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리선언은 인간, 동물, 지구를 위한 필연적 선택
동물권리선언은 인간, 동물, 지구를 위한 필연적 선택
이종하 책의 정원 ㅣ마크 베코프의 '동물권리선언'
  • 이종하
  • 승인 2012.07.10 15: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악마 에쿠스’, ‘철근악마’, ‘진돗개 장군이 도끼 참살’ 등 최근 미디어에 공개된 잔혹한 동물학대 사례이다. 미디어에 공개되는 사례는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다. 왜 동물학대가 일어나는가? 다양한 원인분석이 가능하다. 먼저 반려동물 개체수의 증가가 동물학대로 이어지는 원인을 제공한다.

2010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보고서’에 다르면 전국 반려동물 사육 추정 가정대략 335만여 세대로 총 가구수의 17.4%에 해당된다. 개체수의 증가는 직접적인 학대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유기라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나타난다. 년간 10만여 건의 반려동물 유기가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다.

사회심리적 원인으로는 약자인 동물학대를 통한 정복욕과 쾌감, 불만족스러운 개인의 상태의 잘못된 표출 등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대책은 무엇인가? 동물보호법 홍보와 학대자 처벌강화, 동물보호 교육과 같은 차원만으로 동물학대가 줄어들 것인가?

오늘 <책의 정원>에서 소개 할 마크 베코프(Marc Bekoff)의 <동물권리선언>은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한다. 그는 <동물들의 감정생활>, <야생의 정의> 및 침팬지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동물보호 운동가인 제인구달과 <생명사랑 십계명>의 공동저자이다. 베코프는 <동물의 권리>를 주장한다. 그의 동물권리 선언은 동물해방론자인 피터 싱어의 경우처럼 육식의 금지와 ‘채식주의’라는 급진적인 방식이 아니다. 베코프는 <동물권리선언>은 ‘감정과 지각능력이 있는 동물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온건한 방식이며 동시에 단순히 작은 구체적 행동을 요구하는 ‘행동주의’방식을 취한다.

베코프는 왜 동물의 권리를 인정해야만 하는지를 크게 6가지로 제시한다.

첫 번째는 모든 동물은 지구를 공유하며 우리와 더불어 살기 때문에 동물의 권리가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베코프는 지구를 독식하는 인간의 소위 종우월주의(speciesism)에 기초한 인간의 동물에 대한 인식과 다루는 방식을 비판한다. 동물들도 도구의 사용, 도덕의식, 유머, 언어와 문화, 죽음의식, 자아의식이 있으며 인간과 동물사이에는 단지 ‘정도’의 차이일 뿐이라는 것이다. 정도의 차이가 지구의 자원을 독식하고 지배하는 정당성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역설한다.

동물의 권리를 인정해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동물은 생각하고 느낀다’는 사실이다. 베코프는 거울에 비췬 자신을 인식하는 까치, 침팬지,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대해 ‘후회를 하는 원숭이’, ‘죽음을 대한 애도와 함께 장례의식’을 하는 고릴라나 코끼리, 규칙을 어긴 개미나 원숭이들이 동료에게 가하는 처벌, 고통을 지각하는 게, 바다가재, 복수하는 코끼리의 사례를 통해 동물이 생각할 줄 알고 희로애락의 감정을 그들의 방식으로 느낀다고 말한다. 이것을 인정하려하지 않는 한 동물의 권리는 지켜지지 않는다.

세 번째는 ‘모든 동물은 온정적이며 인간에게 온정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주장이다. 여기서 베코프는 동물이 소위 ‘도덕적 지능’을 가지고 도덕적 행위를 하고 있음을 수많은 사례에서 보여준다. 같은 종 내에서만이 아니라 다른 종간의 서로 도와주는 동물들의 ‘야생의 정의(wild justice)'를 소개한다.

네 번째 이유는 ’교감은 배려로 단절은 경시로 이어진다‘는 이유이다. 이 장에서 베코프는 동물 공장형 농장, 도축산업의 잔혹한 행위들을 비판하며 동물을 다루는 방식을 바꾸기를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5분마다 25만 마리가 식용을 위해 도축되며 미국인이 77까지 산다고 가정할 때 평균 2500마리의 닭을 먹는다고 지적한다. 그는 인간이 ’도덕적인 식사‘를 하기위해서 잔혹한 공장형 도축산업에서 제공된 육류를 거부하거나 육류소비를 줄여나갈 것을 제안한다.

동물의 권리를 존중해야 할 다섯 번째 이유는 ’우리가 사는 세상은 동물들에게 온정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이 장에서 베코프는 각종 동물실험, 서커스나 스포츠 및 오락에 동원되는 동물의 비참함을 다룬다. 동물실험의 경우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동물실험을 거친 100개의 의약품 중 92개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을 통과하지 못한다는 점과 동물실험에 의한 의약품의 개발이 인간의 사망률 감소에 미친 영향이 지극히 미미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동물실험을 반대한다. 또한 동물원 찬성론자의 종의 보존과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논거가 근거 없음을 주장한다.

동물권리 선언의 여섯 번째 근거는 동물에 대한 ‘온정은 살아 있는 존재와 세상에 도움을 준다’는 점이다. 이 장에서 베코프는 동물권리 운동을 세계적 차원에서 구축하고 온정주의 운동을 전개할 것을 제안한다. 특히 동물원, 동물실험 종사자, 동물가축 농장주에 대한 동물권리 운동을 강조하며 동물권리에 반하는 정책이나 사건들에 대하여 광범위한 반대운동을 전개할 것을 호소한다.

베코프의 <동물권리선언>이 다룬 동물의 권리를 다룬 책들과 구별되는 점은 동물권리를 위한 ‘작은 변화’와 함께 동물에 대한 온정적 관점과 실천이 동물과 인간 그리고 지구의 평화와 지속가능한 삶 및 인간의 상호연대를 강화한다는 것을 역설하는 데 있다.

동물과 인간 그리고 지구를 위해 나와 한국사회는 어떻게 동물의 권리를 보호 할 것인가? 작은 변화와 중대한 변화가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동물의 권리인정은 동물에게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 유익하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