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왜 ‘우리’에 집착하고 ‘타인’은 배척할까?
인간은 왜 ‘우리’에 집착하고 ‘타인’은 배척할까?
폴 에일릭·로버트 온스타인 ‘공감의 진화’
  • 이종하
  • 승인 2012.07.1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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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작은 전쟁, 인종차별, 종교전쟁, 착취, 조직폭력, 경제적 불평등의 가속화, 기아, 신종유행병, 환경의 위기…. 지구별이 갖고 있는 위와 같은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위기의 지구별의 수많은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전략과 방법이 있는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오늘 <책의 정원>에서 소개할 폴 에일릭과 로버트 온스타인의 저작 <공감의 진화>는 바로 이 문제를 쟁점화 한다.

지구별의 위기와 관련해 저자는 먼저 ‘지속가능하고 평등한 사회’로 인류가 진입하기 위한 손쉬운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지금까지 지구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제안들과 상당히 다른 차원에서 문제의 해법을 제시한다. 문제를 푸는 열쇠를 다름이 아니라 나와 타자, 우리사회와 다른 사회, 우리 민족, 국가, 인종과 다른 민족, 국가, 인종 사이의 ‘공감의 부재’를 극복하는 데에서 찾기 때문이다.

공감(empathy)이란 동정(sympathy)과 달리 ‘다른 사람의 기분과 경험을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에일릭과 온스타인은 인간이 단순히 경제동물이나 합리적인 사고와 판단만을 추구하는 냉혈한이 아니라 공감능력을 갖고 있는 동물이며 이것을 진화의 결과로 간주한다.

저자는 인류의 공감능력의 손실과 부재에서 발생한 지구호의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으로서 공감능력의 회복을 거듭 주장한다.

저자는 공감능력의 회복이라는 단순한 규범적 주장에 그치지 않고 인류의 차원에서 공감능력을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좁은 ‘우리’라는 배타적 집단 개념에 집착하지 말고 인류가 운명공동체라는 인식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지구가족이라는 확장된 가족개념으로 나아가야 한다. 둘째, 민족국가의 틀을 벗어나 초국가적인 ‘민주주의 세계정부’를 구성해야한다. 셋째, 세계의 교육과정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 개편의 방향은 우리 vs 타인이라는 관념을 버리고 인간의 정체성, 경쟁보다는 공감과 협동능력, 지구인의 문화적 보편성 교육과 차이가 아닌 유사성 교육프로그램의 실천으로 가야한다. 넷째, 공감이 확대되고 지구인들이 유사가족 관계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운영과 관련되거나 중요한 사회적 의제에 관한 정보민주주의가 실질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다섯째, 사회기관이나 영리기관들에서 강도 높은 조직의 체질개선이 요구된다. 영리나 관리의 개념을 넘어서 공감과 공존의 가치를 추구하는 조직 원리로 재편되어야 한다. 여섯째, 공감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법률의 제정이 필수적이다. 가령 세금관련 법규, 사회복지관련 법률, 진실화해위원회 등도 공감확대를 위한 법률이다.

이 밖에도 저자는 협동 양육 제도, 매체의 국영화, 국제 가버넌스 구성 등 다양한 제안들을 제시한다. 그러나 독자의 입장에서 에일릭과 온스타에게 다음과 같이 묻을 수 있다. 그러한 제안들이 과연 현실화될 수 있는가? 지나치게 유토피아적인 구상이 아닌가? 이기적 본성의 인간을 공감과 협동의 본성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가? 오늘날 지구별의 문제를 공감의 부재문제로 단순하게 환원시킬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하여 저자는 국제협력과 종교적 근본주의자들의 국제적 구호활동 등 희망의 징표들을 제시한다. 동시에 인간본성이란 변하지 않는 어떤 실체가 아니며 인간이 처한 환경에 따라 세대를 거쳐 변화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저자가 언급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에 앞서 전지구적 차원과 내가 관여하는 생활세계에 ‘공감적 관계형성’이 전방위적 차원에서 구축되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우리는 물어야 할 것이다. 지금 나와 타자, 나와 한국사회, 나와 세계와 공감을 방해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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