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9.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날, 언론은 온통 회담 관련 보도에 초점을 맞췄다.
전반적으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성공적인 회담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보도했으나, 일부 언론에서는 ‘옥에 티’처럼 방송 패널들이 생각 없이 내뱉거나 의도적인 악의성 발언을 내던지는 등 볼썽사나운 자화상을 그리기도 했다.
이날 보도에서 〈TV조선〉은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을 환영하기 위해 모인 평양의 환영인파를 겨냥, “인공기와 한반도기를 흔드는데, 태극기를 흔들어야 정상 아닌가요. 그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남쪽에 오면 인공기를 흔들어야 하는데 그게 용납 될까요. 당연히 인공기 흔들어야지요. 그게 국제관례이고 정상입니다"라고 꼬집었다.
〈조선일보〉는 취재차 서울에 온 외신기자들의 발언을 인용, 부정적인 코멘트만을 노골적으로 부각시켰다.
"이번 회담은 모든 게 잘 조직돼 있다. 충분히 예측 가능한 연출이어서 지루하다. 그래서 프레스센터에서 지금 나가려 한다. 여기에 있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평양 순안공항 환영 이벤트는 생각했던 대로였다. 대화 분위기를 고조시키겠다는 의도가 짙게 보인다. 하지만 정상회담으로 남북관계가 진전되지는 않을 것이고, 북한 비핵화와 미·북 관계도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한마디로, ‘알맹이가 없는 쇼’다. 4·27 판문점 회담이 ‘아름다운 뮤지컬 느낌이 나는 쇼’였다면, 이번 회담은 ‘매스게임이 실시되는 대운동회’ 같다."
〈SBS〉방송에서 패널로 출연한 한 여기자는 김정숙, 리설주 등 남북한 영부인들을 겨냥해 줄곧 ‘두 여자, 두 사람’이라고 ‘멸칭(蔑稱: 경멸하여 일컫는 말)’하다시피 하는 무식함을 보였다. ‘두 분’이라는 적절한 어휘가 존재함을 모르는 탓인지 무개념인 탓인지 아리송하다.
또 다른 공중파의 한 패널은 평양 시내 도로에 늘어선 환영인파를 보고는 "저 사람들 동원되었겠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MBN〉은 이날 ‘문재인, 김정은과 함께 숙소 도착’이라는 제목을 달아, 아예 대통령과 국무위원장이라는 호칭을 생략해 국가 통치자의 ‘존엄’을 깔아뭉개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