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프리즘] 시민으로 살아가는 힘, 학생 자치
[시사프리즘] 시민으로 살아가는 힘, 학생 자치
  • 유우석 세종시 소담초 혁신부장
  • 승인 2018.09.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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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석 세종시 소담초 혁신부장
유우석 세종시 소담초 혁신부장

 

[굿모닝충청 유우석 세종시 소담초 혁신부장] 우리 역사에서 학생이 잠들었던 적은 없다.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뿐만 아니라 해방 이후 민주화 투쟁의 현장에도 학생들은 어느 세대보다 뜨거운 가슴으로 가장 용감하게 불의에 맞섰다. 조선인 여학생을 희롱하는 일본인 학생과의 다툼이었지만 그 속에는 나라를 잃은 설움과 분노가 폭발한 광주학생독립운동, 해방 이후, 부정 선거에 맞선 4·19, 1980년 광주민주화 운동과 87년 6월 항쟁, 효순이 미선이 추모 집회 그리고 2014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실 규명, 국정역사교과서 반대, 그리고 거대한 촛불집회. 역사의 중요한 순간에 학생들은 늘 깨어 있었다.

그러나 우리 어른들의 생각은 달랐다. 학생을 세상 물정을 모르는 미성숙한 존재로 물불 가리지 못하는 철딱서니로 여겼다. 당연히 관리 받아야 되고 통제 되어야 하는 존재로 여겼다. 세상에 물든 어른들의 눈에는 학생들의 정의로움을 좇는 삶의 잣대가 너무 낭만적이었던 것이다.

학생들에게는 누구보다 힘차게 뛰는 가슴이 있다. 우리에게 그 가슴은 세상의 옳고 그름을 세우는 훌륭한 잣대가 된다. 그러나 뛰는 가슴을 멈추라 강요하고 통제한다. 마치 야생의 사자를 철장에 가두고 채찍을 휘둘러 내 말을 들으라, 그래야 맛있는 식사와 편안한 잠자리가 제공된다고 길들이는 것과 같다. 가슴이여, 뛰지 말라. 내가 시키는대로만 하면 된다. 생각은 필요없다고 한다. 모난 돌이 정 맞듯이 목소리를 내는 이의 삶은 가혹하기 마련이라고 한다. 세상은 그런 것이라고, 잠자코 있으라고, 그래야 미래에 편안한 삶이 보장된다고.

하지만 역사는 증명한다. 학생들의 힘찬 심장의 숨소리가 멈춘 적이 없었다고. 그소리가 사회를 바꾸는 힘찬 동력이 되었으며, 세상이 만들어놓은 잣대에 흔들리지 않고 당당하게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외쳤다. 세상은 변화의 새로운 동력을 얻었고,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당당한 주체로서의 삶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어른이 되어서도 주체로서 살기 어렵다. 스스로 성찰하기보다는 누군가 내게 알려주기를 바라고, 다른 사람이 하는 말과 행동을 마치 자기의 것처럼 여긴다. 혹여 잘못이라도 하면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나 아닌 주변에서 잘못을 찾고 숨어버린다.

학생은 그 자체로서 주체다. 어른들이 타성에 젖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학생은 본질을 들여다보고 의문을 제기한다. 우리는 그들의 세심한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거기에 답이 있고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그 출발 지점 중에 중요한 공간이 바로 학교다. 학생들이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사회로 나가는 준비과정의 공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은 스스로를 세우고 타인과 어울리며 갈등을 해결하고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이것이 학생자치다. 학교에서 학생 자치는 그 자체로 도구이자 목적이다. 선심을 쓰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이고 의무이다. 자신들의 삶에 대해서 모여서 얘기하고 행동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지원해야 한다.

학생 자치를 하지 못하는 것은 아이들이 성숙하지 못함이 아니라 아이들의 성장을 믿지 못하고 의심하는 어른들 때문이다. 낭만을 가진 학생들에게 ‘너희 생각이 옳다’라고 지지하고 기꺼이 표현하도록 도와야 한다. 다행히 세종시 많은 학교에서 학생들이 기획하고 운영하는 각종 동아리, 교육활동, 어른들과의 협의를 통한 생활 약속 등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은 학생자치의 밝은 모습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같이 나누며 함께 참여 해 본 경험은 그 자체로서 삶의 주체로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된다. 이것이 곧 자치이며 그 중에 가장 낭만적인 학생들의 자치는 더 더없이 소중하다. 그들이 곧 우리 모두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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