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된 사랑
내 마음 우물에서 물 한 바가지 퍼내어 건네준다
버들잎 솔솔 뿌려
까닭을 묻는 그에게 ‘사랑한다’고 대답한다
너무 많은 사랑에 체하면 안 된다고 답한다
적은 양에도 그는 늘 체했다
그 손끝을 따면 검붉은, 죽은피가 솟아올랐다
날마다 조금씩 그의 피는 죽어갔다
어서 내게서 도망가라 말한다
도망가는 등 뒤에 화살을 겨눈다.
마음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아직까지 완전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심리학에선 마음이란 뇌의 활동의 결과를 말하는 것이며,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 모두 실제로는 뇌에 통제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의학에서는 사람은 약 60조억개의 세포를 가지고 있고, 뇌의 세포는 약 140억 개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성인은 약 10만개를 쓴다고 하는데 일생동안 뇌 세포의 약 10% 밖에 쓰지 못한다고 합니다. 나머지 90%는 저장되는 게 아니라 파손된다고 합니다.
사랑의 큐비트 화살을 맞아 중독된 사람의 하루하루 사용되는 뇌세포는 얼마나 될까요?
화가는 그림으로, 음악가는 노래로 혹은 연주로, 시인은 시로 토해내는데, 답답함을 가슴에 묻어두고 침묵으로 지탱하는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은 어떠할 런지요?
어디 중독이 사랑에만 있던가요? 아편과 같다는 정치에 중독된 사람들, 허명(虛名)이라도 좋으니 감투 하나 써보고 싶어 늘 상 카메라 앞으로 뛰어가는 사람들, 나이 값 못한다고 손가락질 받아도 때만 되면 훈계하려는 잘났다는 중독에 걸린 사람들에게 겸손이라는 화살을 쏘아 보냅니다.
다가오는 정치의 계절에 당장 화살을 맞으면 중독에 걸리는 그런 화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