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홍준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노트북을 열며] 홍준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정문영 기자
  • 승인 2018.11.24 23: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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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자유한국당의 지난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무관’이 된 그가 최근 현실정치에 본격 컴백하면서 보여주는 정치행보는 어떨까? 한마디로, 기대 이하고 수준 미달이다.

한때 거인 골리앗이 급전직하,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 수준으로 작아진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2건의 글을 보면 그렇다. 오전에는 이날 내린 첫눈을 소재로, “첫눈이 내리면 놓아준다던 청와대 쇼 기획자는 어떻게 처리할지 우리 한번 지켜보자”며 “그를 놓아주게 되면 이 정권은 끝날지 모른다. 쇼로 시작해서 쇼로 연명하는 정권이니까”라고 적었다.

누가 봐도 금새 청와대 탁현민 행정관을 겨냥한 발언임을 짐작할 수 있다. 제1야당의 당대표까지 했던 그가 첫눈을 보자마자 겨우 일개 청와대 행정관의 진퇴 문제를 글감으로 떠올렸던 것이다. 마치 ‘탁현민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나 할까.

또 “쇼로 시작해서 쇼로 연명하는 정권”이라며 과거 상습적인 클리셰 ‘위장 평화쇼’를 다시 끄집어내고는 “이제 쇼는 그만하고 도탄에 빠진 민생을 돌보고 북의 위장 평화에 놀아나지 말고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데 전력을 다하라”고 다그쳤다. 그리고는 “큰 화가 다가 올 것”이라며 “권력이란 모래성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는 이미 늦다”고 경고했다. 혹여 기대했던 레퍼토리의 신선한 변화라고는 눈을 씻고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이어 오후에는 언론 기사의 댓글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올렸다. 그는 “나는 언론 기사 밑 댓글을 보지 않는다”며 “드루킹 사건에서 보듯이 반대 진영의 여론조작이 극심하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댓글 보고를 받아 보면, 확연히 달라진 민심을 볼 수 있다”며 “지난 5.11자 연합뉴스 댓글에서 ‘남북 평화쇼’라는 내 주장에 대한 비난이 무려 89%나 되었는데, 최근 ‘문통’ 관련 기사에 대한 비난이 80-90%에 이르고 내 주장에 동조하는 댓글이 70-80%에 이르고 있다”고 들추었다.

그리고는 “일부 어용 방송에서는 마치 내가 지지자의 댓글만 보고 그런 주장을 한다고 허위 방송을 하고 있으나, 달라진 민심이 이젠 그런 허위 방송에 속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TV홍카콜라’를 통해 이런 어용방송 추방 운동에도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TV홍카콜라’는 현실정치에 컴백하면서 야심 차게 준비한 자신의 유투브 방송이다.

요컨대, 자신의 주장에 대한 비난이 심할 땐 극심한 여론조작 탓으로 돌리며 마치 아무런 관심이 없는 척 ‘냉무’ 자세를 보이던 그가 근래 들어 상대편 비난댓글이 오른다 싶었는지 이제는 180° 정반대로 아주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셈이다.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소설 제목이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9월 당대표직 사퇴 후 갈수록 정치적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는 홍 전 대표의 한 없이 가벼워진 정치적 무게를 보는 것 같아 한편 안쓰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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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2018-11-25 10:17:14
그래도 우리나라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ㅋㅋ저도 이상한 분이다 생각했는데 옳았음을 느낍니다