다고 해요.

저의 부모님은 한국 결혼을 반대하시며 가지 말라고 하였지만 한국 어머님은 반대하지 않았어요.

시간이 흘러 한국에 가게 되었는데 낯선 곳이라 어색하고 걱정도 많았어요.
베트남에서는 혼자 자유롭게 살았는데 한국생활은 너무 힘들었어요.

한국에 와서 남편과 말이 안통하고 생각과 행동도 많이 달라 남편과 자주 싸우게 되었어요.
남편은 간섭이 너무 많았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였기 때문에 나도 가만히 있지 않고 남편에게 대들며 싸웠어요.

싸웠을 때는 베트남에 가고 싶었어요. 심하게 싸웠을 때는 짐을 싸서 베트남에 가려고 했지만 남편이 하루만 생각하고 그때 가고 싶으면 베트남에 가라고 했어요.
저는 화가 나서 생각도 잘 안되고 베트남 갈 생각만 했어요. 그런데  밤중에 갈 곳이 없어 그냥 집에서 잠을 잤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베트남에서 올 때 반대하시던 부모님의 얼굴과 눈물을 흘리시던 베트남 엄마를 생각하니 내가 참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대로 베트남에 갈수도 있지만 한국에서 꼭 성공을 하고 싶었고, 성공을 하지 못해도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내가 바보 같아 베트남에 가고 싶지 않았어요.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남편의 간섭한 이유는 제가 한국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이것저것 알려준 것이었고, 내가 그것을 오해한 것이었어요.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 남편의 마음을 한국어를 공부하게 되면서 조금씩 알게 되었어요.
한국어는 어렵지만 재미있었고 앞으로 한국에서 살아야하기에 열심히 공부했어요.

시간이 흘러 아들을 낳았어요.
아기를 어떻게 키우는지 몰라 힘들었지만 주위에 한국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아기를 업고 다시 공부를 하게 되었어요.
지금 생각하니 힘들었지만 보람 있었어요.

얼마 전 한국어 시험에 도전하게 되었어요. 시험 보던 날 친정어머니와 남편, 두 아들이 함께 시험장에서 저를 응원해 주었어요. 저는 5단계 시험에 도전해서 합격했어요. 나의 가족들에게 너무나 고마웠어요.

시험 합격 후 남편과 함께 친정에 갔어요.
고향에 왔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고 남편한테 고마웠어요.
그리웠던 할머니와 친척들, 친구들을 만나서 너무나 행복했어요.

5일 동안의 베트남 생활이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공항에서 친정 아빠는 눈물을 흘리며 웃으셨어요. 저도 아빠를 보며 “아빠 열심히 잘 살게요”하며 울었어요.
한국에 돌아와서 두 아들 태양이, 태진이를 잘 키우고 교육시켜서 훌륭한 아들로 만들고 싶다는 결심을 했어요.

그래서 여러 가지 문화행사, 축제에도 빠지지 않고 다 참석해서 배우고 있어요.
요즘은 한국요리강습에 푹 빠졌어요. 한국요리를 해서 친구들과 같이 먹고 이야기하고 무엇보다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줄 수 있어 행복해요.

이제는 김치찌개, 된장찌개, 김치, 나물무침 등 요리를 만들고 먹으면서 “한국음식이 맛있어요” 라고 이야기해요.
지금은 요리를 배워서 지역사회 어르신들을 대접하는 봉사를 해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직접 만든 음식을 맛있게 드셔서 기분이 좋고 행복해요.

2013년에 한국에 왔는데 벌써 4년이 되었어요. 한국 사람이 다 된 것 같아요.
아직도 잘 모르지만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한국 사람처럼 자유롭게 사회생활을 하고 싶어요.
저의 꿈은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에요.

베트남에서 간호대학을 다니다가 졸업을 못한 채 남편을 만나 한국에 왔기 때문에 늘 아쉬운 마음이 있었어요. 그리고 한국어 열심히 해서 시집 온 베트남 친구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전문적인 교사가 되는 것이 두 번째 꿈입니다.

마지막으로 나의 두 아들을 한국아빠와 베트남 엄마의 자랑스러운 아들로 성장시켜 베트남과 한국을 연결시켜 줄 수 있는 글로벌 시대에 맞는 멋진 아들로 키우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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