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판사 “좋은 판사는 법리보다 '상황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
김동진판사 “좋은 판사는 법리보다 '상황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
  • 정문영 기자
  • 승인 2018.02.12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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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지난 6일 "이재용 판결에 대하여 동의하지 않는다"라는 함축적인 의견을 냈던 김동진 부장판사가, 12일 “우리 법관들은 자기 스스로가 '좋은 법관'인지 끊임없이 돌아보며 자문할 필요가 있다”며 ‘좋은 법관’의 요건을 정의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좋은 법관'이란 어떤 법관인가? 정의로운 법관? 법규에 충실하기 위해 자신의 법감정을 희생하는 법관?”이라고 자문한 뒤, “좋은 법관은 ‘사려 깊은 사람’일 것”이라고 답변을 꺼냈다.

김 판사는 특히 “사려 깊은 판단자는 일반법규 내지 원리의 중요성도 알지만, 무엇보다도 ‘상황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며 “인간의 행위는 상황에 따라 수많은 다양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런 다양함에 대한 ‘민감성을 지닌 지성’이 요구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요컨대, 좋은 법관이 되려면 법규나 원리의 중요성을 전제로 한 교조적인 판단에 머물기보다는, 인간의 다양성을 감안한 상황인식을 통해 종합적이고 거시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어 “전세계에서 현존하는 법관 중 가장 신망을 받는 분은, 이스라엘 대법원장을 역임한 ‘아론 바락(Aharon Barak)’이라는 분”이라며, 그의 저술 ‘민주주의에서의 법관’에서 정리한 ‘좋은 법관’의 덕목을 떠올렸다.

아론 바락이 주문한 '좋은 법관'의 덕목은 다음과 같다. 최근 비판을 받고 있는 '정치판사'들이 특히 새겨들어야 할 '고언'으로 여겨진다.

①법문을 맥락과 함께 읽으며, 때로는 적극적이고 때로는 소극적인 법관
②법문을 종착점이 아니라 출발점으로 삼는 법관
③법만 아는 게 아니라, 사회문제와 사회의 여망을 아는 법관
④헌법을 포함, 한 조문에 대한 해석은 법체계 전체에 대한 해석임을 아는 법관
⑤자신의 실무를 위한 무기로서 사법철학을 지닌 법관
⑥목적적 해석과 재량 영역에서 균형이론을 개발하는 법관
⑦재판이 그 질에 있어서, 최상의 수준에 이르도록 최선을 다하는 법관
⑧법이 전부라는 생각을 가지지 않는 법관
⑨법을 폐쇄적인 것으로 여기지 않고, 사회의 제반 현상과 연관시켜 생각하는 법관
⑩인간사에는 오로지 하나의 정답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법관
⑪사법이 국가기관 중의 하나로서, 다른 기관들과 균형과 한계 속에 작용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법관
⑫사법이 아니라 봉사임을 알고 실천하는 법관
⑬법정에서 소송당사자의 이야기를 중단시키거나 교육시키려 들지 않는 법관
⑭실수를 인정할 줄 아는 법관
⑮개인적으로나 직업적으로 일관성을 지니는 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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