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취재수첩]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 정종윤 기자
  • 승인 2018.02.25 09:00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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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윤 기자

[굿모닝충청 정종윤 기자] 한 율법교사가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예수님,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을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예수님은 도리어 율법교사에게 “율법에 무엇이라 기록되었느냐, 그리고 네가 어떻게 읽느냐”라며 되물었다.

율법교사는 답했다.
“네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였나이다(누가복음 10장 27절).”

지난 2일 충남도의회는 찬성 25명, 반대 11명, 기권 1명으로 ‘충청남도 도민인권 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충남인권조례) 폐지안을 가결시켰다.

자유한국당 소속 도의원들은 “인권조례로 도민 간 갈등이 일고 있다”며 조례 폐지안을 주도적으로 발의했다.

앞서 2012년 5월께 자유선진당 소속이던 송덕빈 의원과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의원들은 주도해 충남인권조례를 제정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충남인권조례는 만든 사람들 손에 의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와 함께 충남기독교총연합 같은 보수 기독교 단체는 충남도의회의 이 같은 결정에 연일 환영 성명을 내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인권선언문의 제1조 ‘성적지향, 성별 정체성 등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문구를 문제 삼으며 조례 폐지운동을 벌여왔다.

일부 문구가 동성결혼 옹호 및 합법화, 일부일처제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지난 11일과 18일, 2주간에 걸쳐 천안의 한 대형교회 담임목사는 예배시간 ‘이웃 사랑’이라는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

그는 설교 초반부에 “(하나님을 믿지 않는)세상 사람들은 그리스도인들이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사는지를 아주 주의 깊게,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님께서도 하나님의 백성, 자녀들이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신다”고 덧붙였다.

목사는 설교에서 성경에 기록 된 십계명 중 5~10계명까지 6가지 계명을 해석하며 기독교인으로서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다뤘다.

그는 “율법을 글자로만 읽지 말고 율법 속에 담긴 하나님의 마음, 뜻을 읽고 깨달아야 한다”며 “하나님의 백성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런 의미에서 성경의 십계명은 ‘하나님의 백성다운 삶을 살라’는 하나님의 뜻과 명령이면서 그 속에 담긴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목사는 강조했다.

‘무엇을 하지마라’는 계명처럼 단순히 행위를 하지 않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얘기다.

십계명을 비롯한 하나님께서 주신 명령은 단순히 기독교인이 구원 받고 영생을 얻기 위한 율법이 아닌, 기독교인의 사명이다.

목사에 따르면 기독교인은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하나님의 뜻을 이룰 수 있는지 믿는 사람으로 하여금 다시 세상 속으로 들어가 ‘어떻게 살라’고 하는지를 깨닫고 실천해야 한다.

곧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기독교인의 사명인 것이다.

충남인권조례 1장 인권보장의 기본원칙 중 1조에는 차별금지의 원칙 ‘충남도민은 성별, 나이, 외모, 장애, 인종, 종교, 병력, 사상, 신념, 출신 및 거주지역, 결혼여부, 가족구성, 학력, 재산,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국적, 전과, 임신, 출산 등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한다.

또한 ‘충남도는 모든 차별행위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도민의 인권을 보장한다’며 앞선 조항을 뒷받침하고 있다.

보는 바와 같이 인권조례 자체에는 동성애를 조장할 만한 단서가 없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인 마냥 해석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정치적 제물로 전락한 충남인권조례, 보수 기독교 단체를 비롯한 조례 폐지안 찬성 도의원들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이웃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 보길 바란다.

조례 본질을 왜곡·해석하지 않고 평등한 이웃 사랑, 그것이야말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거룩한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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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2018-02-26 22:44:39
하지만 법이 반드시 답이어야 할까요?사실 여러분이 말하고 있는 차별없는 세상은 그들만을 위한 세상이라는 걸 아름답게 쓴 환상입니다.더군다나 서로 관용과 합의와 대화보다 분노와 증오, 복수만이 오가는 이런 현실에 그런 세상은 성립되어선 안 됩니다.전 차별금지법이 없더라도 우리가 좀 더 노력한다면 법 없이도 차별이나 혐오가 없는 세상이 올 수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그것도 단순히 그들만의 세상이 아닌 모든 존재들이 다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말입니다.하물며 법 하나에도 갖가지 부작용과 남용,그 법을 이용한 비겁한 수단들도 판을 치는데

X 2018-02-26 22:49:31
차별금지법이라고 예외는 없을 겁니다.법 이후에 벌어질 또 다른 악영향이나 법 남용,혹은 법의 허점을 악용한 악행 사태라던지 그 뒷감당을 어떻게 책임져야 하는 건지,그리고 그 차별이 단순히 심리적인 측인지 객관적인 측인지 그 애매한 선에 대해서 논의도 필요하며 무엇보다도,그 법에 있어 양측 다 중요한 합의점을 찾는게 중요합니다.당장은 어려운 시기도 있을테고 시간 문제도 걸리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건 아니라고 봅니다.서로 언성과 자기 주장만 밝힐게 아니라 이젠 합의점을 찾아야 합니다.아무리 정당한 이유가 있더라도 절차란 게

X 2018-02-26 22:54:39
있잖습니까?지금은 급하게 나올 필요가 없습니다.변화가 일어났던 다른 국가들의 사례 중 긍정적인 사례만 바라보지 말고 부정적인 사례도 같이 바라보고 그
문제를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 것인가 등등을 점검하고 고민하고 논의하며 합의점을 찾아가서 법을 개정해나갈 방향이 옳은 줄 알립니다.무작정 서로 다르다고 마음의 문을 닫고 상대조차 안 하려 든다면 여러분들이 말하는 차별없는 세상은 어떻게 옵니까?하물며 그 법 하나에 다른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게 될 텐데 그 부분은 누가,어떻게 책임을 져야 옳은가요?정이 식어버리고 한만 넘쳐나는

X 2018-02-26 22:59:15
세상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거 다들 알 겁니다.하지만 이미 세상은 개인주의에 이기적으로,그리고 자기 원하는 것만 채우려고 드는 그런 세상으로 되어가고 있습니다.당장 그것부터 변화시켜야 옳은 방향으로 가는 세상이 아닌가요?조금만 잘못하고 실수해도 득달같이 달려들고 어떻게든 남을 욕하고 떨궈서 그걸로 만족하면서 살아가는게 아무렇지도 않은 세상입니다.서로에게 냉정하고 따뜻함 하나 찾아볼 수 없는 세상..그런 세상을 향해서 그러는 거 아니라고 얘기라도 해 본 적 있습니까?그런 세상을 살아가도 아무렇지 않은가요?정 또한 한과 흥처럼

X 2018-02-26 23:03:40
우리 한국 사람의 고유 정서입니다.그런데 지금 사회는 그런 정이 죽어가고 있어요.서로 용서와 사랑이 없고 분노와 증오만이 오가는 세상입니다.끼리끼리 놀고 자기 무리가 아니면 버려진다는 것 자체가 이미 원시적이고 야만적인 부분이 아닙니까?사람이 문제가 아닙니다.살아온 환경이,사회가,세상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고 있다는 겁니다.그걸 눈치챈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진정으로 차별과 혐오가 없는 세상을 만들려면 불편을 감수하고 팔을 뻗는 것부터 시작하는 일 아닌가요?팔조차도 뻗지 않은 사람들이 벌써부터 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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