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중심’ 교육과정, 진학·진로 ‘새지평’
‘학생 중심’ 교육과정, 진학·진로 ‘새지평’
[굿모닝충청·세종교육청 공동캠페인] 학교를 혁신하자 ③ 고교학점제
  • 신상두 기자
  • 승인 2018.10.06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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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고 교장 이승표
양지고 교장 이승표

 

[굿모닝충청 신상두 기자] 교육부의 ‘고교학점제’도입(2025년)에 발맞춰 세종교육청이 작년부터 추진중인 ‘고교선택과목 확대’가 골격을 잡아가고 있다.

공동교육과정과 쌍방향온라인 강의 등을 통한 ‘선택과목 확대’로 고교학점제를 향한 첫단추를 잘 끼워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원하는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고, 선택 과목의 누적 학점이 일정 기준을 채우면 졸업이 가능한 제도.

대학의 교과운영 방식을 고교에 적용하는 셈인데, 안착할 경우 학생들의 선택권이 크게 신장돼 고교생들의 진학·진로에 새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공급자 중심의 획일화된 교과목 편성 대신, 대학 연계 과목을 고교생들이 고를 수 있게 함으로써 긍정효과가 예상된다.

학생의 경우엔 교육과정을 수동적으로 이수하는 게 아니라 자율 선택을 통해 진로를 결정하는 자기주도 학습자로 바뀐다.

교사 위상도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 교과지식의 전달자에서 학생의 성장과 학습을 지원하는 조력자로 거듭나게 된다.

대입이라는 ‘현실적’문제에도 유리한 편이다. 선택교과 이수와 자발적 학습활동 등을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비율이 높은 상황을 고려하면 ‘선택과목 확대’는 입시에서 플러스 요인이다. 

세종교육, 공동교육과정 운영
쌍방향 온라인강의 등 발빠른 준비
대입 학생부종합전형에 효과적

그럼 세종에서는 고교학점제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교육부가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로 선정한(2018~2021년) 양지고(교장 이승표)를 통해 들여다 봤다.

양지고에선 학생 진로 수요를 바탕으로 학생희망 과목 개설이 이루어지는 선택형 교육과정 편성·운영(수강 신청제)이 이루어지는게 특징이다.

박경 고교학점제 운영부장
박경 고교학점제 운영부장

 

올해 1학년들을 대상으로 총 51개 과목 가운데 15개 과목이 ‘선택형’이다. 

여기에는 진학과 연계해 인문사회·법상경·교육학·자연·공학·보건 계열 등 과목이 포진해 있다. 기존에 실질적 선택과목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변화다.

구체적으로는 심화 국어·고전읽기·영어권 문화·영미문학읽기·과학사·융합과학·심리학·교육학 등을 개설, 학생들의 진학을 돕고 있다.

이 같은 다양한 교과 개설은 학생부종합전형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이승표 교장은 “(교사입장에서 보면) 획일화된 교과목을 가르쳤던 예전 방식이 (당연히) 편하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다양한 진학진로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학생중심 선택교육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며 “수능과목 외에 진로에 도움이 되는 선택과목을 개설하기 때문에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학생중심 선택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교육프로그램에 모든 교사가 관심을 갖게 되는 긍정적인 결과도 나타났다. 각 교사들은 자신의 과목이 ‘살아남아야’하는 상황이니 기획력 등이 좋아졌다는 것.

이와 관련, 박경 운영부장은 “배움중심이 되려면 학생들이 주도해서 할수 있는 수업과정을 교사들이 짜야한다. 기존에 안했던 새로운 과목설계와 평가척도 고안 등 다양한 연구를 해야한다. 당연히 교사 개개인의 경쟁력(?)도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종교육청 이정세 장학사는 “수도권 학교는 학생당 2-3개 선택과목을 추가하는 수준이지만 세종시는(공동교육과정을 통해)13개교에서 55개 선택과목을 개설했다. 그만큼 학생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설명한 뒤 “2-3개학교를 묶어서 소인수 과목을 쌍방향 온라인강의로 개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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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고등학교의 모습을 꿈꾸다
 

한솔고 유인식 교장
한솔고 유인식 교장

 

기고 l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한솔고 유인식 교장

새로운 교육정책, 특히 대입 정책을 두고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 세상이 변하면서, 교육의 방향과 방법도 변해야 하는 피할 수 없는 사회 통증이라 생각된다. 어른들의 아우성과 아랑곳 없이 오늘도 우리 아이들은 그저 중간고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시험이 끝나면 몇 Kg씩 감량하는 즐거움(?)을 누리면서, 밝고 씩씩하게 야간 자율 학습에 임한다.

