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와 윗저고리를 벗고 셔츠와 운동화 차림. “무슨 일이지?” 지나던 몇몇 시민들과 시청 직원들의 눈길이 모아졌다.
염 시장에 이어 난데없이 등장한 건장한 청년. 야구선수 출신이라고 했다. 야구 글러브 2개와 야구공이 보였다. 염 시장에게 건네진 글러브와 공. 청년은 멀찌감치 떨어져 염 시장의 공을 받아내기 시작했다.
염 시장은 이날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홈 개막전 시구자로 선정됐다. 연습을 하기 위해 짬을 낸 것.
“시장님, 스트라이… 볼이네요~” 다소 멋쩍은 표정의 염 시장은 “시구만 해봤지, 평생 야구가 처음”이라고 했다. 10분 남짓 도우미의 설명을 들어가며 시구 연습에 몰두했다. 연습 횟수가 거듭되면서 포수와의 거리 반 이상을 땅으로 구르던 공은 공중에서 제법 포물선을 그려냈다.
대전시청의 한 직원은 “매년 홈 개막전 때마다 시구자로 나선다. 그래도 올해가 4번째니 이 정도면 잘 던지는 것이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염 시장은 올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 때문에 그의 모든 행보는 시장으로서 마지막이다. 염 시장은 올해 시정의 화두를 ‘유시유종(有始有終)’으로 정했다. 시작한 일을 끝까지 잘 마무리 하고, 초심을 잃지 않고 시민과의 약속을 끝까지 이행하자는 각오다.
이날 염 시장의 스트라이크 존은 꽤 넓어 보였지만, 그의 각오대로, 그가 던진 공처럼 ‘유시유종’의 의미가 남겨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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