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지사는 15일 독립기념관 겨례의 집에서 광복회원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6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통해 “입으로만 반성하는 무책임한 자세와 무성의한 유감표명으로 오히려 우리 국민감정만 더 악화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안 지사는 또 "이제 충청도도 21세기 아시아 시대를 준비해 대한민국의 중심을 넘어 아시아의 중심으로 도약해야 한다"며 "개항기에는 목포항과 인천항이, 산업화시기에는 부산항이 중심이었다면 21세기 환황해권시대는 당진항, 대산항, 서산항을 중심으로 한 중청도의 해안선이 그 주역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독립유공자 포상과 경축사, 축하공연, 만세삼창 등의 순으로 진행됐으며 특히고(故) 최덕관 선생과 고(故) 이희림 선생이 독립유공자로 선정돼 각각 훈장(애국장)과 대통령 표창을 안희정 지사로부터 전수받았다.
최덕관 선생은 1919년 3월 13일 경남 김해읍 시장에서 독립만세 운동에 참여했다 체포돼 징역 8월을 선고 받고 옥고를 치렀으며, 같은 해 10월 27일 형 집행정지로 석방된 뒤 40여일 만인 12월 8일 순국했다.
이희림 선생은 1919년 4월 1∼4일 충남 홍성군 금마면에서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했다 체포돼 태(笞) 90도(度)를 받은 사실이 확인돼 포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제67주년 8.15 광복절 경축사
존경하는 충남도민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하신 독립유공자와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은 제67주년 광복절입니다. 잃어버린 나라의 주권을 되찾은 기쁨과 감격의 날입니다. 거리마다 고을마다 태극기가 물결치고, '대한독립 만세'가 울려 퍼졌습니다. 그 숭고한 뜻을 기리며,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아울러 조동빈, 이일남 애국지사님을 비롯한 독립유공자 여러분께도 도민 여러분, 저는 또한, 지난 제국주의 침략사가 남긴 한·일간의 과거사를 여전히 풀지 못하고 있는 현실 때문이기도 합니다. 물론, 돌이켜보면 지난 반세기동안 우리 국민이 이뤄놓은 성취는 매우 큽니다.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적 성취와 민주주의의 발전을 이뤄냈습니다. 사회, 문화 각 분야의 비약적인 발전도 있었습니다. 세계가 우리의 발전을 경이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해방 직후 우리는 항일 독립운동의 정통성에 기반한 통일된 정부를 세우는 데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한반도는 동서 냉전의 전초기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왜 이런 비극이 벌어져야 했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단결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100여 년 전 우리는 주권을 빼앗겨야했고, 67년 전 한반도는 분단으로 치닫게 된 것입니다. 역사는 반복합니다. 나는 100여 년 전, 그리고 67년 전 그 우를 반복하지 않아야할 의무가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제 불행했던 분단의 역사를 극복하고, 민족의 화해와 평화, 그리고 통일의 시대를 열어가야 합니다. 이것은 민족사의 간절한 염원이자, 헌법이 우리에게 부여한 명령입니다. 남북한 평화체제에 기반한 북방경제시대가 열리게 되면 60년대와 70년대의 베트남 특수나 중동 특수에 비교할 수 없는 비약적 발전이 가능할 것입니다. 통일된 한국의 2050년 위상은 세계 10위의 국력과 1인당 GDP 8만 6천 달러가 될 것이라는 연구보고가 있습니다. 생산가능인구가 58%로 늘고, 국방비도 2050년까지 1조 8천 862억 달러를 아낄 수 있다고 합니다. 즉 통일이 우리 경제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세계가 통일대한민국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문제는 남과 북의 전향적인 자세입니다. 지난 60년 동안 남북이 스스로 합의한 역사를 잘 지켜내야 합니다. 오히려 우리로 인해 주변 강국들이 화해하고 협력하는 평화의 신질서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것이 한반도가 평화의 발신지가 돼야 한다는 선열들의 뜻이자 꿈을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민 여러분, 저는 일본에게 거듭 제안합니다. 지난 20세기의 불편했던 과거를 매듭짓고, 함께 새로운 21세기로 나아갑시다. 21세기는 아시아의 시대입니다. 지난 20세기 침략과 가해의 역사가 청산되지 않은 채 책임 있는 아시아의 일원이 되려면, 먼저 도덕과 인권과 민주주의의 선진국으로서 입으로만 반성하는 무책임한 자세는 일본의 미래에도, 아시아의 미래에도 잠깐 기억해봅시다. 하지만 침략시절 강점했던 독도문제를 비롯해서, 위안부 문제, 역사 교과서 문제, 신사참배 등 어느 것 하나 해결된 것이 있습니까? 무성의한 유감표명으로 오히려 국민감정만 더 악화되었습니다. 이제 당신들이 스스로 말한 그 반성을 행동으로 실천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시아 각국과 대한민국이 요구하는 것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일본에 대한 한풀이를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21세기 아시아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위해서 일본의 참회와 반성,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까지 독립과 동양평화를 외쳤던 안중근 의사와 물론 과거사 문제에는 우리 스스로의 반성도 필요합니다. 정통성 없는 정부에 의한 불철저한 한일협상이 일본의 무성의한 태도에 빌미가 되지는 않았는지, 우리 스스로 역사 바로 세우기에 대해 얼마나 철저했는지 되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민족사의 정통성과 대한민국의 법통성이 바로설 수 있으며, 그런 대한민국이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제국주의와 냉전, 이념과 대결의 20세기가 저물고, 평화와 번영의 21세기가 떠올랐습니다. 그 21세기의 주역은 바로 아시아가 될 것입니다. 우리 충청도도 저는 충청의 힘을 믿습니다. 충청이 지녀온 느림과 여유는 삶의 질과 행복지수를 중요하게 여기는 21세기에 어울리는 품성입니다. 또한 충청인의 올곧은 선비정신은 물질의 시대를 넘어 가치의 시대를 이끄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 저는 부드러우면서도 강하고, 느리면서도 빠른 충청도의 역사가 앞으로 21세기를 견인해낼 것이라고 믿습니다. 개항기에는 목포항과 인천항이, 산업화시기에는 부산항이 중심이었다면, 이제 21세기 환황해권시대는 당진항, 대산항, 서산항을 중심으로 한 충청도의 해안선이 그 주역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또한 내년 1월 출범하는 내포신도시는 이러한 충청도의 새로운 미래입니다. 내포신도시는 21세기 환황해경제권의 중심이자, 세종시와 함께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이 될 것입니다. 그 역사적인 출발을 위해 도민 여러분께서도 나무 한그루, 돌 한개 쌓는 심정으로 도청이전 사업에 온 힘을 기울여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8.15 영령들께 고합니다. 애국지사 영령들이시여, 그리고, 새로운 충청의 역사, 내포시대의 성공을 응원해 주소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