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3년째 파업 실랑이, 을지대병원 노-사 무거운 책임 느껴야
[기자수첩] 3년째 파업 실랑이, 을지대병원 노-사 무거운 책임 느껴야
  • 남현우 기자
  • 승인 2018.09.20 15: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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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남현우 기자] 을지대병원이 또다시 파업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지난 11일 을지대병원 노사는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마지막 조정회의를 진행했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이에 따라 노조는 파업권을 얻게 됐다.

불행 중 다행으로 노조는 추석 명절 간 환자 피해 등을 고려해 추석 전까지 자율교섭을 진행하기로 결정, 지난 17일부터 재교섭에 돌입했다.

사실 다수의 기관 혹은 기업들이 노사 간 불협화음으로 파업 사태를 맞는다. 하지만 을지대병원의 파업은 지역사회로부터 유난스럽게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을지대병원은 지난 2015년 노조가 설립된 이후 2016년과 지난해 연이어 파업을 막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무려 47일에 걸친 파업으로 인해 환자 불편 장기화를 초래했다며 지역사회로부터 빈축을 산 ‘전력’이 있다.

한바탕 진통을 겪었던 을지대병원이기에 ‘설마 올해도 파업하겠느냐’며 사실상 이번 임단협에서의 관심은 ‘새내기 노조’가 있는 건양대병원이었다.

건양대병원도 교섭 마지막까지 의견을 좁히지 못해 파업 전야제까지 예고했었지만 우려와 달리 극적으로 합의를 이끌어냈다.

건양대병원의 경우 연봉제에서 호봉제로의 전환, 이에 따른 임금 20% 수준 인상 등 신생 노조임에도 대전 지역의료계 임금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건양대병원 노조로서는 큰 성과를, 사측으로서는 감수를 적절한 수준으로 이뤄냈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것이 을지대병원에 더 큰 아쉬움이 남는 또 다른 이유다.

협상테이블을 직접 본 것은 아니기에 구체적인 평가를 내릴 수 없지만 건양대병원 노조가 설립되기까지 사실상 가장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 을지노조였기에 ‘아우보다 못한 형’으로 전락했다는 말까지 들려온다.

노조가 적법한 절차를 걸쳐 갖는 파업권은 그들의 법적인 권리이다. 하지만 파업권을 행사하게 되면 기관의 경영상 손해는 물론, 의료인으로서 갖는 사회적 책임을 져버리게 되는 것이다.

사측도 마찬가지다. 병원은 단순히 영리를 취하는 일반 기업이 아니다. 을지대병원은 900병상 규모의 대전을 대표하는 종합병원 중 하나다. 그에 따른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직원들에 대한 더 좋은 예우를,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병원에는 지역 대표 의료기관의 간판이 어울리지 않는 법이다.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3년째 파업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노사 모두 의료인으로서, 의료기관으로서 책임감을 상실했다는 날 선 비난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원만한 합의에 이르러 모두가 행복한 추석 명절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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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움 2018-09-24 23:25:50
좋은 기사 잘 보았습니다. 부디 양쪽 다 좋은 맺음으로 말미암아 한단계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