일견 어른들이 보기에 요즈음 우리 아이들은 부족한 게 없는 듯 보인다. 학교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학급당 학생수도 줄어들어 쾌적한 학습환경이 되었으며, 그 옛날보다 폭력에 시달리는 일도 적어진 듯 하다. 그러나, 적지 않은 학생들이 예전보다도 더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전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정서행동 특성 검사 결과 20% 내외의 학생들이 정신적 문제로 시달리고 있다. 몇 몇 학생들은 특별한 이유없이 학교 부적응을 이유로 자퇴를 고민하고, 극단적인 삶의 선택까지도 상상한다.

무엇이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괴롭힐까? 이들을 억압하는 교육제도의 질곡은 무엇 때문일까? 출산율 저하로 학생수도 줄어든다는데 지금과 같은 교육은 과연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끄는 동력이 될 수 있을까? 각자마다 다양한 이유들이 있겠고, 사람마다 제각기 해법이 있겠으나, 고등학교를 운영하는 나로서도 학교나 교육제도의 문제는 없는지 살펴보게 된다.

현재의 학교에서는 반별로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선생님들이 과목별로 돌아가며 교실에 들어오신다. 공부는 국가수준교육과정에서 정해 준 주요과목의 학습내용을 진도에 따라 맞추어 나간다. 정해진 1시간단위로 정해진 량의 과목 수업이 진행되는 것이다. 수업 중에 시험에 출제할 내용을 언급해 주시면 즉시 메모해야 한다. 친구들보다 앞서야만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기에 정답을 찾는 기술이야 말로 대단히 중요하다.

이와같이 내재된 현행 고교 교육 제도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논의되고 있는 것이 「고교학점제」와 「내신절대평가」이다. 고교학점제란 종래의 학년제나 단위제와 달리 과목별 이수 성취 기준에 도달한 학생에게 학점을 부여하고, 누적 학점이 최소 졸업학점에 도달한 학생에게 졸업을 인정하는 교육과정 이수 제도로서 대학에서의 학점 취득 과정과 유사하다. 내신절대평가제란 일정 기준의 학업성취도에 도달한 학생에게 동료의 성적과 관계없이 등급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새로운 제도들이 필요한 까닭은 획일적 교육 타파, 소질・적성・진로에 따른 학생 선택권 보장, 기계적・수동적 학습 지양, 자기주도적 학생 성장, 창의・인성이 필요한 미래 사회, 경쟁보다는 협업이 미래핵심역량, 저출산 대비 인재 양성 교육, 빠른 추격자가 아닌 최초개척자가 필요한 시대, ‘정답이 없는 문제’에의 적응, ‘문제의 해결은 AI가 하지만 문제의 발견은 인간이’ 등등의 구절로 찾아볼 수 있다.

지난 8월 교육부는 2022년부터 학점제를 부분적으로 도입하여 2025년 전국적 시행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 다소 늦어진 감은 있으나, 우리 고교 교육의 나아갈 방향을 적시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조치라고 생각된다.

학점제의 안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의 이해와 적응이 필요하다. 새로운 변화는 항상 다소 불안정하고 불편하기까지 한 경우가 많다. 학생들은 주어진 과목・시간표에 따라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진로에 맞추어 과목을 선택・구성해야 하는 자주적 소양을 갖추어야 한다. 부모 역시, 학생과 함께 자녀의 소질・적성에 맞추어 학교 교육 과정을 스스로 구성하게 도와주어야 한다. 교사는 교사의 수급이나 담당 시수 등의 불편함을 극복하고 학생이 원하는 과목이 개설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구성원들의 의식과 문화의 변화를 뒷받침하기 위하여 학교 시설의 구조 또한 지금까지의 획일적인 일반강의교실의 관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교실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 수업시간의 운영에서도 2시간을 묶어서 진행하는 블록타임제 도입을 검토해야 하고, 학습 공간도 단위학교에서 마을, 지역사회, 이웃학교로 확장되어야 한다. 나아가 교원 양성 및 교사 자격증 체제를 다양화하여야 한다. 교사의 임용을 유연화해야 하고, 단위 학교 중심의 관련 초중등교육법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

생각이 복잡하다. 우리 아이들에게 먼저 태어나(先生) 과거의 지식을 전달하는(敎授)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의 미래를 밝히고, 공동체의 복리를 구현하는 교육이 쉽기야 하겠는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교육자로서, 여러 교육동지들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우리 아이들이 지금도 앞으로도 조금은 더 품격있고, 행복한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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