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읽는 아침] 저무는 강-민병도 作
[詩 읽는 아침] 저무는 강-민병도 作
  • 김영수
  • 승인 2014.01.05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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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강 / 민병도 作

옷깃에 몰래 묻은 흙먼지를 털어 내듯
또 한 해를 내다버리고 빈손으로 돌아오면
허전한 가슴 한쪽을 가로질러 저무는 강

물에 발을 묻는다고 그리움이 삭겠냐만
지는 해와 강도 함께 떠나보낸 물오리 떼
퍼렇게 멍들고 지친 물소리를 닦고 있었다.

어둠 앞에 흔들리는 서로의 손을 잡고
불켜진 낯선 마을로 흘러가는 저 강물처럼
노래를 뼈에 묻으면 삶도 다만 긴 느낌표.

 

한 해가 저물었습니다. 어느새 새로운 연호를 쓰게 되었습니다. 항상 보내는 마음은 아쉬움 그것뿐입니다. 성경의 구약 이사야 43장 18~19절에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며 옛날 일을 생각하지 말라.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리라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반드시 내가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내리니”하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인디언들은 새해를 ‘마음 깊은 곳에 머무는 달’이라고 했습니다. 또 다르게는 눈이 천막 안으로 휘몰아치는 달, 나뭇가지가 눈송이에 뚝뚝 부러지는 달, 얼음 얼어 반짝이는 달, 바람 부는 달… 등으로도 불렀지만, 무엇보다 인디언들에게 새해는 시작하는 달이 아닌 그야말로 ‘마음 깊은 곳에 머무는 달’이었습니다. 외부의 흐름은 물론 마음의 흐름도 중요시 여겼던 그들은 항상 자신의 마음이 어디에 머물고 어디로 흐르는지를 응시했습니다. 비록 서구의 무력 앞에 무릎을 꿇었지만, 그들은 평화스럽게 만물을 쳐다보는 지혜가 있었습니다.

새로움은 두려움이 아니라 희망(送舊迎新)이기에 부정보다는 긍정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그렇다고 마구 달려가는 것 보다는 때로는 늦추기도 멈추기도 하는 등 강약 조절하는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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