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프리즘] 저출산 문제와 결혼
[시사프리즘] 저출산 문제와 결혼
  • 양해림 충남대 철학과 교수
  • 승인 2018.11.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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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해림  충남대 철학과 교수
양해림 충남대 철학과 교수

[굿모닝충청 양해림 충남대 철학과 교수] 이제 우리 한국사회에서 출산율이 최저를 찍었다는 뉴스가 그렇게 놀라운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무려 30년 동안 출산율이 감소했고,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출산율은 1.05명으로 OECD 35개국 중 최하위이다.

통계청이 올해 10월 28일 발표한 ‘2017년 출생·사망통계 잠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05명으로 2005년 1.08명보다 더 낮아졌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가 처음으로 40만명 아래로 떨어지면서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인 1.05명을 기록했다. 기존 인구 규모를 계속 유지하려면 합계출산율이 2.1명은 돼야 한다.

문제는 가임여성 인구 감소와 고령 출산이 맞물리면서 출생아 감소에 가속도가 붙었다는 점이다. 6·25전쟁 중에도 한 해에 50만명 이상 낳았는데, 출생률이 전시(戰時)보다도 못하다.

청년실업, 결혼기피, 육아보육, 사교육비 부담, 신혼주택마련 등으로 저출산 현상이 고착화했기 때문에 '출생아 40만명대'를 회복할 가능성은 그다지 없어 보인다는데 있다.

저출산으로 인구는 고령화되고, 청년들이 줄어들면서 국가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은 줄어들었다. 노인 부양으로 국가는 재정 압박에 시달리는 되는 등 저출산이 가져오는 문제점이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유럽 국가들의 경우를 보면 합계출산율이 4.0명에서 1.6명으로 하락하는데 약 100년이 소요되었으나, 우리나라는 지난 1973년 4.0명에서 1.6명(1990년)으로 감소하는데 불과 17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러한 추세라면 우리나라는 오는 2031년부터 총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방 소멸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심각한 실정이다. 이런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다양한 제도나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충청남도에서는 올해 11월 6일, 사회 양극화,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전담부지사를 두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저출산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사회 문제이다. 저출산 문제가 왜 찾아왔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급감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지난 1960~80년대 인구 억제정책인 가족계획 때문으로 파악된다. 또한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핵가족화는 물론 이웃 공동체 의식의 저하로 인한 출산과 육아의 인식변화, 보육시설의 부족 등도 저출산의 원인이다.

그리고 여성들의 사회진출과 사교육비 상승 등 교육비 부담, 신혼주택 마련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 더구나 여성들은 일과 가정을 양립해야 하는 어려운 현실도 큰 요인 중의 하나다.

결혼여성의 퇴직사유 1위가 육아로 워킹맘을 지원하는 사회적 인식이 여전히 부족하고 양성평등의 문화도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예전에는 결혼 적령기가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살았다면, 요즘엔 결혼도 출산도 모두 선택의 시대가 되는 등 결혼관이 많이 달라졌다.

올해 11월 6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남녀가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라는 생각이 국민의 56%가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절반 이하인 48.1%로 곤두박질 쳤다.

철학자 헤겔(Georg Wilhelm Hegel)은 ‘정신현상학’(1806)에서 인륜 최초의 단계는 결혼에 의한 가족이라고 말한다. 가족은 인륜의 가장 원초적인 형태로서 남녀의 사랑을 그 본질로 한다.

가족의 성립조건은 통상적으로 결혼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헤겔은 결혼을 세 가지로 말하고 있는데, 첫째는 남녀의 성적 관계이며, 둘째는 남녀의 자유로운 의지로 결합한 것이며, 셋째는 애정이다.

이러한 세 가지 계기에 의해서 가족은 비로소 독립된 하나의 인격체를 구성하는 생활단위가 된다. 그렇게 하여 가족은 부부에 의해 비로소 독립된 하나의 인격체를 이루어 낸다.

이러한 헤겔의 가족관은 우리의 전통적인 가족관과 흡사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근본적으로 우리 한국사회에서 저출산을 막기 위해서는 저출산의 원인을 밝혀내야 한다.

그래서 국가가 공공성을 띄고 아이 보육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을 마음 놓고 낳아 키울 수 있는 기본적인 환경조건을 마련하는 일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초저출산 현상은 아이를 마음대로 낳을 수 없게 만든 근본적인 사회 구조와 제도부터 바꾸어 나가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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